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여야 ‘4+1 협의체’가 합의한 공직선거법 수정안이 지난 23일 밤 국회 본회의에 전격 상정됐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예산안 부수법안을 처리하던 중 안건 순서를 바꿔 선거법을 상정했고, 자유한국당은 즉시 필리버스터로 대항하면서 밤샘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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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임시국회 회기는 오는 26일까지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회기 결정의 건을 처리하는 것도 힘겨웠다. 문 의장은 첫 번째 안건으로 회기 결정의 건을 상정하자 한국당은 이 건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보장하라고 소리쳤다. 그러나 문 의장은 “무제한 토론이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회기 결정의 건은 더불어민주당의 ‘쪼개기 국회’ 전략대로 오는 26일로 정해졌다.

논란의 ‘핵’인 선거법은 이날 예산부수법안 처리 중 문 의장이 기습적으로 안건 순서를 변경해 상정됐다. 문 의장은 두 개의 예산부수법안을 처리한 직후인 오후 9시38분쯤 “의사일정 제4항을 처리할 예정이지만 윤후덕 민주당 의원 외 158인의 요구로 의사일정 변경 동의의 건을 먼저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문 의장이 안건 순서를 변경한 것은 한국당이 예산부수법안 25건에 대해 ‘무더기 수정안’과 찬반 토론을 일일이 신청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국당이 예산부수법안 수정안을 수없이 제출하면서 전산 입력이 늦어져 본회의 표결이 지연되기도 했다.

선거법이 순서를 바꿔 상정되자 한국당 의원 20여명은 의장석 앞으로 달려가 항의하기 시작했다. 문 의장을 향해 서류뭉치를 집어던지고 의장석을 손으로 내리치며 항의했고, 국회는 아수라장이 됐다. 한국당 의원들은 문 의장에 “날강도”, “역사의 죄인”이라는 등 강력하게 항의했다.

결국 문 의장은 “토론에 나서지 않으면 필리버스터를 종료하겠다”고 선언했고, 주호영 한국당 의원은 오후 9시 50분쯤 첫 번째 필리버스터 주자로 나섰다. 주 의원은 “정의당이 어떻게 해서든 의석수 좀 늘려보려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천하에 없는 제도를 만들어오고 민주당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을 어떻게든 통과시키려고 두 개를 맞바꿔 먹었다”며 “내년 선거에서 만약 한국당이 과반이 돼서 선거법을 바꾸면 여러분이 그대로 승복하겠느냐”고 비판했다. 주 의원은 이날 약 3시간 59분가량 필리버스터를 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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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역시 한국당의 필리버스터에 같은 필리버스터로 맞섰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선거법 찬성 의견으로 두 번째 필리버스터 주자로 나섰다. 김 의원은 “국회에서 유일한 권력은 과반수다. 여야 교섭단체 합의는 국회 운영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방편”이라며 “한국당 의원들이 착각하고 있는데 언론에서는 ‘4+1’이라고 하지 말고 ‘과반수 연합’이라고 보도해달라. 한국당 의원들이 이 의미를 잘 파악 못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의 발언시간은 4시간 31분이다.

24일 오전 6시 21분에 끝난 김 의원의 토론 다음 주자는 권성동 한국당 의원이다. 이후에는 민주당 최인호 의원,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 한국당 전희경 의원 등이 필리버스터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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