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인권] 요양보호사 “우리도 존엄 케어 하고 싶다”
[노동과인권] 요양보호사 “우리도 존엄 케어 하고 싶다”
  • 선초롱 기자
  • 승인 2019.10.01 16: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요양보호사 1명 당 최대 30명까지 돌보는 경우 많아
- ‘성추행’, ‘폭언·폭행’, ‘갑질’ 당하는 경우 비일비재

[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우리나라 인구 중 65세 이상이 고령자 비중은 전체 인구의 14.9%에 달한다. 오는 2025년엔 그 비중이 20%를 넘어서며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인 인구의 증가에 따라 노인 돌봄 서비스에 대한 관심 역시 자연스럽게 높아지는 추세다.

전국요양서비스노조에 따르면 장기 요양 서비스 제도가 시행된 지 11년이 지난 현재 돌봄 서비스를 받고 있는 노인은 약 77만 명이다. 내년에는 88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을 돌보는 요양보호사들은 42만 명으로 알려졌다. 큰 폭으로 증가한 노인 수와 비례해 요양보호사들의 수도 늘어나고 있지만, 그들이 현장에서 겪는 처우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중이다.

1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장기요양서비스 현장 실태 증언대회'에서 한 요양보호사가 증언하고 있다. (사진=선초롱 기자)
1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장기요양서비스 현장 실태 증언대회'에서 한 요양보호사가 증언하고 있다. (사진=선초롱 기자)

이에 요양보호사 노조는 1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우리도 존엄케어 하고 싶다”라는 슬로건을 걸고 현장실태를 고발하는 증언대회를 열었다. 

이날 기자회에는 강규혁,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위원장, 김미숙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요양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 오호진 예산군 노인 요양원장을 비롯해 전국 요양원 및 재가로 근무하고 있는 요양보호사 70여 명이 참석했다.

김미숙 전국요양서비스노조위원장은 “현재 요양보호사 인력 배치 기준은 노인 2.5명 당 요양보호사 1명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요양보호사 1명이 주간에 돌보는 노인은 7~15명, 야간에는 15~30명에 이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재가방문요양보호사 또한 노인의 입원, 사망, 단순 변심 등으로 일을 그만두게 되는 경우가 많아, 고용 자체가 불안정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요양보호사들이 노인, 보호자들로부터 당하는 ‘성추행’, ‘폭언·폭행’, ‘갑질’ 등을 당하는 것도 비일비재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요양서비스 노동자들은 존엄 케어를 하고 싶다. 고단하게 살아온 노인들의 마지막을 잘 돌보고 싶고, 직접 돌보기 어려운 가족들을 대신하는 마음으로 가족의 심정으로 돌보고 싶다”라며 “모두가 행복한 돌봄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귀 기울여 달라”라고 말했다.

이어 일선에서 근무하고 있는 요양보호사들의 현장 실태 증언이 이어졌다. 

충남 보령원 실버홈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명선 요양보호사는 “가장 큰 문제는 근무 형태와 근무조 편성”이라며 “24시간 중 근무로 인정해주는 시간은 계약서 상 13시간이고 11시간은 휴게시간이다. 하지만 요양보호사 한 명이 야간에 24명의 노인을 돌보는 구조로 돼 있어, 쉴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혼자서 24명의 노인을 돌보는 와중에 발생한 사고(낙상사고, 폭행 등) 들에 대해 모두 요양보호사의 책임으로 몰아가고 있는 점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서울 요양원에서 재가요양보호사로 일하고 있는 전현욱 보호사는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방문요양센터에서 근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월급이 아닌 일급으로 책정돼 안정적인 급여를 받기가 어려웠고, 노인의 입원 등으로 대기 상태가 될 경우 센터에서 일자리를 바로 연결해주지 못해 무한정 기다리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전체 요양보호사 중 재가방문 요양보호사가 절대적으로 많은데, 하루 종일 일을 해도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기 상태는 자발적인 실업이 아니기 때문에 생활에 어려움이 많은 재가요양보호사들이 많다”라며 “일이 중단됐을 때 센터와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1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장기요양서비스 현장 실태 증언대회'에 거치된 피켓. (사진=선초롱 기자)
1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장기요양서비스 현장 실태 증언대회'에 거치된 피켓. (사진=선초롱 기자)

요양보호사들이 한목소리로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것은 ‘인력 배치 기준 변경’과 재가요양보호사들의 ‘대기 수당’이다. 

노조에 따르면 현재 인력 배치 기준으로는 노인 60명 당 요양보호사 24명이 배치돼야 하지만, 실제로는 한 명의 요양보호사가 9~20명까지 돌봐야 한다는 상황이라는 것. 특히 이 같은 인력 배치 기준으로는 돌봄 서비스를 받는 노인과 요양보호사들의 안전 문제와 직결될 수 있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그런 이유로 노인 1.5명 당 요양보호사 1명으로 변경하라는 게 첫 번째 요구다.

두 번째 요구는 재가요양보호사들의 대기 수당을 신설하라는 것이다. 노조에 따르면 재가요양보호사의 경우 수급자의 갑작스러운 단순 변심으로 대기 상태(실업상태)가 되는 경우가 많아 고용상태가 불안정하다. 특히 대기 상태 중 센터로부터 다른 노인을 소개받아 일을 이어서 한 경우도 적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노조는 “재가요양보호사들의 최소한의 고용안정을 위해 대기 상태를 한 달을 넘기지 않게 해야 하고, 최소한 제출된 한 달 근무 표에 대한 보장을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전국요양서비스노조는 존엄 케어 보장을 위해 보건복지부와 장기 요양위원회에 면담을 여러 차례 요구한 바 있지만 아직까지 답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오는 25일 보건복지부 앞에서 또 한 번의 의견을 표출한다는 입장이다.

선초롱 기자 seoncr09@g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