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2025년 완공 전망된 상암 롯데몰, 2027년 완공으로 미뤄져
롯데, 홍준표 대구시장 부지환수 ‘강경책’에 수성 롯데몰 급물살
롯데쇼핑 “교통영향평가 연기...수성 롯데몰 급물살 홍 시장 때문 아냐”

상암 롯데몰 조감도. (자료=서울시)
상암 롯데몰 조감도. (자료=서울시)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들어설 상암 롯데몰과 DMC역 복합개발 사업이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사업 주체인 롯데그룹과 롯데쇼핑이 서울시 등 지자체의 사전협상 보완 요구에도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어서다.

상암 롯데몰은 사업 초기 인근 망원시장 등 골목상권의 반발에 장기간 사업이 표류된 바 있다. 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롯데가 투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워 개발이 또 다시 지연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사업 주체인 롯데그룹과 롯데쇼핑, 서울시, 마포구 등에 리더십 있는 결단이 부재하는 것도 상암 롯데몰 추진을 어렵게 하는 배경이다. 상암 롯데몰은 사업을 책임지고 밀고 나갈 주인이 없는 ‘무주공산’ 속 빈터로 남고 있다.


차일피일 미뤄지는 상암 롯데몰 사업...대구 수성 롯데몰과 다른 점은


롯데백화점 본사 전경. (사진=롯데쇼핑 제공)
롯데백화점 본사 전경. (사진=롯데쇼핑 제공)

롯데쇼핑은 2013년 서울시로부터 상암 롯데몰 부지(2만644제곱미터)를 1972억 원에 매입했다. 당시 롯데그룹은 상암 롯데몰을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시네마 등을 복합한 서울 서북권 최대 쇼핑단지로 만드는 포부를 밝혔다.

상암 롯데몰 사업은 숱한 애로사항이 있었다. 사업 초기에는 ‘골목상권 보호’를 이유로 장기간 사업이 표류됐다. 대형 쇼핑몰인 상암 롯데몰 사업 추진에 망원시장 등 인근 상인들이 강력하게 반대한 까닭이다. 롯데는 골목상권 보호를 반영한 계획을 2018년 마포구청에 재승인을 요청하면서 다시 상암 롯데몰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는 듯했다. 롯데가 판매시설을 82%에서 최대 31%까지 줄이겠다고 한 것이다.

하지만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오프라인 유통 강자인 롯데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오프라인 매출이 줄고, 온라인 부문 사업 비중을 늘리는 등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면서 상암 롯데몰 계획은 다시 기약 없이 미뤄졌다.

홍준표 대구시장(가운데)과 정준호 롯데쇼핑 대표이사(오른쪽), 최삼룡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이 지난 10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수성알파시티 내 롯데복합쇼핑몰 개발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위한 합의체결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대구시)
홍준표 대구시장(가운데)과 정준호 롯데쇼핑 대표이사(오른쪽), 최삼룡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이 지난 10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수성알파시티 내 롯데복합쇼핑몰 개발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위한 합의체결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대구시)

상암 롯데몰과 비슷한 사례가 대구 수성알파시티 내 롯데몰 사례가 있었지만, 현재 해당 사업은 급물살을 탄 상태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수성 롯데몰 사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서다.

올해 2월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지부진한 수성 롯데몰 사태에 대해 ‘부지 환수 조치’ 등 강경 대응을 지시한 바 있다.

지난달 홍준표 대구시장은 간부회의에서 “롯데몰 같은 투자유치사업이 지연되는 걸 방치해선 안 된다”며 “협약 체결 후 집행에 대한 관리 등 정책적 수단이 수반돼야 기업이 움직인다”고 말하며 대응을 지시했다.

이후 8년 동안 지지부진했던 수성 롯데몰 사업은 완공날짜를 못박는 등 급물살을 탔다. 홍 대구시장의 강경책이 통했다는 분석이다.대구시와 롯데쇼핑,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등은 지난 10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수성알파시티 내 롯데복합쇼핑몰 개발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위한 합의체결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롯데쇼핑은 롯데복합쇼핑몰 공사를 2026년 6월 말까지 완료하고 같은 해 9월 말까지 영업을 개시하기로 합의했다. 또 롯데쇼핑 측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업추진 일정이 장기간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하면 ‘지연보상금’을 부과하는 이행담보 조항도 명문화했다.


리더십 발휘하는 책임자 없는 상암 롯데몰...“수성 롯데몰, 홍준표 시장 리더십 때문 아냐”


상암 롯데몰이 표류하는 가장 큰 배경에는 홍준표 대구시장처럼 개발 사업을 책임지고 드라이브를 거는 책임자의 부재가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2월로 예정됐던 상암 롯데몰 교통영향평가도 기약없이 미뤄진 상태다. 

마포구청 관계자는 27일 뉴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상암 롯데몰과 관련해 아직 롯데 측에서 어떤 최종 제안서나 보완서 등을 구청으로 보내오지 않고 있다”며 “매달 롯데 측에 상암 롯데몰 관련 내용의 진척 상황에 대해 체크하고 있지만, 아직 아무런 진행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의 상암 롯데몰과 연계한 DMC역 복합개발 계획도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롯데 측에 상암 롯데몰과 연계한 DMC역 복합개발 기여분과 관련 사전협상 제안서 보완을 촉구했다”며 “하지만 롯데는 일주일이 지난 현재까지 제안서 보완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14일 “DMC역 복합개발은 상암택지개발지구 내 롯데쇼핑몰과 연계한 지역주민의 관심이 높은 사업”이라며 “사업의 사전협상 제안서 보완 및 향후 추진 일정 등을 빠른 시일 내에 제출해 주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상암 롯데몰 논란과 관련해 롯데쇼핑 관계자는 “상암 롯데몰은 지난 2021년 서울시 건축위원회를 통과해 사업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며 “롯데의 온·오프라인 포트폴리오 조정과 팬데믹 이후 변한 유통 상황 등을 고려해 롯데몰 사업의 세부적인 내용을 서울시와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상암 롯데몰은 롯데의 숙원사업으로, 계획에 따라 투자를 지속해나갈 것”이라며 “홍준표 대구시장이 리더십을 발휘한 강경책으로 수성 롯데몰 사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는 것은 오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예정된 교통영향평가는 설계가 끝나지 않아 미뤄진 상황”이라며 “여러 가지 변수가 있겠지만, 2027년 완공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21년 서울시 도시·건축 공동위원회를 통과한 상암 롯데몰 사업은 당초 빠르게 진행돼 2025년 완공될 전망이었다. 현재 롯데쇼핑 측은 상암 롯데몰에 대해 올해 상반기 내 서울시 건축위원회 심의와 2024년 5월 마포구 건축허가를 받고,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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