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제위기가 지속된 가운데 한국·미국·일본 3개국 중 한국기업이 올해 상반기 가장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터넷서비스, 반도체, 제약·바이오 등의 부문에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2021년 상반기 업종·국가별 매출액 증가율 및 영업이익률 비교. (자료=한국경영자총협회)
2021년 상반기 업종·국가별 매출액 증가율 및 영업이익률 비교. (자료=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27일 한국, 미국, 일본 대표기업 44곳을 대상으로 코로나 전후 경영실적 변화를 분석한 ‘코로나 전후 한·미·일 업종별 대표기업 경영실적 비교’ 보고서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2020 글로벌 포춘 500 리스트’의 국가 별 상위 기업과 각국 업종별 상장 회사 매출 상위 기업이 선정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3개국의 자동차, 유통, 제약·바이오, 철강, 정유, 통신 등 업종별 대표 기업 2개사의 실적을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 대표기업들이 코로나 이전(2019년 상반기)에 비해 올해 상반기까지 평균적으로 가장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여전히 매출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등 역성장 했다.

코로나19 이전 수준과 비교하기 위해 2019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매출액 증가율을 산정해 본 결과,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경영실적이 매출액 증가율 4.6%, 영업이익률 6.5%로 3개국 중 가장 높았다.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증가율 15.9%, 영업이익률 11.6%를 기록하며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미국은 지난해 매출액 증가율 –9.9%, 영업이익률 3.6%로 가장 낮은 실적을 보였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크게 개선돼 매출액 증가율 33.9%, 영업이익률 15.0%로 집계됐다. 반면 일본 대표기업들은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지난해 매출액 증가율 –9.6%에서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1.1%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영업이익률도 올해 상반기 9.5%로 3개국 중 가장 낮았다.

구체적으로 2020년 업종별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자동차(-9.7%), 철강(-15.2%), 정유(-28.8%) 등 전통 제조업종 대표기업의 전년대비 매출액이 급감했다. 특히 철강(-2.3%)과 정유(-6.6%) 업종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인터넷서비스(26.9%), 제약·바이오(21.4%), 반도체(9.0%) 업종은 지난해 코로나 상황에서도 전년대비 매출액이 증가하고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점은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업종이 2020년 매출액 65.0% 증가해 미국(1.2%), 일본(-2.0%) 대비 월등히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는 점이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코로나 상황에서도 위탁생산 제품 수주 등으로 전체 조사기업(44개) 중 가장 높은 매출액 성장세(66.0%)를 보였다.

2021년 상반기는 모든 업종에서 경영실적이 개선됐다. 철강(33.2%), 자동차(28.6%), 정유(25.4%) 업종의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인터넷서비스(66.9%), 제약·바이오(66.6%), 반도체(27.6%) 업종도 매출액이 크게 증가하며 성장세를 지속했다. 다만 자동차, 정유 업종은 2019년 상반기와 비교해 매출액 증가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지난해 코로나 충격에도 우리 대표기업들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좋았던 것은 양호한 방역 성과에 더해 기업들이 그간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온 결과”라며 “하지만 일부 업종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고, 원자재 가격 상승 및 부품 수급 문제, 환경규제 강화, 코로나 재확산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지난해 코로나19 충격에서도 우리 대표기업들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좋았던 것은 양호한 방역 성과에 더해 기업들이 그간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온 결과”라며 “하지만 일부 업종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고, 원자재 가격 상승 및 부품 수급 문제, 환경규제 강화,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대표기업의 실적이 올들어 빠르게 회복되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 대표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규제완화 등을 통한 정책지원으로 경쟁력을 더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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