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최근 스타벅스를 필두로 커피 체인점의 가격 인상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투썸플레이스, 할리스, 탐앤탐스, 폴바셋에 이어 엔제리너스도 커피값을 올렸고, ‘1000원 커피’로 가성비 좋은 편의점 커피까지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지난해부터 원두 가격이 치솟기 시작하자 원부자재값 압박에 버티지 못한 것이다.

세계 커피 가격 추이. (사진=Trading Economics)

소규모 원두 판매 업체 역시 지속된 원두값 상승에 올해만 2~3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한 곳도 있다. 한 원두 판매 업체는 19일 “지난해부터 커피 선물 가격이 급상승했다. 올해 2월 원두 가격을 한 차례 인상했는데, 또 원두값이 올라 5월에 한번 더 가격을 올리게 됐다”며 “가게를 폐업하는 상황은 피하기 위해 (가격 인상을) 결단했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세계 경제지표 전문 사이트 트레이딩 이코노믹스(Trading Economics)에 따르면, 원두 선물 가격은 1파운드(453g) 당 지난 12일 기준 약 2.33달러(약 2,877원)였다. 불과 1년 전(21년 4월 12일) 원두 가격이 1.28달러(약 1,580원)인 것을 고려하면 1년 새 82%가 오른 것이다. 세계 원두값은 지난해 4월부터 급격히 오르기 시작해 지난 2월 파운드 당 2.5달러 이상으로 ‘정점’을 찍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원두값의 급상승은 세계 원두 생산량의 35%를 차지하는 브라질의 이상 기후에서 촉발됐다. 지난해 7월 브라질 최대 커피 생산지인 미나스 제라이스에서는 기온이 영하 1.2도까지 내려가는 이상 기후로 커피 재배에 큰 타격을 입었다. 브라질 국영 커피기업(Conab)은 2021년도 커피 생산량이 전년도에 비해 24.4% 감소했다는 추정치를 내놓았다. 이 밖에 커피 주요 생산국인 에티오피아, 케냐, 콜롬비아 등 산지에서도 기후 변화로 커피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커피 재배 면적 ‘절반’ 사라진다

커피는 15~20℃에서 최적으로 재배할 수 있는 작물로, 특히 고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으로 기후변화에 취약하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실제로 커피는 기후 변화에 따른 영향을 가장 크게 받고, 오는 2050년까지 커피 재배 지역이 50%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스위스 취리히 응용과학대학교의 로만 그뤼터 교수 연구진은 지난 1월 과학 저널 ‘플러스원’에 발표한 보고서에 “기후 변화 시나리오를 고려할 때 커피의 재배 적합 지역은 2050년까지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며 “이러한 부정적인 변화는 주로 연평균 기온 상승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브라질, 베트남, 인도네시아, 콜롬비아 등 주요 커피 생산국은 모두 기후 변화의 심각한 영향을 받아 커피 재배 지역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남미(A), 서부 및 중앙 아프리카(B), 남부 및 동남아시아(C)의 커피 재배 적합 면적. 위 사진은 현재 커피 재배 적합 면적이고, 아래는 기후위기로 인해 줄어드는 커피 면적이다. (자료=
중남미(A), 서부 및 중앙 아프리카(B), 남부 및 동남아시아(C)의 커피 재배 적합 면적. 위 사진은 현재 커피 재배 적합 면적이고, 아래는 기후위기로 인해 줄어드는 커피 면적이다. (자료=https://doi.org/10.1371/journal.pone.026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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