‘달창’으로 완성한 나경원의 강성정치
‘달창’으로 완성한 나경원의 강성정치
  • 김혜선 기자
  • 승인 2019.05.13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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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도 “참으로 저질스럽고 혐오스러운 말” 비판

[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패스트트랙 정국 이후 장외투쟁에 나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강성 발언’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두고 비속어가 섞인 인터넷 용어인 ‘달창’이라고 지칭한 것.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나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대구에서 열린 한국당 장외집회에서 문 대통령의 2주년 특집 대담을 거론하면서 “엊그저께 대담할 때 KBS 기자가 물어봤는데 그 기자 요새 문빠, 뭐 달창 이런 사람들한테 공격당하는 거 아시죠”라고 말했다. 비판적 논조로 대담을 진행했던 송현정 KBS 기자가 ‘태도 논란’에 휩싸이자 이를 두둔하기 위해 한 말이다.

일간베스트저장소 등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쓰이는 달창은 ‘달빛창녀단’의 줄임말로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댓글부대인 ‘달빛기사단’을 조롱하고 비하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문빠’는 문재인 대통령과 ‘빠(극렬 팬)’라는 은어가 합쳐진 말이다.

그동안 나 원내대표는 거침없는 논조로 ‘나다르크(나경원+잔다르크)’라는 별명을 얻으며 보수여전사 이미지를 굳혔다. 지난 3월12일에는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으로 지칭해 청와대까지 유감을 표명했었다. 이틀 뒤인 3월14일에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보훈처가 독립유공자 포상 보류자 재심사를 하기로 한 것을 두고 “국민이 반민특위로 분열됐던 것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이번에 문제가 된 달창은 여성혐오적 표현이 담겨있는데다가 적나라한 비속어를 담고 있어 제1야당 원내대표가 쓰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논란이 거세지자 나 원내대표는 당일 곧바로 사과문을 내고 “문재인 대통령의 극단적 지지자를 지칭하는 과정에서 그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특정 단어를 썼다”며 “인터넷상 표현을 무심코 사용해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뒷수습에 나섰다. 이어 “결코 세부적인 그 뜻을 의미하기 위한 의도로 쓴 것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재차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의 발빠른 사과는 그의 발언이 ‘말실수’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북한 대변인’ 발언에는 사과하지 않았고, ‘반민특위 국론분열’ 발언에는 올해 101세를 맞이한 독립유공자 임우철 애우지사가 나서 규탄하자 9일만에 “송구하고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나 원내대표가 이같이 강성 정치에 목을 매는 이유는 최근 상승세인 한국당 지지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지지율은 대여투쟁이 격해질수록 지지층이 결집되는 양상을 보였는데, 패스트트랙 이후 전국 장외투쟁에 나섰을 때는 탄핵 정국 이후 바닥을 치던 한국당 지지율이 민주당과 비등할 정도까지 회복됐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9일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나 원내대표가) 지금 좀 미친 것 같다. 한국당 지지율이 오른 것을 자기 덕이라고 흥분해 있다. 제지해야 한다”고 평가한 바 있다.

한편,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나 원내대표의 사과에도 일제히 비판발언을 쏟아냈다. 박주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도저히 국민을 대상으로 사용할 수 없는 수준의 발언”이라며 “아무리 자신들의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목적이 있어도 지켜야 할 선이라는 게 있다. 선을 지키지 않으면 결국 지지층에조차 모욕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인순 최고위원도 “나 원내대표의 극단적 비속어 연설은 정말 충격적”이라며 “달창이라는 말은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여성 유권자를 대상화해 비이성적으로 비하하는,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여성 혐오적 표현”이라고 말했다.

원조 ‘강성 정치’로 거침없는 화법을 구사하던 홍준표 한국당 전 대표도 “장외투쟁 하면서 무심결에 내뱉은 달창이라는 그 말이 지금 보수의 품위를 심각히 훼손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나도 그 말을 인터넷에 찾아보고 그 뜻을 알았을 정도로 참으로 저질스럽고 혐오스러운 말”이라며 “그 뜻도 모르고 그 말을 사용했다면 더욱 더 큰 문제 일수 있고 그 뜻을 알고도 사용했다면 극히 부적절한 처사”라고 꼬집었다.

김혜선 기자 hyeseonkim9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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