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가구 2차량 시대 진입, 양적 팽창 맞는 시스템 변화 필요"

▲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가 지난 3일 대림대학교 교수 연구실에서 <뉴스포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뉴스포스트=최병춘 기자] “나는 담 사이에 있는 사람이다. 칭찬 하면서 쓴소리도 해야한다. 그래야 발전한다”
우리나라 자동차 대수가 2000만대를 넘어섰다고 한다. 국민 2.6명당 자동차가 1대씩 있는 꼴이다. 1975년 현대자동차의 첫 양산차 포니가 선을 보인지 40년만에 자동차 산업과 문화의 거대한 변화가 느껴지는 수치다. 이쯤에서 우리 자동차산업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정리해 볼 시점이기도 하다. 마땅한 사람이 딱 한명 떠오른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각종 자동차 정책과 기술, 문화 등 분야를 가릴 것 없이 관여하며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대표적인 자동차 전문가로 꼽히고 있다. 반면 국내 자동차업계나 정부의 잘못에 대해 날선 비판과 질책도 앞장서서 하는 인물로도 유명하다. 최근에는 급발진 사고에 원인을 규명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해 자동차업체의 과실을 증명하겠다고 나서 업계를 긴장케 하기도 할 만큼 쓴소리도 아끼지 않고 있다.

우리 자동차산업이 중요한 기점에 선 지금 스스로를 ‘자동차 산업 양면 담 사이에 있는 존재’라고 표현한 김 교수에게 우리 자동차 산업과 문화를 들어보기로 했다. 내년이면 자신이 맡고 이끄는 자동차 단체만 10개가 넘어설 것이라고 할 만큼 정신없이 바쁜 김 교수를 지난 3일 대림대학교에서 만나봤다.

Q:자동차 등록대수가 2000만대를 넘었다고 한다.

굉장히 의미가 크다. 이제 1가구 2차량 시대가 본격 진입한 것으로 보면 된다. 이제는 산업에서 문화적 중심으로, 이동수단에서 생활공간으로, 양적 팽창에서 질적 팽창으로 가는 시점으로 볼 수 있다.
이제 세컨드카 문화로 접어들게 되면서 세컨드카를 친환경 등으로 유도하는 등 이를 대비한 정부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양적 팽창을 담아낼 수 있는 지능형 교통 시스템 등 지속가능한 인프라는 물론 법적 개선 등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오래전 관행적 제도의 재구조 필요하다. 집을 다시짓는 것처럼.
2000만대라는 수치는 양면이 있다. 한쪽으로는 증가에 대한 교통 인프라 등 포화된 부분을 어떻게 수용하느냐는 숙제와 이에 걸맞는 인프라가 중요하다.
우선 도심지에서는 선진적인 교통 인프라가 중요하다. 우리 또한 지능형 인프라와 스마트 기술 적용 가능하다. 우리의 경우 2000만대 흩어진게 아니라 도시에 모여있어 양적 팽창에 맞는 시스템 변화 필요하다.

Q:앞으로 얼마나 더 늘어날까.

2500만대까지는 가능할 것이다. 다만 늘어나기 위한 조건이 있다. 확대 가능성은 있지만 과거처럼 폭발적으로 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통일이라는 변수가 작용하면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겠지만 당장 우리의 상황에는 한계가 있다.
경제가 뒷받침 돼서 먹거리가 많아야 한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차를 구입 안한다. 앞으로 산업 확대에서 경제활성화가 키워드가 될 것이다. 얼마나 경제가 살아나냐가 차의 확대 가능성을 높여 줄 수 있는 요인이다.
하지만 차가 많다고 선진국은 아니다. 산업에 걸맞는 문화가 정착해야한다. 생산자 판매자 중심이 아닌 리콜 등 A/S 처우개선부터 소비자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시스템으로 개선돼야 하는데 아직 산업계에는 그러한 인식이 아직 덜 돼있다.

Q:그동안 우리 기술력은 얼마나 발전했다고 보는가

많이 발전했다. 칭찬을 안할수 없다. 1975년 양산형 포니 출시 이후 40년 사이 세계적 수준까지 오른 유일한 나라다. 자부심 크다.
하지만 아직까지 질적 성장 면에서는 대중차 중심이지 프리미엄 분야는 아니다. 현대차 등 우리자동차 업체는 아직 이러한 숙제 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대중차는 규모의 경제라면 프리미엄차는 기술력과 브랜드 이미지 극대화와 직결돼 있는 것으로 앞으로 우리 자동차 산업이 해결해야할 숙제 중 하나다.
지금이 2단계 발전을 위한 중요한 기점이다. 지금까지는 40년동안에 마라톤 같은 경우 선도그룹에 진입한 것으로 볼수 있다. 지금까지 양적 팽창이었다면 앞으로는 질적인 팽창으로 가야한다. 아직 숙제가 많다.

Q:수입차 강세가 무섭다. 어떻게 바라봐야하나

냉정하게 볼 필요 있다. 이용할 건 이용해야한다. 서로 경쟁시키면 서비스 경쟁을 벌이고 가격도 떨어질 것이고 결국 소비자 중심으로 이동할 수 밖에 없다.
수입차가 늘어난는 점에도 양면성이 있다. 독점체제가 갖춰져 있는 국내시장에 대항마 역할을하며 자동차 문화 성장을 이끌어내데 수입차가 기여를 많이 했다. 자동차 브랜드 이미지의 중요성이라든지 문화적 활동을 통해 국내 자동차 업계에 자극을 준 점도 있다. 또 국내 자동차 시장을 글로벌 시장으로 바꾸는데 일조했다.
하지만 시장을 잃어버리니까 왜곡되는 부분도 나오고 있다. 수입차가 외국과 우리나라에 대한 이중잣대 문제. 부품비나 공임비도 워낙 고가다. 또 문제가 생기면 외국, 특히 미국은 징벌적 보상이지만 우리는 보상적 보상이다보니까 소비자 배려가 안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수입차들은 우리나라 와서 ‘법대로 해라’라는 말을 쓴다. 왜냐하면 법 자체가 생산자 판매자 중심으로 돼 있다보니까 회사측이 유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 배려보다는 우리업체의 못된 태도를 배운 것 같아 안타깝다.
결국 국내 자동차 업체이 잘해야 된다. 이같은 폐해가 곧바로 소비자에게 이어지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을 키워 고용도 창출해야하고 기술적 향상도 이뤄내야한다. 하지만 악재가 5가지가 있다. 환율문제, 통상임금문제, 노조파업, 저생산성, 고비용 구조 등 하나하나 풀기 쉽지 않은 문제다. 지금이 제2 도약을 위해 가장 어려운 점이 많고 고민이 많을 시점이다.

▲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가 지난 3일 대림대학교 교수 연구실에서 <뉴스포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홍세기 기자)
Q:자동차 제도 변화에 큰 역할을 했다. 대표적인게 올해 튜닝산업 관련 제도다. 하지만 체감상 큰 변화가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소비자의 욕구가 굉장히 크다. 하지만 사실 40년동안 누적된 문제를 1~2년 안에 푼다는 것은 불가능한 이야기다.
또한 튜닝 등 자동차 관련산업에 대해 중앙공무원들이 착각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돈만 집어넣고 막았던게 뚤리면서 활성화 하면 될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튜닝 등 에프터산업은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산업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그만큼 R&D도 중요하고 시장도 중요하다. 모터스포츠라든지 관계 산업이나 문화가 전체적으로 성장하게 해줘하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2~3년 지나면 이같은 문제도 수면위로 올라와서 나아질 것이다. 국민 인식과 문화적 개선도 이뤄지고 있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Q:반면 공들였던 연비과장 문제는 어느정도 성과를 보고 있다.

연비 과장 문제에 대해 처음부터 관여해왔다. 그동안 부처간 이기주의 문제도 있었던 것 사실이다. 국토부가 모두 잘했다고 볼 수 는 없지만 일단 수면밑에 있던 문제를 수면위로 올리는데 큰 공헌을 했다. 문론 10년 전부터 승용차 연비 문제를 관리해왔던 산업부가 국토부의 개입을 탐탁치 않아 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국토부가 나서지 않았으면 해묵은 문제를 산업부가 그대로 묻었을 것이다. 국토부와 자동차업체간 알레르기 반응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 국토부가 연비문제, 파노라마썬루프 문제 등 자동차업체가 싫어할 만한 문제들을 많이 건드렸다.
이제는 싸우는 것보다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을 배려하는 태도 또한 중요하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운점은 자동차 관련 문제를 아우르는 정부의 콘트롤 타워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사실은 자동차가 산업 양대 축임에도 불구하고 정부 부처 중 자동차 명칭이 들어간 부서가 별로 없다. 지금 큰 부서임에도 불구하고 인원이나 역할이 너무 작다. 국토부에 ‘자동차 정책과’ 자동차 운영과 두 개뿐이 없다. 산업부는 ‘자동차항공과’ 밖에 없다. 자동차 정책관도 없다. 정작 이분야를 잘 모르는 이들이 다루다 보니 뜬구룸 잡는 정책도 나오고 있다.

Q: 급발진 원인을 규명하는 장치를 개발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당장 내년 1월부터 시장에 뿌릴 것이다. 일단 가격이 저가고 장착이 쉽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거나 보험사와 연개해서 무료로 배포하거나 중고차 시장을 통해 대규모로 공급하는 방법 등을 고려하고 있다. 지금도 업계에서 문의 전화가 많이 온다. 업체 선정 부터해서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 이 장치로 급발진 원인이 무엇인지 명백하게 밝혀지면 세계 자동차 시장이 뒤집어지게 될 것이다. 생각이상으로 문제가 클 것이다.

Q:인허가 문제 등 걸림돌 없나?

자동차 용품이기 때문에 전혀 문제 없다. 인허가 낼 필요 없다. 법적 문제로 갔을 때 신뢰성도 정부가 보장하고 있는 OBD2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문제 삼을 수 없다. 전자파 인증 등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전혀 없다. 급발진 문제는 현재 뿐 아니라 지금까지 누적된 문제도 상당하다. 일부 자동차 메이커에서는 급발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을 찾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대다수 메이커에서는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업체들은 여전히 문제를 드러내놓고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있다. 내가 업체들의 블랙리스트 1호라고 하더라. 급발진 문제가 생기면 통보해 주고 후유증 크니까. 자동차업체나 정부에서 인지를 하건 말건 내 마음이 편해야 하니까 그렇게 하고 있다. 나비효과가 생겨서 평지 풍파가 생겨도 문명의 이기가 흉기가 되면 안된다. 밝혀야 한다는 것은 명확하다. 법적 다툼도 고려해 로펌도 연결시키려 하고 있다. 우리가 안하면 미국이 한다. 칼자루를 미국이 쥐면 우리차 박살날 수 있다. 우리가 선점해야 한다. 하지만 현대차 등 우리 자동차업체들은 아직까지도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Q:많은 단체를 이끌고 쓴소리도 마다않고 있다.

의무감이다. 학자된 양심으로 아니다라고 할 수 있어야한다. 예스맨만 있으면 자기 자신을 못보게 된다. 하지만 너무 한 쪽으로 치우치면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저는 학자로서 중립을 지키려고한다. 한마디로 담타기 하는 사람이다. 20년을 담타기 해왔다. 현대차나 기아차에서 자문이나 특강 등 도움을 요청하면 해준다. 그러나 사안에 따라서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한다.
자동차가 산업쪽으로만 치우치다 보니 절름발이 상태다. 문화적으로도 올라가야한다. 취약하고 외곡된게 많다. 법적으로도 대기업에 휘둘리는 문제도 많고 정책적으로도 정치를 하면서 장난치는 경우도 많고, 자동차만큼은 제대로 된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활동하고 있다. 학자로서 자동차 환경 선진화에 기여해야 할 것 아닌가.
칭찬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비판도 중요하다. 간혹 만나고 도와준다 하지만 아닌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학계쪽은 두려워 할 수 밖에 없다.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책임도 져야하기 때문이고 산학연 등 산업계와의 관계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부처와 산업계, 서울시 등 지자체까지 많은 일에 참여하고 있는 나로서는 이미 그 단계는 넘었다. 자동차는 그야말로 융합이다. 그래서 인제는 공학도 할줄 알고 산업이나 유통 등도 다 알아야한다. 하지만 이를 제동해줄 수 있는 전문가들이 많지 않은게 현실이다. 경영 경제까지 도움이되는 인재가 되야한다. 나도 그런 후학 들을 양성하고자 한다.

Q:앞으로 계획은?

요세 목적은 즐겁게 놀자다. 내가 워코홀릭이다. 15년상 이러다 보니 놀자는 말을 수시로 머릿속에 되새기고 있다. 또 하나는 후진양성이다. 곧 애프터마켓 연구소를 만드려고 한다. 이륜차 등 분야별 전문가 인재를 양성하고자 한다. 또 앞으로 전기차 등 자동차 관련 단체를 2개 정도 더 맡개 될 것 같다. 그래서 자동차 관련 단체의 그룹을 만들어 볼까도 생각중이다.

Q:즐겁게 논다고 하지 않았나

그래서 내가 문제가 많다.(웃음) 제가 밑거름을 맡았고 대부분 단체가 제가 만든것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에 당장 누가 맡을 사람도 없고하다보니 이렇게 됐다. 하루빨리 다른사람에게 자리물려주고 해야하는데 쉽지 않다. 저는 나중에 자동차 아닌 다른 것 하고싶다. 젓가락 문화에도 관심이 많다. 내년에는 젓가락 관련 사단법인도 만드려고 한다. 책도 정리도 하고 인생 교육, 삶 등에 대해 쓰고 싶다. 결국 이 자체를 놀이로 즐겨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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