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녀브로커 섹스스캔들 전말



 

영화 <007 시리즈>의 본드걸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미인계를 비롯한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뭇 남성들의 애를 태운다. 우리나라의 정인숙, 린다 김, 신정아도 섹스스캔들로  고위관료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었고 온 나라 안을 발칵 뒤집어 놓은 인물들로 유명세를 떨쳤다. 이러한 사례는 공산 체제인 북한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최근 북한을 떠들썩하게 했던 북한판 ‘권력형 스캔들’의 내막을 들여다본다.

김씨의 탈북브로커 행각
북한 함경북도 무산군에 살고 있는 김 모(35, 여)씨. 그녀는 꼼꼼하게 화장을 하고 집을 나섰다. 늘씬한 키에 이국적인 외모가 돋보이는 그녀의 자태는 지나가는 남성들의 곁눈질을 받기에 충분하다. 김 씨는 머릿 속에 할 중요한 과제들을 다시 한번 되새이며 약속장소로 향했다.
시내에 위치한 한 호텔. 그녀는 국군포로와 그 가족의 탈북을 도와준 일을 당 간부에게 들켜 이를 무마시키기 위해 이곳에 왔다. 항상 하는 일이지만 떨리기는 마찬가지였다. 미리 알고 있던 방을 향해 들어간 김 씨는 그곳에서 3시간을 머물렀다.
호텔을 나온 그녀는 걸음을 재촉하며 또 다른 약속장소로 향했다.
그녀가 도착한 곳은 허름한 골목의 한 식당. 그곳에서는 모자를 쓴 한 남자가 김 씨를 기다리고 있었다. 몇 마디의 얘기를 나누던 남자는 떨리는 손으로 보란 듯이 돈이 든 신문뭉치를 보자기에 쌌다. 그는 김 씨에게 탈북의 확답을 받자마자 결심이 선 듯, 눈을 질끈 감고 보자기 꾸러미를 건넸다. 

 

당, 군 간부에 육탄공세
최근 중국 접경부근인 북한 함경북도 무산군이 발칵 뒤집혔다. 이 지역의 30대 한 여성 때문에 군(郡) 전체 기능이 마비될 정도다. 이번 사건의 장본인인 김 씨는 당과 군(軍) 고위간부들의 비호를 받으며 북한을 탈출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브로커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김 씨는 특히 국군포로와 가족들의 탈출을 도왔고, 남북한의 이산가족을 중국 등지에서 만나게 해준 대가로 어마어마한 재물을 모았다. 김 씨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10여명의 국군포로들이 탈북을 하는데 도움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탈북은 위험부담이 매우 크기 때문에 비용도 만만치 않다. 김 씨는 한 명 당 우리 돈으로 3천만원~4천만원 상당의 비용을 요구하고 있다고 탈북자들은 전했다.
이런 방법으로 돈을 모은 김 씨는 당과 군 간부들에게 뇌물을 줘 조사를 피해왔다. 이산가족 상봉을 주선하다 현장에서 체포됐다가 다음날 곧바로 풀려난 적도 적지 않다. 뛰어난 외모와 말솜씨를 겸비한 김 씨는 돈으로 매수되지 않는 간부들에게는 갖은 방법을 동원해 육탄공세를 벌였다.

 

北 무안군 고위간부들 ‘초상집 분위기’

탈북브로커, 사기피해 훨씬 많을 듯

 

공개처형 앞두고 비호세력 자백
그러나 그녀의 탄탄대로 같았던 인생도 막을 내릴 위기에 처했다. 현재 사형선고를 받고 공개처형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평양 보위부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국군포로들이 연이어 탈북에 성공하자 당국은 무산지역에 대대적인 감찰을 벌였다. 결국 작년 6월 쯤 김 씨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강력한 지시로 붙잡히고 말았다. 김 씨는 평양 보위부에서도 각종 연줄을 동원해 조사를 피하려고 했으나 모두 실패로 돌아갔고 고문으로 인해 그동안의 비호세력들을 자백해 대형 스캔들로 확대되었다.
이 사건으로 김 씨와 연루된 무산군의 고위간부들은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려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워낙 많은 다른 비리들이 얽혀있어 무산군 전체가 초상집 분위기다.
이를 두고 북한사람들과 탈북자들은 ‘제2의 우인희사건(박스기사 참조)’이라 칭하고 있다.
북한민주화위원회 손정훈 사무국장은 “북에서 일어난 일이므로 구체적인 내용파악은 어려우나 중국으로 탈출한 사람들이 북한의 고향사람과 연계하는 과정에서 나온 얘기들이다”며 “북한의 사회주의체제가 붕괴되고 있다. 시장경제가 팽배해지면서 탈북을 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게 사실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돈을 받고 자신의 조건을 이용해 부를 누린 행위에 대해서는 그 죄를 물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북한의 민주화를 염원하는 한 개인으로서는 북한 체제를 뛰쳐나갈 수 있게 해준 김 씨를 애국자로 본다”며 “함경북도, 자강도, 양강도, 평안북도 등은 중국과 국경을 형성하고 있는 곳이다. 탈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김 씨와 같은 브로커와 피해 사례는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섹스스캔들 1호 우인희 사건
우인희는 1960~70년대 북한 주민들에 의해 최고의 미인으로 꼽힐 만큼 미모가 뛰어났던 여배우였다. 그런 우인희가 1970년대 말 김정일의 특별지시에 의해 총살당하게 된 것은 그때 당시 북한에서 사업에 크게 성공한 재일교포의 아들인 주 아무개씨가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그녀와 정사를 가진 후 숨진 사건이 발단이 됐다. 이들이 발견되었을 때 주 씨는 벌거벗은 채로 가스에 중독돼 숨진 상태였고 우인희는 목숨이 겨우 붙어있는 상황이었다.
김정일로서는 죽은 주 씨의 부친이 북한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터라 이 사건을 단순 불륜사건으로 치부하기 어려웠다. 북한 당국은 우인희를 살려낸 후 삼문을 했다. 그러나 우인희는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고 심하게 반발했다. 알만한 고위간부 중 자신을 안 건드린 사람이 있으면 나와 보라는 등의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모 언론사에 근무하는 탈북자 강철환 기자는 북한민주화위원회의 홈페이지에서는 “사실 우인희의 화려한 외모와 애교 앞에서는  안넘어가는 남자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웬만한 고위 간부들 중에 그녀에게 추근대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더욱이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힘들 정도로 우인희의 매력이 넘쳤다고 한다. 그녀를 직접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은 멀리서 걸어오는 모습이 마치 한 마리 백조와 같았다고 말할 정도다”고 묘사되어있다.
예술계에 종사하던 사람들은 어느 날 갑자기 행사가 있다는 통보에 모두 한자리에 모이게 됐다. 그곳에는 우인희의 딸과 남편도 초대되었다. 이날은 우인희가 공개 처형되는 날이었다. 이곳에 나온 사람들 대부분은 왜 우인희가 사형장에 사형수로 서있는지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재판이 진행되었고 그녀는 많은 사람들과 가족이 보는 앞에서 처참하게 총살당했다. 그 광경을 목격한 많은 사람들은 그 처절함에 치를 떨었다고 한다.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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