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탈북민 김모(24·남) 씨가 3년 만에 다시 북한으로 넘어간 사실이 지난 26일 북한 매체를 통해 알려지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김 씨는 지난 19일 북한으로 다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지만, 우리 군은 북한 매체가 재입북 사실을 밝힌 지 8시간 만에 김 씨의 탈북 사실을 인정했다.

26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전망대. (사진=뉴시스)
26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전망대. (사진=뉴시스)

 

앞서 지난 26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개성시에서 악성비루스(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가 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7월19일 귀향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우리 군은 김 씨의 월북을 지난 일주일 간 파악하지 못했고, 북한 매체를 통해 이를 인지해 군의 접경 지역 경계가 해이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게 됐다. 김 씨는 지난 2017년 탈북 상시 경로와 비슷하게 경기 김포와 인천 강화 교동도 일대에서 헤엄쳐 북한으로 넘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27일 군 당국은 강화도 배수로에서 재입북자가 버리고 간 것으로 보이는 가방을 발견하고 배수로를 통한 월북을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김 씨는 탈북자 유튜버 ‘개성 아낙’에 출연해 교동대교를 통해 수영으로 탈북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이 김 씨의 월북 조짐을 알았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있다. ‘개성 아낙’ 유튜버인 김진아 씨는 김 씨의 월북 가능성을 경찰에 신고했지만 묵살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진아 씨는 26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18일 저녁에 김포경찰서를 찾아가 (월북 가능성) 사실을 신고했지만, 경찰은 자기네 부서의 일이 아니라고만 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김포 경찰서 측은 김진아 씨가 차량 절도 관련 신고만 했을 뿐, 김 씨의 월북 가능성을 신고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경찰 측은 폐쇄회로(CC)TV확인 결과 김진아 씨가 경찰서에 방문한지 3분만인 오후 8시42분쯤 자리를 떠났고, 오후 8시46분쯤 112를 통해 차량 절도에 대한 신고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경찰 측은 김 씨가 피해자를 협박하고 월북하려한다는 첩보를 입수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인정했다.

김 씨는 지난달 지인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김 씨는 남자친구와 다툰 후 전화통화로 김씨에게 하소연을 하던 탈북자인 A씨를 자신의 집으로 불러내 술을 마신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김 씨는 자신의 성폭행 혐의를 극구 부인했다.

한편, 김진아 씨에 따르면 김 씨는 한국 정부가 제공하는 임대아파트 보증금 1500만원을 비롯해 미래행복통장과 취업장려금 약 2000만원, 김진아 씨의 자동차를 대포차로 팔아넘긴 금액 약 3000~4000만원을을 달러로 환전해 월북했다. 김진아 씨는 “김씨는 3년 전 교동대교를 통해 탈북했는데, 이미 17일에 김포 교동대교에 지인과 함께 사전 탐방을 다 했다고 한다"며 "(아파트 보증금을 뺀 뒤) 24시 사우나에서 생활하다가 북으로 넘어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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