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조 “홈플러스, 임단협에 끝까지 빈손으로 나왔다”
- 홈플러스 “노조, 무조건적인 일괄차결안만 요구”

[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홈플러스 노사 간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임단협 결렬에 대해 홈플러스 노조는 “회사 측이 교섭 기간 내내 노조 요청을 무시하고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했다”며 향후 파업을 예고했고, 이에 사측은 “일방적인 쟁위행위 돌입 결정에 안타깝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홈플러스 본사 전경(사진=홈플러스 제공)
홈플러스 본사 전경(사진=홈플러스 제공)

 홈플러스 노조, 파업 예고

홈플러스 노조 파업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홈플러스 민주노조연대(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와 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이 임단협 교섭을 위해 만든 대표교섭노조, 이하 홈플러스 노조)는 지난 2일 ‘2020년 임단협 투쟁승리를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79.8%의 찬성표가 나왔다고 3일 밝혔다.

쟁의행위 찬반투표는 지난 25일부터 29일까지 전국적으로 동시에 진행됐으며 조합원 4973명 중 4654명이 참여했다. 투표율은 93.6%다.

노조 관계자는 “이번 투표 가결로 합법적 쟁의권을 갖게 됐다”며 “향후 매장 안팎에서 다양한 쟁의행위를 진행할 예정이며, 간부파업‧부분파업‧경고파업 등 여러 형태의 투쟁을 계획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홈플러스 측은 강한 유감을 표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국에도 노조가 일방적인 쟁의행위 돌입을 결정한 것에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투표결과와 관련해 “통상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투표는 100%에 육박하는 90%대의 찬성률을 보이는데 이번 찬성률은 홈플러스 노조 설립 이래 역대 최저치인 79.8%에 불과하다”며 “이는 조합원들 중에서도 20% 이상이 ‘이 시국에 파업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조에서 직원들에게 ‘대량실업이 발생한다’와 같은 위기와 갈등을 부추기지 않길 바라며 속히 대화의 테이블로 돌아오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노조 “임금 18.5% 인상” vs 홈플러스 “무리한 요구”

앞서 홈플러스 노사는 올해 4월부터 총 8차례의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임금 인상 18.5% 인상을 요구하는 노조 측과 오프라인 업황 부진 및 코로나19 사태에 위기 상황 속 무리한 요구라는 사측의 입장이 맞섰다.

이에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접수했고 25일과 29일 2차례에 걸쳐 조정회의가 진행됐지만 결국 결렬됐다.

노조 측은 “10번의 교섭을 진행하고 중노위 조정회의까지 거쳤지만 회사는 단 한번도 임금입장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2차 조정회의 당시 노조는 전향적인 수정안까지 준비했지만 사측은 끝까지 빈손으로 나왔다. 교섭 결렬의 책임은 모두 회사에게 있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금 18.5% 전부 인상하면 겨우 최저시급 1만원에 기본금 209만 원이다”라며 “사측은 요구안 총 비용이 3,700억 원이라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는데, 지난해 사측이 임금교섭 타결로 700억 원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경영 자료에는 190억 원이었다. 그 계산대로라면 1,000억 원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홈플러스 측은 억지 주장이라며 반박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도 노조는 3,700억 원 규모의 임금요구 8개안과 138개의 단협안에 대해 무조건적인 ‘일괄타결안’을 요구했다”며 “지난해 5,300억 원 넘게 적자를 본 상황에서 노조 측 요구를 다 들어줄 경우 올해 실적은 1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할 우려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노조가 주장한 ‘190억 원’은 지난해 자연퇴사 인력에 대한 인건비 미집행분을 고려하지 않은 억지주장이다”라며 “당시 700억 원은 정규직 전환을 포함한 임금인상과 전일제 전환을 가정해 예측한 금액으로 지난해 정규직 전환, 임금인상분에 쓰였다”고 말했다.

한편 홈플러스 노조는 오는 4일 광화문 MBK 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한다. 이어 6일부터 전조합원 등벽보 달고 근무하기, 매장투쟁과 선전전, 그 외 간부파업‧기습파업‧부분파업 등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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