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 폐업설도 한동안 나돌아

[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서울 종로3가에 있는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이하 도심권센터)의 폐업설이 한동안 나돌았다. 불도 안 땐 굴뚝에 연기 날 리 없듯이 소문은 그저 나온 것은 아니었다. 지난 7월 21일 도심권센터는 서울시로부터 운영 종료를 통보받았다.

앞서 도심권센터는 서울시의 민간위탁운영기관 종합평가에서 2위를 차지해서 위탁운영 종료는 예상하지 못했었다고 도심권센터 관계자는 밝혔다. 그런데 올해 11월 29일에 운영을 마쳐야 하고 그때까지 사업결과 보고와 정산 보고까지 마쳐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서울 종로3가에 자리한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 (사진: 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서울 종로3가에 자리한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 (사진: 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서울시50플러스센터는

서울시50플러스센터는 50+세대의 인생 후반전을 위한 일자리 지원 사업과 평생교육 사업 등을 제공하는 기관이다. 서울시 산하의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4개의 권역별 캠퍼스와 12개의 지역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역 센터는 해당 구청이 주도하는 지역 특화 센터로 운영된다.

그런데 도심권센터는 구청이 아니라 서울시에서 민간에 위탁해 운영하는 구조였다. 여기에는 50+ 관련 사업의 역사와도 관련 있다. 

도심권센터는 원래 2014년 인생이모작지원센터로 설립됐다. 그리고 2015년 서울시는 5060세대의 전반적인 삶과 생애 지원에 관한 내용을 담은 <인생 이모작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서울시는 조례에서 지원 기관의 설립을 명시했고 ‘서울시50플러스재단’ 설립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인생이모작 지원센터’는 지금의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로 이름을 바꾸고 서울시에서 민간에 운영을 위탁하는 방식으로 오늘까지 이어졌다.

서울시 50+ 정책에 방향 전환이?

한편 서울시는 지난 7월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하 재단)의 업무를 기존 ‘복지정책실’에서 ‘평생교육국’으로 이관하는 것으로 조례를 개정했다. 그 결과 8월 19일부로 재단의 업무가 복지정책실 ‘인생이모작지원과’에서 평생교육국 평생교육복지과의 ‘평생교육복지팀’으로 이관했다. 재단과 재단의 사업을 관장하는 부서가 과에서 팀으로 축소된 것.

평생교육복지팀 구성은 팀장 포함 4명이다. 인생이모작지원과 시절에는 15명이 재단 관련 업무를 수행했다고 하는데 팀 구성으로만 보면 기존 사업의 축소가 예상되는 구조다.

이러한 담당 부서의 변화는 50+ 관련 사업 관점의 변화로도 읽힌다. 부서명으로만 봐도 복지 관점에서 평생교육 관점으로 변할 것으로 보인다. 복지 관점에서 50+ 세대를 바라보는 것과 평생교육 관점에서 이들을 바라보는 것은 사업의 종류에서부터 차이가 날 게 분명하다. 

일각에서는 관련 업무 이관이 서울시가 구상하고 있는 산하 기관 통폐합 구도와 연결된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도 제기한다.

지난 7월 서울시가 투자출연기관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당시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기능이 비슷하거나 중복된 곳을 중심으로 (투자출연기관) 최소 3∼4개는 통폐합할 것"이라며 구조조정 의사와 함께 구체적 규모까지 밝혔다.

그 대상에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거론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과 통폐합하는 방안 등을 언급한 언론 기사들이 흘러나왔다. 업무를 복지정책실에서 평생교육국으로 이관한 것에 그런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가는 부분이다.

8주년을 맞은 도심권센터에서는

지난 27일 오후 종로3가에 자리한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 앞마당이 떠들썩했다. 센터 개관 8주년 기념행사인 ‘오SE요마켓’이 진행되고 있었다. ‘오SE요마켓’은 도심권센터가  50+온라인홍보마케터와 남원의 사회적경제기업을 연결한 ‘50+팬슈머’ 행사다.

2022년 9월 27일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에서 개관 8주년 행사가 있었다. (사진: 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2022년 9월 27일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에서 개관 8주년 행사가 있었다. (사진: 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지난 27일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는 개관 8주년 기념 행사로 남원의 사회적경제기업들을 초대해 '오SE요마켓'을 진행했다. (사진: 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지난 27일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는 개관 8주년 기념 행사로 남원의 사회적경제기업들을 초대해 '오SE요마켓'을 진행했다. (사진: 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오SE요마켓’을 위해 남원의 16개 사회적기업이 서울로 올라와 소비자들과 만났는데 현장에는 이들뿐 아니라 ‘꿈나무 사진단’ 등 도심권센터가 배출한 50+ 활동가들도 스태프로 활약하고 있었다.

한 활동가는 “50플러스 센터가 이 세대에게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도심권센터에서 배출한 활동가들이 서울시 지역사회에 어떤 공헌을 하는지” 설명했다. 특히 "경도인지장애 노인을 위한 봉사 활동" 등은 노하우가 많이 쌓여 다른 50+ 센터나 커뮤니티에 "롤모델이 될 수 있을 정도"라고 도심권센터 활동가들의 활약상을 밝혔다. 

신찬호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장도 “수도권의 50+세대와 지역의 사회적기업을 연결한 이 행사만 놓고 보더라도 50플러스센터와 활동가들의 선한 영향력과 지역사회 공헌을 알 수 있다”며 서울시 50+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울시 담당 부서 입장은

한편,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업무를 이관받은 서울시 평생교육국 관계자는 폐쇄설이 돌았던 도심권센터를 계속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다른 장소로 옮기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시에서 위탁 사업 종료를 알리는 공문을 보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평생교육국에서 관련 업무를 이관받은 후 도심권센터에 관한 제반 사항들을 파악해보니 무척 중요한 사업들을 하고 있고 무엇보다 그동안 센터와 관계를 맺은 회원들이 소중한 자원이더라고요. 그래서 서울시가 보유한 다른 공간에서 사업을 이어갈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도심권센터가 민간 위탁 사업이 아닌 서울시 고유사업으로 된다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업무가 복지정책실에서 평생교육국으로 이관된 것에 대해서도 기존 사업의 철학과 규모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직도만 놓고 보면 담당 부서가 축소된 것으로 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주무 팀뿐만 아니라 평생교육과 차원에서 50+ 관련 TF를 만들어 업무를 분담해 예전 과에서 하던 업무와 큰 차이 없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도심권센터는 폐쇄설이 나도는 등 혼란을 겪었지만, 사업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제는, 서울시에서 구상하는 기관 통폐합 대상에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거론된다는 점이다. 이는 서울시의  50+ 사업과 맞물려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런데, 기관 통폐합은 50플러스재단만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공공보건의료재단’도 통폐합 대상에 올랐는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서울시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의료 정책이 흔들릴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취약계층인 노인은 물론 50+세대도 공공의료 대상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이다. 서울시 기관 통폐합 문제와 그 경과는 계속 들여다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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