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최근 국내 음식 배달시장이 시끌시끌하다.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배민)’, ‘배민라이더스’를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음식 배달 시장에 새롭게 진출한 쿠팡을 '영업 비밀 침해'와 '불공정거래 행위'를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와 경찰에 신고했기 때문이다. 쿠팡은 불공정 거래 행위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우아한형제들은 소송까지도 불사한다는 방침을 밝혀 법정다툼으로까지 번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신규 진입 업체에 대한 견제라는 시선과, 신규 업체의 도를 넘은 영업방식이라는 시선이 혼재하고 있다.

 

20일 우아한형제들은 쿠팡이 '영업 비밀 침해'와 '불공정거래 행위'를 했다며 공정위에 신고하고 경찰에 수사의뢰 했다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쿠팡의 새로운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 영업 담당자들이 배민라이더스의 매출 상위 50대 음식점을 상대로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자신들과 거래 하면 큰 혜택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또한 이들이 배민라이더스의 상위 50대 음식점 명단을 확보해 이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아한형제들은 당시 영업 담당자들과 업주가 나눈 대화에 대한 녹취록을 확보해 공정위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쿠팡이츠 영업 담당자들은 배민라이더스 매출 최상위 50대 음식점의 목록뿐만 아니라 그 음식점들이 배민라이더스를 통해 거둔 매출액 정보까지 갖고 있다고 과시하듯 말했다”며 “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업주가 ‘매출 테이블을 어떻게 갖고 있나’라고 묻는 질문에 쿠팡 영업 담당자들이 ‘개발팀이 3천명 정도 돼 자료를 뽑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쿠팡이 배민라이더스의 매출 상위 업소들을 집중적으로 찾아가 ‘배민과의 계약 해지 후 쿠팡이츠와 독점 계약 조건으로 특혜를 제안’한 접근이 다수 포착됐다”며 “이러한 정황들을 볼때 실제 쿠팡이 배민라이더스의 매출 상위 업소들 명단을 확보, 활용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쿠팡은 단순한 ‘해프닝’이라는 입장이다. 쿠팡 관계자는 “회사 정책이 아닌 영업 담당자들이 의욕이 넘쳐 발생한 실수로,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매출 상위 50곳에 대한 부분도 부정한 행위를 한 것이 아닌, 배달의민족 앱에 업소별 주문 수가 공개돼 있어 이를 바탕으로 자체 시장조사를 한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배달의민족은 시장 점유율 60%에 달하는 업체로, 이제 시장에 진입하려는 쿠팡이츠에 대해 이같은 조치를 취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우아한형제들은 추후 소송 등 법적 조치도 적극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쿠팡의 이같은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부당하게 경쟁자를 배제하는 행위’, ‘부당하게 경쟁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거나 강제하는 행위’ 등에 해당되고, 배민라이더스의 매출 상위 50대 음식점 명단과 매출 정보를 확보해 영업 활동에 이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영업비밀보호법상 ‘영업비밀 침해 행위’에 해당된다고 보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쿠팡이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공격적 영업을 하겠다면 막을 일은 아니지만, 공정한 경쟁, 정정당당한 경쟁이 아닌 불공정거래행위를 불사하며 들어온다면 기존 시장 참여자로서 문제를 제기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공정위와 경찰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일각에선 이번 일이 배달 앱 시장의 경쟁을 더욱 심화시키는 촉매제가 됐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배달 앱 시장 거래 규모는 약 3조원대로 추정된다. 특히 올해는 그 규모가 5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배달앱 시장은 '배달의민족'이 60%가 넘는 점유율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나머지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운영하는 '요기요'와 '배달통'이 양분하고 있다. 최근에는 우버, 쿠팡 등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신규 진입자들이 문을 두드리고 있어, 음식 배달업계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