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23일 중국 군용기와 러시아 군용기가 우리나라 방공식별구역(KADIZ)에 수차례 진입해 우리 군이 경고사격을 하는 등 전술 조치를 취했다. 특히 러시아 군용기는 동해 독도영공을 두 차례 약 7분간 침범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오늘 오전 7시 전후로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했다가 러시아 군용기 1대가 독도 영공을 두 차례 침범해 군이 전투기를 출격시키고, 경고 사격을 하는 등 전술 조치했다고 23일 밝혔다. (그래픽=뉴시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오늘 오전 7시 전후로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했다가 러시아 군용기 1대가 독도 영공을 두 차례 침범해 군이 전투기를 출격시키고, 경고 사격을 하는 등 전술 조치했다고 23일 밝혔다. (그래픽=뉴시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북서방 KADIZ에 진입한 것은 이날 오전 8시를 전후해서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중국 H-6 폭격기 2대는 오전 6시 44분쯤 이어도 북서방에서 KADIZ로 최초 진입해 오전 7시 14분쯤 이어도 동방으로 이탈했다.

이들은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 안쪽으로 비행하다가 오전 7시 49분쯤 울릉도 남방 약 76마일(약 140km)에서 KADIZ로 재진입했다. 이후 오전 8시 20분쯤 동해상 위쪽으로 이탈했다.

러시아 군용기는 TU-95 폭격기 2대와 A-50 조기경보통제기 1대가 KADIZ에 진입했다. 러시아 군용기 2대는 동해상 위쪽으로 이탈했던 중국 폭격기 2대와 북방한계선(NLL) 북방에서 합류, 8시40분께 울릉도 북방 약 76마일에서 KADIZ로 진입했다. 이들은 오전 9시 4분 울릉도 남방서 KADIZ를 이탈했다.

특히 러시아 군용기 A-50 조기경보통제기는 오전 9시 9분 독도 영공을 침범했다가 9시 12분 이탈했다. 당시 우리 군은 F-15K 전투기를 출격시켜 미사일 회피용 플레어 10여발과 기총 80여발을 경고 사격했다. 하지만 러시아 조기경보기는 잠시 뒤 9시 33분에 독도 영공을 침입했다가 우리 군의 경고사격(플레어 10발과 기총 280여발)에 9시 37분 영공에서 물러나 북상했다.

공군 전투기는 KADIZ를 무단 침입한 중국 폭격기에 대해 20여회, 러시아 폭격기와 조기경보기에 대해 10여회 등 30여회 무선 경고통신을 했으나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이 한차례 ‘국제법상 문제가 없는 비행을 하고 있다’는 취지의 답변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KADIZ는 미식별 항적을 조기 식별해 영공침범을 방지하고자 국가별로 임의로 설정한 구역으로, 국제관례 상 KADIZ에 진입하려면 군용기와 민간 항공기까지 24시간 전에 군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영공은 해안선에서 바다로 12해리(약 22㎞)까지인 영해와 영토의 상공으로, 타국 군용기가 침범한 것은 매우 엄중한 사안이다. 영공을 허가 없이 침공할 경우 경고 후 격추할 수 있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동시에 KADIZ를 침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러시아 군용기가 우리나라 영공을 침범한 것도 전례가 없다. 중국과 러시아가 이례적으로 우리나라 영공을 위협한 의도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일각에선 다음달 실시될 한미 연합훈련을 겨냥한 무력시위라는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는 러시아의 영공 침범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연방안보회의(FSC) 서기에게 “우리는 이 사태를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으며, 이런 행위가 되풀이될 경우 훨씬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항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외교부 역시 막심 볼코프 주한 러시아 대사대리, 그리고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하여 엄중히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강력하게 촉구했다.

23일 외교부는 중국과 러시아 공군 군용기가 영공을 침범한 것과 관련해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왼쪽)와 막심 볼코프 주한 러시아 대사대리(오른쪽)를 차례로 초치해 엄중하게 항의했다. (사진=뉴시스)
23일 외교부는 중국과 러시아 공군 군용기가 영공을 침범한 것과 관련해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왼쪽)와 막심 볼코프 주한 러시아 대사대리(오른쪽)를 차례로 초치해 엄중하게 항의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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