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한 고교생의 편지에 장문의 답장
"고민하다 보면 새로운 생각이라는 선물을 받아"

[뉴스포스트=문현우 기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약 10년 전 경상도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에게 보낸 편지가 회자되고 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사진=현대카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사진=현대카드)

17일 현대카드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경상도의 한 고교에 다닌다고 밝힌 한 남학생은 한 신문사 기자를 통해 정 부회장에게 묻고 싶은 내용을 담아 편지를 보냈다. 당시 학생은 'CEO가 되려면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청소년들은 어떻게 사고해야 할까', '무언가를 공부하고 배울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덕목은 무엇인가' 같은 질문부터 'CEO의 하루는 어떻게 흘러가는가' 같은 일상적인 궁금증까지 질문했다.

이에 정 부회장은 '학생으로서 어떻게 학창시절을 보내야 하는지'에 대한 진솔한 당부를 담아 답장을 보냈다.

정 부회장은 "제일 중요한 것은 자기 일에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일을 억지로 하지 말고 재미있어 하며 계속 고민하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찾아옵니다. 대충 '이 정도면 됐어'라고 하지 말고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자세가 있으면 감사하게도 새로운 생각이라는 선물을 받습니다. 적당히 하는 사람이 무슨 큰 재능이나 있어서 창조적인 경우를 보지 못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먼저 나는 학생이 미디어에서 본 것처럼 그리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라며 "내가 만나본 전설적인 최고경영자(CEO)들도 실제로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학생도 '나도 하면 되겠구나'라는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정 부회장은 이어 "경영이라는 것은 어느 한순간에 배우는 학문이 아니라 평생 공부해 나가야 하는 것으로 대학생 때 경영학을 반드시 전공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대학 때는 오히려 문학, 역사, 경제학, 수학, 물리학, 공학 등 조금 더 기초적인 학문을 전공해서 자신의 세계를 깊고 넓게 열어 놓으라고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창의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적당히 하는 사람은 창조적일 수 없고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자세를 가져야 새로운 생각이라는 선물을 받는다"며 "모든 사물에 항상 다른 길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모든 것에 혁신의 여지가 있다고 믿어야 창조적인 성공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자신의 일상에 대한 질문에는 "낮에 일하는 동안에는 화장실 갈 시간조차 거의 안 나서 약속을 최대한 줄이고 이른 퇴근 후 운동하거나 지인들과 와인정도 마신다"고 말했다. 학생으로서 배워두면 좋을 것에 대해서는 "수학과 영어, 그리고 한자를 갖추는게 중요한 시대라 노력하는게 좋다"고 조언했다.

정 부회장은 편지를 마무리하면서 "학생의 나이에 비해 많이 성숙하고 그 역시 좋은 것이지만, 학생일 땐 장래에 할 일에 매몰되기 보다 자신이 가진 무한한 잠재력을 발굴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시간을 주고 즐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