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20대 대선에서 젠더 갈등이 화두로 떠올랐다. 여야가 앞다퉈 ‘이대남(20대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공약을 발표하고 여성가족부 존치와 폐지를 두고 다투면서, 온라인상 ‘젠더 혐오단어’는 2배 이상 폭증하고 있다.

최근 3개월(2021.11.14.~2022.2.13.) 남성/여성 혐오 단어 언급량 비교. 위는 한남 등 남성 혐오 단어 언급량, 아래는 한녀 등 여성 혐오 단어 언급량. (자료=썸트렌드)
최근 3개월(2021.11.14.~2022.2.13.) 남성/여성 혐오 단어 언급량 비교. 위는 한남 등 남성 혐오 단어 언급량, 아래는 한녀 등 여성 혐오 단어 언급량. (자료=썸트렌드)

14일 <뉴스포스트>는 바이브컴퍼니의 SNS 분석 서비스인 ‘썸트렌드’에서 최근 3개월(2021.11.14.~2022.2.13.) 젠더 혐오 단어를 검색했다. 그 결과 ‘한남’ ‘퐁퐁남’ 등 남성 혐오 언어와 ‘페미X’ ‘한녀’ 등 여성 혐오 언어는 1월 2주차를 기점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혐오 언어는 지난해 12월 대비 1월 언급량이 188.6%가 늘었다. 혐오단어의 연관어도 ‘군인’ ‘ATM’ ‘범죄’ ‘성희롱’ ‘정신병’ 등 남성을 향한 증오 단어가 주를 이뤘다. 게시글 안에서 긍정, 부정 단어도 ‘비하하다’가 1위, ‘범죄’가 2위, ‘싫다’가 3위로 부정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최근 3개월(2021.11.14.~2022.2.13.) 혐오 단어 연관어.  (자료=썸트렌드)
최근 3개월(2021.11.14.~2022.2.13.) 혐오 단어 연관어.  (자료=썸트렌드)
최근 3개월(2021.11.14.~2022.2.13.) 혐오 단어 긍부정 비교. 왼쪽은 남성혐오, 오른쪽은 여성혐오 단어 긍부정 연관어. (자료=썸트렌드)
최근 3개월(2021.11.14.~2022.2.13.) 혐오 단어 긍부정 비교. 왼쪽은 남성혐오, 오른쪽은 여성혐오 단어 긍부정 연관어. (자료=썸트렌드)

여성 혐오 단어는 지난해 12월 대비 1월 언급량이 241.3% 증가했다. 혐오단어의 연관어 역시 ‘여자’ ‘김치녀’ ‘여가부’ ‘쓰레기’ 등 증오 단어가 사용됐다. 게시글 안에서 긍정, 부정 단어는 1위 ‘국뽕’ 2위 ‘범죄’ 3위 ‘욕하다’ 등 부정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SNS 상에서 젠더 혐오 단어가 폭증한 것은 지난달 여성가족부 존치·폐지 공약이 대선판을 흔든 시점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난달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일곱 단어 공약을 제시했다. 이후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여성가족부 강화’라고 맞불을 놓으면서, 온라인 상에서 여가부 평가에 대한 격론이 벌어졌다.

‘여성가족부’ 키워드는 윤 후보가 폐지를 언급한 1월 7일부터 언급량이 크게 늘었다. 연관어 순위는 ‘폐지’ ‘여성’ ‘윤석열’ 순이었다. 긍정, 부정 단어는 ‘차별(부정)’ ‘대안없다(부정)’ ‘강화하다(긍정)’ ‘범죄(부정)’ ‘큰 성과(긍정)’ 순으로 나타나 대체로 부정적인 인식을 보였다.

한편, ‘남녀갈등’ 키워드 언급량도 1월을 기점으로 증가했다. 2021년 11월 3763건→2021년 12월 4587건→2022년 1월 1만 1772건으로 늘어났다.

최근 3개월(2021.11.14.~2022.2.13.) 월별 남녀갈등 언급량 추이. (자료=썸트렌드)
최근 3개월(2021.11.14.~2022.2.13.) 월별 남녀갈등 언급량 추이. (자료=썸트렌드)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지난해 9월 ‘온라인 혐오표현 인식조사’를 시행하고 혐오표현의 원인으로 ‘정치인 등 유명인이 혐오표현을 써서 문제라고 느끼지 않게 되었다’는 응답이 76.3%로 전년도 조사(49.4%)에 비해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인 등의 혐오표현은 사회적 영향이 크므로 더욱 엄격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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