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완재 기자] 새누리당 당대표에 나설 예정인 김무성 의원과 서청원 의원이 기선제압을 위해 각자 잰걸음에 나섰다. ‘친박(친박근혜) 맏형’과 ‘비주류 좌장’ 격인 새누리당의 서청원, 김무성 의원간 이번 대결은 역대 어느 당권경쟁보다 흥미로운 한판 승부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두 사람 모두 친박계 인사이자 실세로서 이번 승부의 결과에 따라 향후 당내 입지와 정치적 명운도 엇갈릴 전망이다.
서청원 의원은 9일 당권 도전 슬로건으로 ‘책임 대표론’을 내세우고 본격 당권경쟁에 뛰어들었다. 경쟁자인 김무성 의원은 ‘과거 대 미래’ 프레임을 내걸고 강력한 도전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서 의원은 이날 한 일간지와 인터뷰를 통해 “당 대표는 모든 정치의 중심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춰 국정을 이끌어가야 한다”면서“나의 모든 경륜과 경험을 다 토해내서 대통령을 뒷받침하겠다. (다만) 정치는 국민과 제일 먼저 소통하는 당이 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통령이 매일 하나부터 열까지 여의도 정치에 함몰되면 아무 일도 못 한다”며 대안으로 당정청 회동 분기별 정례화 및 여야 영수회동 추진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서 의원은 또 10일 ‘여의도 정치’ 복원과 ‘수평적 당·청 관계’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오전 10시30분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개최한 새누리당 개혁 토론회에서 이같은 견해를 피력했다.
이 자리에서 ‘새누리당의 변화와 혁신의 길’이란 제목으로 기조발제에 나선 서 의원은 “국가대개조를 뒷받침하는 정치대개조에 나서야 한다”며 “정치대개조를 통해 국가대개조, 더 나아가 통일 대한민국의 원대한 꿈을 이룰 역사의 주체 세력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대개조를 통해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새누리당이 주도하며 청와대와의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수평적 긴장관계로 당·정·청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도전하는 김 의원은 국회 최다선인 7선의 풍부한 경륜을 바탕으로 “당정청 관계를 리드해 나가는 책임 대표가 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 의원은 또 9일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 친박·비박 구도를 거부하는 입장을 밝혔다.그는 인터뷰에서 “당정청이 서로 할 말은 하고 건강한 긴장관계가 유지돼야만 발전이 있다”며 “그런데 마치 내가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유감이고 추호도 그런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이 과거가 아니라 미래로 가야한다고 강조하며 ‘미래'의 핵심내용은 공천권 제자리 찾기 등 정당 민주주의 실현이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여기에는 서 의원을 '과거'로 묶어두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10일에는 “오래 전부터 당헌당규에 상향식 공천이 보장 돼 있는데 선거 때만 되면 권력자가 와서 (당헌당규를) 다 무시하고 자기 마음대로 (사람을) 심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일경제 공부모임’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공천권을 국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공개적으로 이야기는 못하지만 이번 6·4 지방선거에도 그런 예가 있었다”며 “당헌당규 사항이 안지켜지고 있는데도 부당하다고 항의조차 못하는 분위기가 오늘의 새누리당 분위기다. 이 벽을 깨지 않으면 당 발전이 안되고 정권 재창출도 안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당 대표 당선 시 인선과 관련해서는 “지금 우리나라 제1의 망국병이 지역감정”이라며 “지역감정을 해소하는 길은 ‘탕평인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