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권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
이인권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

[뉴스포스트 전문가 칼럼=이인권] 매년 전국생활문화축제가 열리고 있다. 올해는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지역문화진흥원과 순천문화재단 주관으로 지역에서는 두 번째로 오는 9월25일에서 27일까지 생태와 문화를 품은 매력적인 도시 순천에서 열리는 만큼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2014년에 처음 열린 이 행사는 전국생활문화동호인축제로 시작됐다. 당시 주제는 ‘문화로 누리는 생활, 예술로 숨쉬는 일상’이었다. 전국에서 개최된 지역 생활문화동호회에서 발굴된 우수동호인들이 참가한 축제의 성격을 캐치프레이즈는 잘 담아냈다.

어떤 방향이든 모든 축제는 ‘예술’이라는 요소가 중심에 자리 잡게 된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생활문화는 곧 생활예술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곧 생활 가운데 개인의 기호나 사회적 활동으로 행해지는 아마추어예술을 일컫는 것이다.

크게 예술은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창작성 기반의 순수(전문)예술(Fine Arts), 수익성을 강조하는 상업예술(Commercial Arts), 그리고 소통성을 추구하는 아마추어예술(Amateur Arts)이다. 통상 순수전문예술은 예술을 위한 예술이기 때문에 개별적 완성도를 추구하게 된다. 하지만 아마추어예술은 삶의 성취감을 위한 레저 활동으로 공동체적 소통에 중점을 둔다.

여기에서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문화’라는 개념을 살펴보면, 다양한 해석이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지역의 주민들이 생각하고, 행동하고, 생활을 이어가며 소통 교류하는 방식’이다. 다시 말해 문화는 한 국가, 사회, 지역, 단체, 가족이 갖고 있는 고유한 생각과 느낌과 정서의 집합체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흔히 문화예술을 하나의 개념으로 생각하지만 문화는 인간이 추구하며 누리고자 하는 가장 상위의 보편적 개념이다. 이 문화를 실현하는 데 있어 가장 근접된 활동이 예술이어서 포괄적으로 그렇게 불리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매슬로우의 동기유발이론’(Maslow’s Hierarchy of Needs)에 비추어보면 예술 활동이란 인간의 욕구 중 가장 높은 단계인 자기실현의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고도의 정신활동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예술은 고등동물인 인간에게 영혼의 활력을 주는 요소이기에 예술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같이해 왔다. 예술은 인간이 먹고, 자고, 말하는 기본적인 생체활동에 더해 생활을 윤택하게 하고 삶의 품격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것이다.

예술은 세 가지 기능을 지니고 있다. 첫째 기분 전환을 하게 하거나 활력소를 주는 것, 둘째 의사소통을 돕는 것, 셋째 교화의 효과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예술은 원초적으로 인간들이 자신들의 내면에 담고 있는 생각들을 표현하고픈 욕구에서 선택한 상호소통(interaction)의 방편이다. 이러한 역할 때문에 예술을 배제한 축제는 생각할 수가 없다.

지금 초 첨단의 복합시대가 되면서 예술의 사회적 영향과 가치에 대한 인식이 갈수록 더 강화되고 있다. 여기에 국민의 생활환경이 여유로워지면서 인간의 상위 욕구인 정신적 성취감 내지 만족감에 대한 기대가 증폭되었다.

그래서 문화의 큰 틀에서 예술의 향수는 어떤 특수계층의 전유물이 아닌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복지단계로까지 여겨지고 있다. 나아가 예술은 원천적으로 인간의 군집본능을 유기적인 사회적 활력소로 승화시키는 매개역할을 한다.

예술이 기반이 된 문화는 태생적으로 생긴 것이 아니라 주어진 환경과 여건에 대응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생활양식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매년 열리고 있는 생활문화축제는 ‘라이프스타일축제’(lifestyle festival)이며 동시에 ‘예술축제’(arts festival)인 셈이다.

이제 생활문화의 맥락에서 지역사회 주민들의 예술 동호회 활동을 더욱 진작시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더욱이 생활문화축제를 통해 지역 간의 적극적인 소통 교류의 기반을 다져나간다면 국민적 상호 이해와 화합의 길도 열릴 것이다.

이번 가을에 매년 600만 명의 관람객이 찾는 순천만국가정원에서 펼쳐질 2020 전국생활문화축제는 전국에서 250개의 기관 및 단체와 287개 동호회에서 3000여 명이 참가하고 10만 명의 관람객을 기대하고 있다. 전국생활문화축제는 개인의 단순한 여가활동 차원을 넘어 일반 국민의 내재된 창의성을 공동체적 긍정 에너지로 발현시키는 촉매가 된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인권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 · 2020 전국생활문화축제 추진위원장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 예원예술대 겸임교수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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