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권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
이인권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

[뉴스포스트 전문가 칼럼=이인권 문화커뮤니케이터] 경영학에 ‘컨슈머 인사이트’(consumer insight)란 말이 있다. 이 용어는 ‘소비자 행동 양식과 가치관을 꿰뚫어 보고 이를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영어 표현이 정확하게 우리말로 해석되는 규범 표기가 확정되지 않았다.

요즘 들어 인사이트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우리말로는 ‘통찰력’으로 일컬어지지만 이 또한 그 함의를 다 표현하기가 부족해서인지 ‘비전’처럼 원어를 그대로 쓰는 경향이 강하다.

이제 며칠 있으면 제20대 대통령이 취임하게 된다. 늘 그렇지만 새 국정의 지도자에게는 많은 기대를 하기 마련이다. 그 기대에 맞게 새로운 대통령은 무엇보다 인사이트가 필요하다. 국민의 바람이나 가치관을 통찰해 국정의 기초로 삼는 ‘피플 인사이트’라고나 할까.

지도자가 직접 나서서 세세한 정책대안이나 비전 제시를 하는 것이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국민의 뜻을 직접 읽으며 조직 구성원들로부터 도출된 다양한 제안이나 착상을 체계적으로 조직해서 동력으로 삼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러려면 리더에게는 조직을 통합하고 융합할 수 있는 인사이트가 필요하다. 곧 정직을 바탕으로 한 리더십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특히 국가 지도자 한 개인의 직능으로 급변하는 초 첨단 시대를 모두 감당하기는 어렵다.

그렇기에 국가 지도자의 역할은 국민의 뜻을 꿰뚫어보고 각 분야 국정 책임자들과 소통을 통해 중지를 결집시킴으로써 국가적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있다. 우리나라와 같은 중앙집권적 대통령제에서는 이러한 리더십 역량이 더욱 요구된다. 말하자면 국가 지도자의 정책비전과 국민의 집단지성을 융합시키는 창의적인 능력을 말한다.

지금 시대는 ‘포용의 리더십'(engaging leadership)이 중요하다. 다양한 사회적 요소들을 생물학적으로 결합시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야 하는 통섭의 시대여서다. 이렇듯 복합적이고 다면적인 사회구조에서 국민을 이끌어가며 다양한 사회적 이해관계를 통합할 수 있는 지도력이 절실하다.

그것을 달리 표현하면 ’멀티어십‘(multiership)이다. 멀티어십은 종적으로 리더십과 팔로워십을, 횡적으로는 스페셜리스트와 제너럴리스트를 융·복합한 개념이다. 창의성, 전문성, 인성, 실행성, 도전성의 핵심요소를 기반으로 설정되는 새로운 시대에 부합한 목표이자 이를 달성해 가는 패러다임이다.

여기에서 무엇보다 지도자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정직이다. A. 포프는 ‘정직한 인간은 신이 창조한 가장 기품이 높은 작품’이라고 했다. 또 리더십의 대가인 워렌 베니스는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세 가지 요건에 우선 정직을 꼽았고 여기에다 비전과 능력을 보탰다.

이 세 가지를 갖춘 참다운 지도자는 구성원들을 중심에 두고 그들이 자존감을 갖도록 하는데 역점을 둔다. 그런 지도자는 지시적 통제가 아닌 참여적 공감을 중시하는 자세를 갖추게 된다. 한마디로 구성원 모두가 행복감을 느끼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압축성장 과정에서 지시적 통제를 통해 외형적 경제부흥을 이루어 냈다 하지만 국민이 내면적인 행복감을 누리지 못하는 것은 참여적 공감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껏 참다운 지도자가 없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조선시대 세종의 통치이념은 참여적 공감에 바탕을 둔 ‘생생지락’(生生之樂) 이었다. 곧 백성이 일하는 즐거움을 느끼며 신명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었다. 세종의 그런 삶의 질과 행복지수를 높이는 리더십으로 인해 역사는 그를 훌륭한 지도자로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국민을 주인공으로 만드는 리더십. 그것이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다. 새로 취임하는 대통령은 리더는 국민들이 믿고 따르기 때문에 위대한 것이지 결코 힘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그러려면 피플 인사이트를 가져야 한다.

※ 이인권 칼럼니스트는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와 문화커뮤니케이터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소리문화의전당 CEO 대표와 예원예술대학교 겸임교수 역임과 ‘예술경영리더십’ ‘문화예술리더론' ‘긍정으로 성공하라’ ‘경쟁의 지혜’ ‘예술공연 매니지먼트’등 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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