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미국 아마존 매트리스 판매 1위 기업 ‘지누스’를 인수했다. 그룹의 4대 핵심 사업 포트폴리오인 리빙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정지선 회장의 전략이다. 이번 인수로 현대백화점그룹은 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을 통해 주력 사업역량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사옥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제공)
현대백화점 사옥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제공)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전날 현대백화점이 지누스 창업주 이윤재 회장 등이 보유한 지분 30.0%(경영권 포함)를 7747억 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인수 금액은 현대백화점그룹 사상 최고가다. 현대백화점은 지분 인수와 별도로 지누스와 인도네시아 제3공장 설립과 재무구조 강화를 위한 1200억 원 규모의 신주 인수 계약도 체결했다. 이를 고려하면 인수 금액은 약 9000억 원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오프라인과 국내 유통 중심의 백화점 사업 영역을 ‘온라인’과 ‘글로벌’ 분야로 확장하고, 산업 성숙기 국면인 백화점 사업을 보완할 수 있는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온라인 비즈니스 혁신기업인 지누스 인수를 최종 결정했다”며 “그룹 내 리빙 부문과의 사업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면서도 성장 가능성이 높아, 그룹의 사업 방향성에도 부합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온라인 가구‧매트리스 기업 지누스는 2006년 미국을 시작으로 현재 캐나다, 호주, 일본, 그리고 영국·독일·스페인 등 유럽에도 진출해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초로 침대 매트리스를 압축 포장한 후 상자에 담아 배송해주는 기술을 상용화해 미국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였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 내 매트리스 판매 부문에서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미국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에서 30%대의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미국과 캐나다 전역의 월마트 매장에도 매트리스를 유일하게 공급하고 있다.

9000억 투자…‘비전 2030’ 목표 한걸음

이번 M&A는 리빙 사업을 강화하려는 정지선 회장의 의지가 담겨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비전2030’을 발표하며 주축사업 중 하나인 리빙‧인테리어 부문 매출을 5조원까지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가구‧인테리어 등 리빙 사업 부문 매출이 3조6000억 원 규모로 덩치를 키우게 됐다. 현대리바트와 현대L&C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1조4066억 원, 1조1100억 원이다. 지누스의 지난해 매출은 1조1238억 원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유통 및 리빙 부문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우선 글로벌 시장에 대한 투자와 함께 현대리바트, 현대L&C 등 계열사와 협력해 지누스 취급 품목을 매트리스 외에 거실, 홈오피스, 아웃도어 등 일반가구까지 확대한다. 또한 백화점, 홈쇼핑, 면세점 등 그룹 내 유통 계열사들의 유통망을 활용해 지누스의 국내 사업 확장도 나선다.

특히 지누스의 사업구조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 공략하고 그룹이 진행하고 있는 이커머스 전략을 강화한다. 현재 현대백화점은 각 계열사별 ‘전문몰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중저가 위주의 지누스 사업 모델을 중고가 시장으로 확대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기반의 수면시장 진출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슬립테크(수면 기술) 전문 기업에 대한 추가 인수나 협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이번 지누스 인수로 지속 성장을 위한 또 다른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메가 트렌드나 소비 패턴 변화에 맞춰 미래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사업 중 그룹의 성장 전략과 부합하는 분야에 대한 투자나 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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