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 원료 벗어나 팜 폐유 등 비식용 원료 활용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현대오일뱅크가 미래성장동력으로 차세대 화이트 바이오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광합성으로 생성되는 다양한 식물자원을 원료로 각종 에너지원과 화학소재를 생산하는 탄소저감 산업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다.

현대오일뱅크 화이트 바이오 로드맵. (자료=현대오일뱅크 제공)
현대오일뱅크 화이트 바이오 로드맵. (자료=현대오일뱅크 제공)

현대오일뱅크는 블루수소와 친환경 화학·소재와 함께 화이트 바이오 사업을 미래 신사업 중 하나로 선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석유를 원료로 하는 정유 및 석유화학 사업만으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랐다는 설명이다.

현대오일뱅크가 추진하는 화이트 바이오 사업은 원료의 조달부터 기존 방식과는 차별성을 갖는다. 기존 바이오산업은 대두와 옥수수, 팜 등 식용 자원에서 에너지원을 추출했다. 하지만 산림파괴 등 부작용이 심각해지면서 선진국 중심으로 식용 원료 사용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기름 찌꺼기와 폐식용유, 땅에 떨어진 팜 열매 등 비식용 자원을 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비식용 원료는 식용 대비 가격도 저렴하다. 제품 추출 방식도 촉매를 사용하는 대신 고온·고압 조건을 활용한 초임계 공법을 적용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초임계 공법은 유해 물질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친환경적이고, 전처리 공정이 불필요해 투자비와 운전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이미 업계 최고의 정유 고도화 공정에서 사용하고 있어 운영 노하우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현대오일뱅크는 화이트 바이오 사업의 구체적인 로드맵도 수립했다고 밝혔다. 1단계로 2023년까지 대산공장 1만㎡ 부지에 연산 13만 톤 규모 차세대 바이오디젤 제조 공장을 건설하고 2024년까지 대산공장 내 일부 설비를 연산 50만 톤 규모 수소화 식물성 오일(HVO) 생산설비로 전환할 예정이다. 

2단계로는 HVO를 활용한 차세대 바이오 항공유를 생산해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선다. HVO를 HPC에도 원료로 투입해 바이오 기반 석유화학 제품까지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3단계에서는 2026년까지 글리세린 등 화이트 바이오 부산물을 활용한 바이오 케미칼 사업을 추진한다. 2030년까지 연간 100만 톤에 달하는 화이트 바이오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주영민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기존 정유 공정의 기술력과 원가경쟁력을 접목해 화이트 바이오 사업을 지속적으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며, “2030년까지 화이트 바이오, 블루수소, 친환경 화학·소재 등 신사업 이익 비중을 70%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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