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에서 마련한 2020년도 정부 예산안이 극적으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한국당은 문희상 국회의장의 사퇴 등을 외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10일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 장에서 예산안 통과를 두고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0일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 장에서 예산안 통과를 두고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0일 문희상 국회의장은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날 오후 8시 38분께 본회의를 속개해 2020년도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 임대형 민자사업 한도액 안 등 3건의 수정안을 상정해 강행 처리했다. 예산안은 재적 162명 중 찬성 156명, 반대 3명, 기권 3명으로 가결됐다.

앞서 이날 이른 오후부터 민주당 이인영, 한국당 심재철, 바른미래당 오신환 등 여야 3당 원내대표는 예산안을 둘러싸고 협상을 벌였지만 최종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민주당은 한국당과의 예산안 합의가 안 되면 ‘4+1 협의체’에서 논의된 수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겠다는 입장을 예고한 바 있다.

내년도 예산안은 총 512조 3천억 원 규모다. 당초 정부안인 513조 5천억 원보다 감액됐지만, 올해 예산안인 469조 6천억 원보다는 42조 7천억 원이나 늘어났다. 누리과정 보육료 지원비와 어린이 보호구역 내 단속카메라 설치비, 아프리카돼지열병 피해 농가 지원비 등 민생 관련 예산이 증액됐다.

하지만 제1야당이 빠진 ‘4+1 협의체’가 마련한 예산안이 본회의를 통과하자 한국당은 거세게 반발했다. 예산안 통과 당시 본회의장에서는 문 의장을 향한 한국당 의원들의 고성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심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실에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한국당은 본회의 산회 후 로텐더홀에서 밤샘 농성을 벌였다. 당 지도부는 문 의장과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탄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 원내대표는 “문 의장은 국회의장 자격이 없다. 국민의 이름으로 탄핵당해야 된다”며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해 특정 정파에 부역한 홍남기 기재부 장관과 정부 관계자의 행태는 명백한 범죄행위”라고 말했다.

한편 예산안이 한국당의 거센 반발 속에 극적으로 통과되면서 여야는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법안 등 이른바 패스트트랙 법안을 두고 극한 대립에 치달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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