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임원, 20대 여직원 강제로 모텔 끌고 가려고 해
회사측 “피해자 입장 최우선…명예훼손 등 책임 물을 것”

[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제일약품이 여직원 성폭행 사건으로 연초부터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 2018년 제약업계에 불어온 미투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모습이다. 특히 수년간 가해자의 상습적인 성추행과 폭행이 지속된 것으로 알려지며, 사측의 성인지 감수성 부족도 도마에 올랐다.

제일약품 본사 전경 (사진=제일약품 )
제일약품 본사 전경 (사진=제일약품 )

<뉴스경기>  보도에 따르면 제일약품에서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건 지난달 21일 밤이다.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제일약품 공장의 전 임원이던 A씨는 저녁 식사 자리를 만들어 20대 여직원 B씨에게 술을 먹인 뒤 모텔로 데려가려고 했다. 당시 B씨가 거세게 반항하자, A씨는 B씨의 휴대폰과 가방을 뺏고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는 등 폭력을 가했다. 이 같은 일은 모텔 앞 대로변에서 벌어졌고, 여직원 B씨는 근처를 지나던 시민의 도움으로 현장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이 이에 대해 인지한 것은 사건이 발생한 지 2~3일이 지난 뒤였다. 회사 측은 가해자인 A씨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열고 조사를 진행했다. 가해자인 A씨도 사실을 인정하면서 회사 내규에 따라 즉각 해고 조치했다. 현재 피해자 B씨는 심리적 안정 등을 취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같은 일이 지속적으로 발생했었다는 점이다. 가해자 A씨는 수년 전부터 남직원에 대한 폭행, 여직원에 대한 성추행을 상습적으로 저질러왔다. 지난해 7월에도 A씨는 여직원 B씨를 성폭행하고 또 다른 남직원을 폭행해 본사에 진정서가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본사에서는 해당 사안에 대해 인사부 측에서 피해 직원들을 회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B씨는 A씨의 수차례 반복된 성추행에 자살 기도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약품 측에 따르면 현재 해당 건에 대해서는 피해자 B씨 측이 변호사를 선임해 A씨에 대한 법적 조치를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제일약품 측도 가해자 A씨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명예훼손 등을 들어 법적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매우 당혹스러운 사건”이라며 “회사 측에서도 가해자에 대한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이고, 피해자의 의견과 입장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해자의 상습적인 폭행이 이어졌다는 문제에 대해서는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사안으로 알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관계자는 재발 방지 대책으로 “피해를 겪은 직원이 직접 찾아와 직장 내 고충을 상담하던 기존의 방법을 한 달 기준으로 정기적으로 직원을 선 관리 하는 방식으로 업그레이드 했다”고 설명했다. 매달 정기적으로 사내문화를 점검하는 기구를 신설,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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