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 전문가 칼럼=이인권]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모든 일에는 현실과 이상이 존재한다. 인간이 이미 경험한 과거와 맞닥트리고 있는 지금은 현실로 낙착된 것이지만 다가오는 미래는 기대와 바람을 담은 이상이다.

사람은 그 미래에 대해 이상을 갖고 꿈을 꾸며 비전을 품는다. 그러면서 누구나 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낙관적으로 바라보라고 권면한다.

곧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무조건 도전의식을 갖고 개척해 나가라고 말을 한다. 하지만 무작정 이상을 마음속에 그려간다고 해서만은 안 될 일이다. 그것이 모두 이루어지고 실현된다면 세상은 힘들게 없는 샹그릴라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상을 향해 시도나 도전해 보지도 않고 현실에 안주해 있으면 안 된다. 그것이야말로 무미건조한 세상을 이어가는 식이 된다. 그래서 독일의 혁명가였던 카를 슐츠는 이상을 별에 비유했다. 그는 ‘손으로 만지지는 못하지만 망망대해의 항해자처럼 별을 길잡이로 삼아 따라가면 운명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이다.

만경창파 같은 인생의 여정에서 이상이라는 나침반 없이 꾸려간다는 것은 무모할 수 있다. 그렇다고 현실을 간과하고 현실을 회피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흔히 사람들은 현실적으로 접근하면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것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반해 이상적인 태도를 보이면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것으로 간주하게 된다.

냉정히 말해 세상의 모든 사물은 어렵고 힘든 게 기본이다. 현실에서 어떤 일이든 평균 성공확률이 20퍼센트를 넘지 않는다고 한다. 통상 성공의 사례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성공비율이 80퍼센트처럼 보일테다. 단지 그 이면은 노출되지 않을 따름이다.

그렇다면 세상만사는 기본적으로 어려운 것이지만 그 바탕에서 현실적으로 합리적인 도전정신을 갖는 게 중요하다. 합당치 않게 무조건적 도전이란 많은 개인적 · 사회적 비용을 수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실을 도외시한 맹목적 용기는 만용으로 그칠 수도 있다.

물론 만화영화의 선구자이자 미키마우스를  만들어낸 월트 디즈니는 "밀고 나갈 용기만 있으면 모든 꿈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러한 설파가 보편화 될 수는 없다. 그의 말대로 도전만 해서 모든게 이루어질 수 있다면 월트 디즈니와 같은 신화는 더 이상 찬미의 대상이 아닐 것이다.

현실에서 자신이 생각한 만큼 이루지를 못하거나 세상이 뜻한 대로 펼쳐지지 않는다 해서 낙담하거나 좌절할 필요는 없다. 슐츠의 말대로 모든 이상에 도달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이상을 품어야 한다. 이상이라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활력소가 된다.

뿐만 아니라 이상은 바로 자신을 앞으로 이끌어주는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이상은 맞이해야할 미래를 위해 노력해야할 이유를 제공하기에 그렇다. 그런 노력 자체가 값진 것이며 아름다운 것이다.  아름다움은 신체나 마음이나 정신을 정련시켜주면서 엔도르핀을 생성시켜 준다.

하지만 절제되지 않은 무분별한 이상주의는 환상 현실이라는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현실을 도외시한 과도한 이상은 헛된 공상이거나 춘몽에 그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정처 없이 인생의 바다를 떠도는 격이 될 수가 있다.

사회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이상적 도전과 비전이라는 명분으로 내세운 정책들이 효율성과 효과성을 거두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그것은 성과나 결과에 급급해 하는 조급한 사회문화체계 속에 이상주의가 쉽게 득세를 해서다.

결국 그러한 경우에 투입된 인적 · 물적 자원의 낭비는 보상 될 수 없다. 그러면 달리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었을 막대한 시간과 소중한 기회를 허비하게 되는 셈이다. 이제는 개인, 사회, 조직, 국가를 막론하고 이상향을 내세운 무한도전보다 현실적 바탕의 이상주의가 존중되는 풍토가 정착되어야 한다.

이제 막연한 이상적 논리가 양산되는 것을 절제해야 한다. 그리고 현실을 토대로 한 긍정적 방향성을 추구하는 자세가 갖춰져야 한다. 모든 일에 있어 현실과 이상이 씨줄과 날실이 되어 균형을 잘 맞추어야 한다. 그래야 단단하게 개인적이나 사회적 피륙이 짜여 질 수가 있다. 곧 참다운 가치체계로 성공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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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 · 칼럼니스트 · 문화커뮤니케이터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CEO 대표 · 예원예술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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