딘 가필드 넷플릭스 부사장 “SK브로드밴드와 대화 기대”
SK브로드밴드 “망 무임승차 당위만 주장...진정성 의심”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SK브로드밴드가 4일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넷플릭스 측에서 망 이용대가를 논의하자는 연락이 전혀 없었다”면서 “진정성이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방한 중인 딘 가필드 넷플릭스 공공정책 수석부사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이원욱 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방한 중인 딘 가필드 넷플릭스 공공정책 수석부사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이원욱 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넷플릭스는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넷플릭스 미디어 오픈 토크’ 행사를 개최했다. 방한한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은 오픈 토크 행사에서 SK브로드밴드 등 국내 ISP 파트너들과 협업해 ‘윈윈’하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날 가필드 부사장은 “망 사용료와 관련에 한국에서 논란이 있다는 걸 안다”면서도 “넷플릭스는 ‘오픈커넥트’를 개발하는데 1조 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넷플릭스 트래픽의 95% 이상을 흡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ISP와의 협업으로 넷플릭스 스트리밍이 효과적, 성공적으로 제공되면서도 망에 부담되지 않게 하겠다”면서 “지난해 수많은 전 세계 ISP들이 오픈커넥트를 이용해 1조 4,000억 원 규모의 비용을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첨단 기술 등을 활용한 망의 트래픽 증가 부담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SK브로드밴드와 대화를 이어나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넷플릭스에서 망 이용대가 문제와 관련해 어떤 연락도 오지 않았다”면서 “SK브로드밴드는 언제든 논의에 나설 의향이 있지만, 넷플릭스는 오히려 사법부로 문제를 끌고 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딘 가필드 넷플릭스 부사장도 이번 방한에서 정부와 국회, 언론 등과 만나면서 ‘망 무임승차’의 당위성만 주장한다”며 “진정성이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4월 넷플릭스는 국내 ISP사 가운데 하나인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망 이용대가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넷플릭스가 연 법정 다툼 포문에 방송통신위원회의 재정 절차가 중단되기도 했다. 

한편, 국내 ISP 업계에서는 넷플릭스의 국내 ISP 호구 잡기 행태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넷플릭스는 “소비자가 망 이용료를 이미 지불해 CP사인 우리가 망 이용료를 추가로 지불하는 것은 이중지급에 해당한다”고 반박하며, SK브로드밴드 등 국내 ISP의 망 이용료 지불 요구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수년 전부터 AT&T 등 주요 해외 ISP와 망 이용료 지급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KTOA가 지난 2018년 9월 발표한 ‘망 이용대가 관련 해외사례’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2014년 4월 Verizon △2014년 7월 AT&T △2014년 8월 Time Warner Cable 등 해외 ISP와 망 이용료 지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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