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성한 사회·경제활동 탓 여성음주 크게 늘어

남녀평등 21세기, 음주에 있어선 남녀불평등 시대
신체구조상 똑같은 음주에도 여성이 남성보다 불리
여성 음주사고 매년 30.4%씩 증가...50~60대 음주운전 급증
가임여성들, 알코올 치명...유방암등 질병유발도 2배

[뉴스포스트=최유희 기자] 늦가을 단풍잎이 하나둘씩 떨어지는 지난 주말저녁 홍대 앞 거리. 쌀쌀해진 가을날씨에 코트를 차려입은 2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서너명의 여성들이 홍대 앞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다. 그들은 누가봐도 휘청거리는 모습에 만취한 모습이 역력했다. 최근 이처럼 우리사회 여성족들이 증가하며 사회적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국내 굴지의 주류회사들의 술 광고를 보면 대부분이 여자 연예인들이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주류광고에 여자 모델이 등장한다는 것은 익숙치 않은 풍경이었다. 주류회사들마다 주로 여자 연예인들을 모델로 등장시키면서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주류 마케팅의 반영으로도 볼 수 있다. 이는 곧 그만큼 여성 음주자들이 예년에 비해 크게 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 (사진=뉴시스)
실제 통계를 보면 과거와 비교해 여성의 음주인구 비율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젊은 20대 여성들의 음주인구 비율이 늘어났다. 문제는 남녀의 생리적인 차이로 인해 똑같은 음주량에도 여성의 음주는 남성의 음주보다 더 위험하다는 것이다. 심각한 것은 가임기 여성들의 음주율도 늘고 있는 추세로 나타난 것이다. 최근 부쩍 늘고 있는 여성의 음주증가와 이로 인한 사회적 문제는 없는지 들여다본다.

여성음주족, 생활수준 향상과 함께 증가추세

최근 여성들의 사회·경제활동이 많아지고 과거와 달리 여성들의 교육수준이 향상해 여성의식에 변화가 나타났다. 음주가 여성들에게 다가가는 의미와 규범이 변화함에 따라 “여자가 무슨 술이야” 남녀불평등 가치관이 드러나는 이러한 말은 과거에나 있었던 것이지 최근에는 여성들이 술을 마시는 것이 흔해졌고 그 결과 여성 음주가 늘고 있다.

사단법인 대한보건협회와 새누리당 보건복지위원회 신경림 국회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국민영양조사 결과, 여성 월간 음주율은 2001년도 22.8%에서 2012년 42.9%로 10년 사이 88% 증가했고 고위험 음주율은 2005년 4.6%에서 2012년에는 7.9%로 72% 증가했다.

이를 통해 남녀 전체 비율로 본다면 여자 음주의 비율은 낮은 편이지만 우리나라 여성의 월간음주비율과 고위험 음주율이 계속 큰 폭으로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 (참고사진=뉴시스)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최근 사회적으로 모든 분야에서 남녀평등이 이뤄지고 있는 현실에서 여성들의 음주가 남성들의 음주 수준에 육박하고 있는 것이 왜 문제인가 하는 궁금증도 생기게 된다. 하지만 음주에 있어서는 남녀불평등을 호소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전문가에 따르면 알코올 섭취량의 ‘적당량’은 하루 30g 미만이다. 이 양은 소주 반병, 맥주 석잔 정도를 말한다.

하지만 적당량을 마시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기분에 취해 분위기에 취해 과도한 음주를 하기 마련인데, 이러다보면 여성들에게는 특히 몸에 해롭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여성의 과도한 음주가 안 좋은 이유는 항산화 방어체계를 붕괴시켜 피부의 노화를 촉진시키며 유방암 발생 가능성 증가시킨다.

과거 통계청 조사결과 현재 20-30대 여성의 60% 정도가 평소에 술을 즐기고 흡연을 하는 여성도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평소에 술을 자주 피우마신 사람은 술을 마시지 않은 사람보다 유방암 발병률이 2배 이상 높다. 이 중 특히 알코올 해독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사람이 술을 마신 경우는 유방암 발생이 3배 이상 높으며 담배까지 함께 피우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은 더욱 높아져 25살 이전부터 흡연을 한 경우는 유방암 발병률이 14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여성들의 평생 스트레스는 과연 무엇일까? 바로 다이어트 일 것이다. 알코올은 1g당 7칼로리를 내는 고칼로리 식품이며 복부비만의 원인이라 다이어트의 적이다.
소주 1잔 70칼로리, 양주 1잔 100칼로리, 생맥주 1잔 200칼로리를 내는 고칼로리 식품이다.
만약 여성이 남성과 같은 몸무게라는 가정 하에 같은 양의 알코올을 섭취한다면 남성에 비해 더 취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알코올은 지방에는 잘 분해되지 않는데, 여성은 남성에 비해 체액이 적고 체지방이 많기 때문이다.

또한 체중은 혈관을 통해 알코올의 분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데 체중이 적게 나가는 사람일수록 알코올을 분해하는 역할이 약해 일반적으로 남성에 비해 여성이 신체가 작기 때문에 알코올에 뇌에 도달할 때까지 덜 희석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은 위에 알코올을 분해할 수 있는 탈수소효소를 적게 갖고 있어 같은 몸무게를 가지고 같은 양의 술을 섭취하더라도 남성에 비해서 30% 이상의 알코올을 혈액에서 흡수하게 되는 것이다. 즉, 여성에게 1잔의 술은 남성에게 2잔의 술과 같은 영향을 신체에 미치는 것이다.

여성 음주사고도 매년 증가하고 있어...

여성 음주사고가 매년 30.4%씩 증가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지난 8일 부산에서는 음주 상태인 가정주부 지모 씨(53)가 몰던 아반떼 승용차가 시장골목 천막 분식집 등을 덮쳐 2명이 숨지고 10명이 중경상을 입은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분식집 주인 권모 씨(68여)와 바로 옆 채소가게 주인 김모 씨(64여)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또한 학교 수업을 마친 후 분식집에서 야식을 먹던 고교생들은 머리와 허리를 다치는 등 중상을 입거나 가벼운 부상을 당했고 경찰이 지 씨의 음주 여부를 측정한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음주단속 기준 0.05%보다 낮은 0.02%로 나타났다.

과거 조사를 보면 지난 2009년 연말 여성운전자의 음주사고가 2005년에 비해 두 배 증가했고 특히 50~60대 여성운전자의 음주사고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부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지난 2005~2009년 자사 자동차보험 가입 운전자가 발생시킨 음주운전 4만 7819건의 사고를 대상으로 2010년에 ‘음주운전 사고특성 및 위험성’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 당시 음주운전 사고는 남성이 9016명, 여성이 992명으로 남성이 여성 보다 약 10배 가량 많았지만 여성운전자는 지난 2005년 수준에 비해 30.4% 증가해 남성운전자 8.9% 보다 훨씬 높은 증가 추이를 보였다.
특히 50~60대 여성 음주운전자는 같은 기간 37명에서 96명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또한 월별 여성운전자 음주운전사고는 연말인 12월에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12월은 매년 가파른 증가추세를 보였고, 2005년에 비해 2009년 사고건수가 1.8배 증가해 여성인구의 사회활동 증가와 함께 여성운전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여성이 음주운전 하는 위험한 음주문화도 늘어나고 있다.

임산부의 음주, 태아에 직접 영향 ‘매우 위험’

심지어 임산부들도 술을 마시는 경우가 있다. 임산부가 술을 마신다는 것은 뱃속의 태아에게 혈관을 통해 술을 주는 행위와 같다. 산모가 술을 마시면 혈중알코올농도가 올라가다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태아는 일시적으로 취하는 것에 끝나지 않고 발달 중인 여러 장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여성 음주는 실제로 유산·불임·조기폐경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 여성들이 늘면서 과로와 회식문화 등으로 인한 자연유산 사례도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1주에 2번 이상 술을 마시면 유산 위험이 2배로 늘고 매일 마시면 3배까지 이른다고 한다. 자연유산의 80%는 임신 12주 이내에 생기므로 특히 임신 초기에 몸가짐을 조심해야 하지만 임신 사실을 모르고 술 마시는 경우가 많아 약간이라도 임신 가능성이 있다면 술자리를 피해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언급했다. 특히 여성이 지속적으로 술을 마실 경우에는 프로락틴이라는 호르몬의 분비가 활성화돼 불임과 조기 폐경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코올은 혈관을 통해 태아에 영향을 준다. 일명 ‘태아 알코올 증후군’은 임신 중 엄마가 즐겨마시던 술에 의해 아이에게 오는 장애를 말한다. 임신 중 음주는 태아알코올증후군을 가진 기형아를 출산하거나 신체적·정신적 장애아, 저체중아를 출산할 우려가 있으며 심할 경우에는 유산 또는 사산의 위험이 있다.

임신 중 알코올은 고용량 노출 시 심장기형 등 구조적 기형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고용량이 아니라도 성장하는 뇌는 매우 민감하고 취약한 기관이어서 소량의 알코올도 직접적으로 독성을 나타낸다. 직접 태아의 뇌세포를 죽이고 뇌세포의 성장에 필요한 아미노산과 당의 전달을 방해하기도 하며 태아에게 가는 혈류를 방해해서 저산소증을 유발하거나 신경세포의 성장과 이동을 방해함으로써 정신지체나 행동장애를 유발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손상은 쉽게 회복되지 않고 평생 장애로 남아 학습장애를 유발하며 성인기에 직장에 적응을 잘 못하고 약물 남용, 범죄 행위 등과 관련되는 2차장애가 발생한다.
출산 후 수유기동안의 음주도 모유를 통해 알코올이 아기에게 전달돼 위험하다. 과음을 할 경우에 모유의 분비량을 줄일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꼭 마셔야 한다면 알코올이 분해될 수 있는 시간이 지난 후 수유를 해야 하며 적어도 수유 한 시간 전에는 마셔서는 안된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또한 지난 2011년 질병관리본부에 실시한 연구용역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일반학교 아동 모집단 7785명 중 224명에 대한 진단면접을 한 결과 태아알코올증후군 유병율이 0.18%~0.51%로 추정됐다.
또한 지적장애 아동시설에 있는 87명을 진단 면접한 결과 태아알코올증후군 유병율이 14.9%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신경림 의원은 “본 연구의 유병율 수치는 외국과 비교할 때 낮지 않은 수치라고 밝히면서 여성음주율을 낮추기 위해 술병에 ‘임산부 판매 금지’ 표시를 제도화하고, 태아알콜증후군 등 여성음주와 건강 등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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