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4대 시중은행과 국책은행 수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동남아 3개국 순방에 동행한다. 시중은행장들은 이번 순방 3개국 중 한 곳인 미얀마 일정에 동참해 현지 교류에 나설 예정이다. 미얀마는 동남아시아의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으로 꼽히는 만큼, 이번 순방을 통해 은행들이 신남방 공략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홍성완 기자)
(사진=홍성완 기자)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내달 1일부터 6일까지 진행되는 문재인 대통령의 태국, 미얀마,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 3개국 순방에 김태형 은행연합회장과 허인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손태승 우리은행장,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참여한다. 현재 행장 자리가 공석인 수출입은행은 부행장이 참석한다.

대부분의 은행장들은 3개국 순방 중 미얀마 일정에 참여한다. 현재 국민·우리·하나은행은 미얀마에 현지법인 또는 사무소 형태로, 신한은행은 지점으로 진출해 있다. 

눈여겨볼 곳은 기업은행이다. 기업은행은 미얀마 지점과 법인설립을 추진 중이다. 최근 기업은행의 글로벌 담당 임원이 미얀마 금융당국 관계자를 만나 현지 진출에 대한 협조를 구한 데 이어 김도진 행장이 직접 이번 출장길에 오르는 것. 김 행장은 미얀마를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이라고 표현하며 진출의 당위성을 강조해왔다. 기업은행은 내달 IBK인도네시아의 공식 출범을 확정 지은 만큼 당분간 미얀마 진출 등에 집중할 전략이다.

다만 앞서 진출한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한국계 은행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어 후발주자인 기업은행이 실적인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한 현지에서 국내 은행이 치열한 파이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 정책금융을 선도해야 하는 국책은행마저 진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왜 미얀마인가

미얀마는 시중은행들이 구상하는 ‘신남방 전략’의 핵심 시장으로 꼽히는 국가다. 미얀마 정부는 지난 2014년과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외국계 은행에 지점 인허가를 내준 바 있다. 지난 2014년에는 국내 은행들이 모두 탈락했으나 2016년에는 신한은행이 인허가를 받아 양곤에 지점을 열었다. 이후 2017년 KB국민은행은 'KB마이크로파이낸스 미얀마'를 설립하여 현재 총 13개의 영업점을 운영 중이다. 

미얀마는 2016년까지 해외기업 진출에 대한 장벽이 높았다. 아웅산 수치 여사 감금 이후 장기 집권을 해오던 군부통치 세력이 외부와 관계를 끊고 국제적 고립 노선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2011년 민간정부가 출범하면서 경제가 개방되기 시작했지만 미국 주도의 경제제재가 이뤄졌다. 2016년 미국의 경제제재 사라져 서방과의 관계 개선의 물꼬를 텄다. 

은행권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미얀마는 세계경제학자들에게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외국 금융회사들을 대상으로 한 미얀마 은행업 진출 기회는 매우 드물었다"며 "하지만 최근 미얀마 정부가 금융시장 규제를 완화하는 등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어 국내 금융사들도 들썩이고 있다"고 말했다. 

저렴한 인건비와 불교국가인 점도 진출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유리하다고 지목했다. 그는 "미얀마의 인건비는 중국의 4분의 1, 베트남의 3분의 2수준이다"라며 "또한 윤회사상의 영향으로 국민 특성상 빚을 꼭 갚는 것을 원칙으로 해 연체가 없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안심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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