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틀린 것’ 아닌 ‘다른 것’, ‘다윈의 역설’이 주는 의미
[기자수첩] ‘틀린 것’ 아닌 ‘다른 것’, ‘다윈의 역설’이 주는 의미
  • 홍성완 기자
  • 승인 2019.08.26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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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스트=홍성완 기자] 영국의 생물학자 찰스 다윈은 갈라파고스 구도를 탐색하다가 이상한 현상을 목격한다. 바다 전체 4분의 1정도 되는 수천종의 생물들이 바다 전체 면적의 2%도 차지하지 않는 산호초 주변에 몰려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이 이야기를 ‘다윈의 역설’이라고 부른다. 

이 다윈의 역설은 ‘한 곳에 몰려들수록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음’에도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 더 나아가 인간들 역시 왜 도심에 집중되어 살아가게 되는지에 대한 의문을 만든다.

이에 대해 학자들은 다양한 생물들이 모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산호초로 다양한 생물들이 몰리게 되고, 서로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더 나은 환경과 창의성을 갖게 된다고 설명한다.

tvN의 '알쓸신잡'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에서는 왜 통영이 특정 시기에 수많은 예술가들을 배출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다룬 적이 있다. 

여기서 유시민 전 장관은 일본과 가까웠던 통영에 매판자본(買辦資本)이 몰렸고, 이로 인해 많은 작가들과 예술가들이 몰려들면서 서로 간의 경쟁과 상호작용을 통해 창의성이 극대화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 때 유 전 장관의 말을 듣고 정재승 박사가 꺼낸 이야기가 ‘다윈의 역설’이었다. 그러면서 당시의 통영과 같은 현상이 지금 서울의 홍대거리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홍대거리에는 많은 음악과들과 예술가들이 모여든다. 그들은 한편으론 서로 경쟁하면서도, 유기적으로 각자에게 영향을 미치며 나날이 발전해 나간다. 

다윈의 역설과 통영, 그리고 홍대거리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통해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것은 바로 ‘다양성’의 인정이다. 

우리는 그동안 국가와 조직을 위한 개인의 희생이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다. 이로 인해 ‘개인주의’를 ‘이기주의’와 같은 선상에 두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의 시대는 나의 주관과 방식을 잣대로 다른 이를 평가하는 것이 비판받는 시대다.

많은 회사에서 각자의 방식을 존중하는 것이 아닌 기존의 방식을 주입하려는 시도를 많이 한다. 특히 보수적인 회사에서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한다. 이는 그 동안 경영진들의 철학과 결정을 톱다운(Top Down) 방식으로 직원들에게 전파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은 개개인의 생각들을 다양하게 청취하고, 이를 통해 가장 효율적이고 혁신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보텀업(bottom-up) 방식이 각광받는 시대다. 

이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효율성이 보장되는 경우가 많아졌고, 따라서 이제는 다양한 생각들을 통해 창의성과 혁신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만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시대에 도달했다. 이로 인해 우리는 각자의 다양한 생각들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생각들을 도출해 내는 변혁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제는 군대식의 계급에 따른 ‘수직적’ 관계가 아닌 ‘수평적’ 관계를 추구해야 하는 이유이며, 세대가 변화하고 다른 삶을 살아온 각자의 생각이 당위적으로 존중받아야 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각자의 의견과 생각들이 ‘틀린’ 것이 아닌 ‘다른’ 것으로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는다면 살아남지 못하는 시대인 것이다.

아울러 지금 시대에 리더십의 기본은 ‘포용력’이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이들을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는 흑백논리에 빠져 자신의 경험과 판단만으로 다른 이의 방식을 거부하는 ‘포용력’이 부족한 리더는 인정받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반대로 자신과 다른 생각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상호작용을 통해 발전해 나가는 ‘산호초’ 같은 사람 주변에는 자연스럽게 많은 인재들이 모일 수밖에 없다.

요즘 들어 나이를 떠나 자신만의 생각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이런 사람들에게 한 번쯤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어질 때가 있다.

“혹시 다윈의 ‘산호초’ 이야기를 아시나요”

홍성완 기자 seongwan626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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