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2단계 유치원생‧초1~2학년 매일 등교
부모들 등교 확대에 ‘기대 반 우려 반’
“전학년 등교해야”, “등교 선택권 달라” 목소리도

[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 3월 개학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유치원을 비롯해 초‧중‧고등학교의 개학이 두 달 가까이 연기됐지만 올해는 다르다. 교육부가 개학 연기 계획은 없으며 유치원생 및 초등학교 1~2학년의 매일 등교 방침을 밝히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모 병설유치원에 유치원생이 손을 잡고 등원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홍여정 기자)
서울 강남구 모 병설유치원에 유치원생들이 손을 잡고 등원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홍여정 기자)

다음달 2일 새학기 시작…찬반 엇갈려

지난달 26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교육부 2021년 업무계획 발표 브리핑에서 “올해 더 많은 학생들이 대면수업을 받도록 등교수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유치원과 초등학교 1~2학년 학생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까지는 매일 등교할 수 있다.

이 같은 결정에 지난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돌봄 문제 및 학습 격차 문제를 호소하던 학부모들은 등교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예비 초3, 초1 학부모인 김 모씨(36)은 지난해 첫째 아이의 줌 수업으로 아주 힘든 일년을 보냈다. 줌 수업 시간에 맞춰 아이를 케어하는 것이 힘에 부쳤기 때문이다. 김 모씨는 “작년에 아이들이 친구들 사귈 기회도 없고 첫째는 체육 시간까지 줌으로 하는 것 보고 이건 정말 아니다 싶었다”며 “매일 학원가는 아이들도 있는데 학교도 똑같이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예비 초2 학부모 이 모씨(35)는 “아이가 작년 2학기 두 달 정도 매일 등교했고 급식도 먹었다. 아이도 담임선생님 수업 듣는 것도 너무 좋고 친구들과 함께 수업들으니 너무 좋다고 하더라”며 “코로나가 언제까지 갈지 아무도 모르는데 개인방역 신경쓰며 학교도 가고 일상생활은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갈무리)
(사진=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갈무리)

반면 유치원 등 교육시설에서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이뤄지고 있고 코로나19 3차 유행의 확산세가 사그러들지 않은 상황에 학부모들의 우려의 시선도 많은 상황이다. 또한 특정 학년만 매일 등교한다는 방침에 의문를 제기하는 학부모들도 있다.

유 모씨(36)는“너무 저학년 돌봄 문제만 신경쓰는 것 같다. 초등학교 고학년은 그냥 부모가 사교육으로 알아서 가르치라는건지 답답하다”며 “모든 학년이 균등하게 가면 좋겠다. 1~2학년도 그렇지만 고학년들 학과목 제대로 못배워서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화성에 거주하는 예비 초1 학부모 장 모씨(40)는 “다시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 저학년 매일 등교를 계획대로 진행한다고 하니 너무 걱정이 된다”며 “입학 할 학교에 확인해보니 급식실에 칸막이도 앞만 있고 옆은 없다고 한다. 여태 아이들 가정에서 케어하면서 일년 안전하게 버틴 것이 도루묵이 될까봐 염려된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학교 등교에 선택권을 달라는 게시글이 다수 올라왔다. 지난달 25일 올라온 ‘선택 등교권을 가정에 주십시오’라는 게시글은 22일 현재 1909명이 동의한 상태다. 청원자는 “작년한해 매번 바뀌는 등교정책에 가정과 학생, 학교 모두 혼란스러웠다”며 “공부보다는 건강을 중요시 하는 가정이 있고, 맞벌이로 꼭 등교를 해야 하는 가정도 있다. 하지만 학년만 교차하며 한 반이 다 등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거리두기나 안전한 돌봄에 어려움이 있다. 온라인이나 등교수업을 각 가정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제시했다.

지난 21일 교육부(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유은혜)와 질병관리청(청장 정은경)은 영상회의를 갖고 신학기 대비 학교방역 등 막바지에 접어든 개학준비 내용을 점검하고 학교현장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사진=뉴시스 제공)
지난 21일 교육부(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유은혜)와 질병관리청(청장 정은경)은 영상회의를 갖고 신학기 대비 학교방역 등 막바지에 접어든 개학준비 내용을 점검하고 학교현장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사진=뉴시스 제공)

교육부‧질병관리청, 신학기 학교 방역 점검

한편 교육부와 질병관리청은 지난 21일 신학기 개학을 대비한 학교방역 등 개학준비 내용을 점검하고 현장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오는 23일부터 자가진단 시스템을 시작해 등교 전 가정에서 자기건강상태를 파악하도록 하고 개학 후에는 학교별로 2주간 특별모니터링 기간을 운영한다. 또한 5만4000명의 학교 방역 전담 지원 인력을 지원하고 전국 단위 모집학교의 기숙사 입소생을 대상으로 선제적 무료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방역당국을 포함해 관계부처, 시·도 교육청, 학교와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우리 학생들이 안전하게 배움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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