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코로나19 억제 모범국가로 한국과 캐나다 선정
전 세계 코로나 1위 미국과 국경 맞댄 캐나다
국경폐쇄와 주 별 강력한 방역 조치로 코로나19 선방

[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후 우리나라만큼 성공적인 방역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나라가 있다. 캐나다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지만, 초기 감염병 확산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7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검사와 격리, 치료, 접촉자 추적 등으로 코로나19 전염을 억제하고 있는 모범국가로 한국과 독일, 중국, 캐나다를 뽑았다.

캐나다의 코로나19 방역 조치 결과는 존스홉킨스 CSSE 연구소가 개발한 ‘전세계 실시간 감염 지도’에서 직관적으로 드러난다. 전 세계 코로나 지도에는 캐나다와 미국이 국경선을 기준으로 회색-붉은색 대비를 이루고 있다.

존스홉킨스 CSSE 연구소의 ‘전세계 실시간 감염 지도’ 캡쳐. (사진=COVID-19 Dashboard by the Center for Systems Science and Engineering (CSSE) at Johns Hopkins University (JHU))
존스홉킨스 CSSE 연구소의 ‘전세계 실시간 감염 지도’ 캡쳐. (사진=COVID-19 Dashboard by the Center for Systems Science and Engineering (CSSE) at Johns Hopkins University (JHU))

미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누적 430만 명, 일일 확진자가 수만 명씩 쏟아지는 등 ‘최악의 코로나 피해국’으로 손꼽힌다. 반면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캐나다는 일일 확진자 500여 건을 유지하고 있다. 캐나다는 지난 3~4월 퀘백 주를 중심으로 매일 수천 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등 급격하게 감염병이 확산됐지만, 현재는 안정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고 있는 모양새다.

미국-캐나다 국경은 약 8,891km로 세계에서 제일 길다. 맞닿아 있는 면적이 큰 만큼 캐나다의 주 및 준주 11개가 미국의 주와 접하고 있다. 캐나다 경제 역시 미국에 크게 의존하는 편이다. 캐나다의 주요 무역 대상국은 단연 미국이 1위이고, 전체 교역량의 약 66% 차지한다. 그런데 캐나다와 미국 간 코로나19 확산세가 명확히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제공동체’ 미국에도 국경폐쇄

가장 유효한 방역 조치 중 하나는 강력한 국경 폐쇄 정책이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 3월 20일 미국 정부와 합의해 ‘비필수적 여행’을 전면적으로 금지한 뒤 지금까지 국경 폐쇄를 이어오고 있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미국과 교류를 이어오던 캐나다 정부로서는 ‘파격 조치’인 셈이다. 캐나다와 미국은 매달 ‘비필수적 여행’ 금지 조치를 연장하면서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미국 국경 폐쇄를 내달 21일까지 한달 더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인의 ‘필수적 여행’인 경우 국경 이동이 허용된다. 취업비자, 유학생 비자 소지자 등 비즈니스 목적과 학업 목적의 국경 이동자는 여전히 캐나다에 입국할 수 있다. 나라의 물류를 나르는 트럭 운전사나 학생 등은 이동이 가능하다. 또 국경 폐쇄 조치는 도보와 자동차 등에 한정될 뿐, 항공기와 무역선은 포함되지 않는다. 물론 입국 후 14일 간은 외국인은 물론 캐나다 국적자 내국인 역시 자가격리 기간을 거쳐야 한다.

미국인 외 외국인의 경우는 캐나다 입국이 더 까다롭다. 모든 외국인의 입국금지를 이어오고 있는 캐나다 정부는 지난 6월 8일부터서야 캐나다 시민권자·영주권자 직계 가족의 비필수적 방문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나이아가라 관광지, 꽉찬 미국배 텅빈 캐나다배

캐나다와 미국 간 방역 기준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진이 있다. 두 나라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이아가라 폭포의 유람선 사진이다. 캐나다 CBC 방송 등은 지난 22일(현지 시각)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승객 단 6명을 태운 캐나다 유람선과 파란색 우비를 입은 승객을 가득 채운 미국 유람선을 비교하는 사진을 실었다.

지난 21일 나이아가라 폭포를 떠다니는 미국, 캐나다 유람선. (사진=cbc 뉴스)
지난 21일 나이아가라 폭포를 떠다니는 미국, 캐나다 유람선. (사진=cbc 뉴스)

이 같은 차이는 캐나다와 미국 간 관광지 방역 지침이 다르기 때문에 나타났다. 미국 방역 지침 상 유람선 탑승은 정원의 50%까지만 가능하다. 사진에 나온 미국 유람선 메이드오브더미스트(Maid of the Mist)호의 정원은 400명이다. 반면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는 유람선 탑승을 1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때문에 정원 700명인 캐나다 혼블로워(Hornblower)호에는 배 승무원 4명을 제외한 6명만이 탑승할 수 있다.

비교적 코로나19 확산이 적은 브리티시 컬럼비아주(BC주)에서도 고강고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이어오고 있다. BC주는 한 테이블당 앉을 수 있는 최대 인원을 6명으로 정해두는 등 식당 운영 지침까지 세부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식당 내에서 여러 테이블을 돌아다니는 것도 금지되고, 식당 밖에서 줄을 서는 인원도 제한을 둔다.

이 밖에 캐나다는 지난 18일(현지 시각) 미국 프로야구(MLB) 경기도 불허한 바 있다. 당시 마르코 멘디치노 캐나다 이민부 장관은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심각한 위험이 있어 국익(national interest)에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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