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판문점 회동 관련한 미국 언론 보도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미 언론과 대립각을 세워왔지만 이번 판문점 회동만큼은 호평을 받았기 때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연달아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한국에 있는 동안 북한의 김 위원장에게 우리의 아주 잘 보도된(very well covered) 회담을 갖자고 한 것은 대단한 일이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도 “아주 성공적이었던 G20 정상회의 직후 미국 대표단과 나를 맞아준 문재인 대통령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공’을 인정해준 미 국익연구소(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담당 국장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해리 국장은 “내 생각에는 대통령이 지난 1년 반 동안 한국 문제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8년 동안 한 것보다 더 잘했다고 생각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많은 공로를 인정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추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리 국장의 글을 통째로 인용하며 “고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번 판문점 회동에 대한 미국 언론 보도는 호평이 많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놓고 ‘가짜뉴스’라고 칭하며 비난해오던 미 워싱턴 포스트도 “북한에 발을 들여놓은 첫 현직 대통령이 됐다”고 평가하며 역사적 의미를 강조했다. 다만 이번 만남이 ‘사진찍기용’이라는 비판적인 인터뷰도 함께 실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은둔의 왕국’에 발을 들여놓은 최초의 현직 미국 대통령이 됐다”면서 북미간 협상 교착상태를 타개했다고 전했다. 또 “쇼맨으로 널리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레벨의 라이브 쇼를 펼쳤으며 정상의 개인능력과 친분으로 펼치는 트럼프 외교를 다시한번 과시 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행(行)으로 값진 정치적 승리를 얻었다”고도 했다.

뉴욕타임즈는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 협상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전례 없던 만남이었다”며 “한국전쟁이 끝난 후 66년 동안 무거운 긴장감이 감돌던 곳에서 미국과 북한 지도자가 처음 만났다. 타고난 쇼맨(showman)인 트럼프 대통령이 이 드라마의 순간을 즐겼다”고 전했다.

폭스뉴스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 완전히 압도당했다”고 평했다. 폭스 뉴스 진행자 터커 칼슨은 “폐기종(폐 세포 파괴와 불규칙적 확장을 보이는 질병) 환자처럼 숨을 쌕쌕 몰아쉬었다”며 “건강이 좋지 않아 보였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판문점 회동 후 비핵화 논의를 위해 북미간 실무협상이 진행될 것을 알렸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그동안에 우리의 팀들이 매우 장기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계속돼온 문제들에 대한 일정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만날 것”이라며 “나는 조만간 그(김 위원장)를 다시 보기를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미 언론 일각에서 제기한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에 대해서는 “우리는 훌륭한 만남을 가졌다. 그는 정말 좋아 보였고 매우 건강해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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