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뒤를 잇는 차기 일본 총리에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이 사실상 확정됐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사진=AP/뉴시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사진=AP/뉴시스)

14일 일본 집권당인 자민당은 도쿄도(東京都)의 한 호텔에서 총재 선거를 갖고 스가 관방장관을 새 총재로 선출했다. 이에 스가 관방장관는 오는 16일 소집되는 일본 국회에서 차기 총리직에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스가 관방장관은 이날 534표 가운데 377표(70.5%)를 얻어 큰 이변 없이 차기 총리직 후보에 올랐다. 오는 16일 정식 선거가 끝나면 2012년 12월 26일 아베 총리가 취임한 후 7년 8개월여만에 일본 총리가 바뀌게 된다.

스가 관방장관은 일본 아키타(秋田)현 출신으로 ‘무파벌, 비세습’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그동안 ‘아베의 분신’으로 평가받아온 만큼 이번 총재 선거운동에서도 “아베 정권을 계승하겠다”고 표명해왔다. 한국과의 강제징용 피해자 관련 문제에 대해서도 “국제법 위반에 철저히 대응해나가겠다”고 말해 한일관계에서도 큰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스가 관방장관은 8선의 중의원 의원으로 만71세의 ‘노장’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도쿄로 상경한 그는 박스 공장에 취업해 틈틈이 공부를 하며 호세이(法政)대학 법학과에 진학했다. 1973년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중의원 비서관으로 들어가 정치를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 1987년에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하마(橫浜)시 시의원에 당선됐다.

1996년에는 중의원 총선거에서 자민당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에 첫 당선됐다. 이후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에서 국토교통성 정무관과 경제산업성 정무관을 맡았다. 아베 총리와의 인연은 2006년 제1차 아베내각에서 총무대신으로 입각하며 쌓았다. 이후 2012년 2차 아베내각에서 관방장관을 맡아 현재까지 호흡을 맞춰왔다.

스가 관방장관은 일본 정치의 ‘손타쿠(관료들이 정부의 눈치를 보고 알아서 행동하는 것)’ 문화를 심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는 아베 총리에 건강 이상설이 제기된 이후 차기 총리로 지목돼왔지만 관련한 질문에 “(차기 총리직을) 생각한 적 없다”고 의중을 숨겨왔다. 최근 자민당 총재 토론회에서도 스가 관방장관은 “아베 총리의 정상외교는 정말 훌륭하다”며 “(아베 총리와) 상담하면서 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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