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과 제자의 진흙탕 싸움 결국 법적소송까지

오선지 강매로 촉발된 사제간 대립 결국 법적까지
학생, 교수의 횡포(?)에도 불이익 받을까 참았다
윤 교수 “학생들의 주장에 그런 적 없다” 주장
숙명여대측, “배후 세력 없으며 중립 지키겠다”

[뉴스포스트=최유희 기자] 교수가 학생들에게 폭언을 하고, 오선지와 졸업작품집을 강매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숙명여자대학교 작곡과 교수와 제자들의 갈등이 민·형사 고소와 법적다툼으로까지 번지는 등 갈수록 골이 깊어지고 있다. 교수는 법적대응을 끝까지 하겠다고 주장하고 있고, 학생들은 이에맞서 절대 사과할 수 없다며 대립중이다. 세 달이라는 기간동안 해결되기는커녕 더욱 갈등만 깊어지고 있는 ‘숙대 작곡과사태’ 그 실상을 <뉴스포스트>가 취재해봤다.

제자들이 말하는 교수들의 만행

▲ (사진=뉴시스)
숙명여대 작곡과 학생 100여명은 지난 9월1일 2학기 수업 첫 날부터 음대 건물을 비롯한 학내 게시판 등에 작곡과에 재직 중인 윤영숙 교수와 홍수연 교수를 성토하는 대자보를 게시하는 등 교수들에 대한 공개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다음 학기 등록 거부에 나서는 것은 물론 파면 조치가 이뤄질 때까지 수업을 거부하겠다는 강경한 의사를 표했다.

대자보에는 따르면 “윤 교수는 50분씩 1대1로 해야 하는 개인 레슨을 10명씩 모아 한사람당 5분 정도밖에 수업을 하지 않았으며 레슨을 받기 위해 기본 1시간, 길게는 4시간까지 기다림이 있어야한다”, “수업에 성실히 참여했으나 불명확한 이유로 F학점을 부여하는 등 수업 중 피아노의 위치가 중앙이 아니라며 연주를 중단하고 조교와 학생들을 향해 폭언을 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학생 뿐 아니라 동료교수에게 ‘쟤’, ‘야 이 여자야’라고 지칭하고 오후 출근으로 인한 작곡과 조교들의 노동착취와 늦은 퇴근”, “서울 시내 모든 음대의 악기론 강의는 작곡과 출신의 교·강사가 강의하지만, 숙명여대는 윤영숙 교수의 작품을 대부분 연주하는 현 바이올린 연주자가 작곡과 겸임교수로 채용돼 작곡과 전공필수 과목인 악기론을 가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홍 교수에 대해서는 “‘인간쓰레기 연대·이대 학생들보다 덜 떨어졌다’, ‘너희 부모는 무책임하다 ’등의 모욕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수업을 듣는 항생들은 조교를 통해 정시출석, 교수는 10분 이상 늦게 들어와 수업시간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으며 레포트 제출을 했으나 과제 행방은 묘연하고 이를 학생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등 지방에 사는 학생들에게까지 직접와서 재제출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밖에 “09학번 학생들이 입학 후 필수로 봤던 기초음악이론 시험문제를 2014 기초뮤지션십 기말고사에 똑같이 출제하고 레슨을 받으러 들어가자마자 교수가 나가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알리며 목소리를 높였다.

고소에 내몰리는 학생들

윤 교수는 관련 내용을 인터넷에 올린 네티즌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고소한 네티즌 중에는 윤 교수의 제자인 작곡과 1학년생 A(19)씨도 있었다.

지난달 18일 숙명여대와 서울 용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초 윤 교수는 자신과 관련된 내용의 글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아이디 4개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윤 교수는 자신을 비난하는 인터넷 청원 글을 쓰거나 스크랩한 유포자 아이디 4개에 대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에 숙명여대 작곡과 비상대책위는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입장문을 발표했다. “작곡과 1학년 재학생이 ‘네이트 판’에 청원하는 글을 썼다는 이유로 윤 교수님으로부터 형사 고소를 당했다”며 “재학생만이 아니라 타과 졸업생과 작곡과 졸업생인 비대위원장, 그 외 네티즌도 고소를 당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한 “우리들에게 죄가 있다면 인격적인 모욕을 당하고 부당한 대우를 참고 견디면서도 제자라는 이유로 아무 말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비싼 수업료 내면서 제대로 수업을 받지 못해도 혹시 이야기 했다가 불이익을 당하게 될까봐 무서워서 억울하단 말 한마디 못한 채 교수님이 원하시는 마음에도 없는 편지를 쓰고 양심에도 반하는 온갖 미사어구를 써가며 교수님을 찬양하는 글을 쓴 것이 죄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들의 바람은 크지 않았다”며 “더 이상 폭언이 없는 학교에서 인격적인 대우를 받으며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과 부모님께서 마련하신 비싼 등록금을 내고 제대로 수업을 받게 해달라는 것과 우리가 제출한 과제에 대하여 정당한 평가를 받게 해달라는 것이 전부였다”라고 답답한 심정을 내비췄다.

또 음악대학 교수들의 호소문이라는 입장문을 통해 숙명학원 이사 중 한 명인 박 모이사가 윤 교수를 돕고 있다고 주장했다. 호소문에서 “징계절차에서 피징계자인 윤 교수의 음악회에 숙명학원 이사의 이름으로 축하화환을 보내는 행위, 제자를 상대로 한 소송의 법정대리인인 행위 등이 재단 이사로써 허용되는 행위인지 궁금하다”면서 “윤 교수님과 박 이사의 이름이 나란히 적힌 소장을 학생들이 왜 받아야 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하지만 제자를 고소했다는 것에 대해 윤 교수는 “URL 네 곳을 고소했고 그 중 한명이 작곡과 1학년 학생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됐다”고 밝혔다.

윤 교수 “제자들의 주장, 사실과 달라”

윤 교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모교인 숙명여대에서 20년 이상 재직하면서 누구보다도 학교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작곡과 학생들을 가르쳐 왔고 학과와 학교를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며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학생들이 주장하는 오선지, 졸업작품집 강매 등에 대해 “오선지 및 졸업작품집은 작곡과에서 1993년도부터 제작했다. 이를 무료로 배포하다보니 학생들이 귀하게 소장하려고 하지 않아 적은 금액이라도 지불하게 하고 판매대금을 학과의 학생 지원경비로 사용하자는 1997년 당시 작곡과 교수들의 의견에 따라 1997년부터 현재까지 관행적으로 오선지 및 졸업작품집을 학생들에게 판매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선지 및 졸업작품집의 인쇄비용은 실험실습비에서 지출되지만 오선지 및 졸업작품집의 편집은 교수들이 직접 컴퓨터 작업을 하여 제작하고 그 인쇄 작업만을 업체에 맡겨야 했기 때문에 교수들도 위 작업에 따른 인건비 상당액을 실험실습비에서 지급받지 않고 스스로 학과를 위해 제공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제자들에 대한 폭언 논란과 관련해 윤 교수는 “스승의 날 등에 학생들이 저에게 보내온 수많은 편지를 통해서도 학생들이 저에 대해 진심어린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전혀 발언한 적 없는 허위주장이거나 지나치게 과장, 왜곡된 것이라 설명했다.

이 뿐 아니라 해당 교수들은 학교 일로 음대 학장, 학교 총장과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그들이 이 모든 사태의 배후에 있는 것 같다고 주장하며 “억울한 누명과 학교의 위법, 부당한 처분에 관해서 할 수 있는 한 법적대응을 다 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도 학생에 대한 폭언에 대해서 윤 교수 자신은 “절대 그런 적이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또한 박 이사가 화환을 보낸 것과 법정대리인으로 활동하는 것에 대해 질문하자 “박 이사는 학교 측 고소할 때 필요한 변호사가 아닌 오로지 내 개인을 위한 변호사”라며 “재단이사이긴 하지만 내 지인이라서 화환을 보낸 것이다. 지인은 화환도 못보내나?”라고 되물었다.

‘숙대작곡과 사태’ 앞으로 어떻게 되나?

숙명여대는 지난 9월25일 법인이사회를 열고 작곡과 윤 교수와 홍 교수에 대한 교원징계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학교 재단인 숙명학원 이사 2명과 숙명여대 교원 3명 등 총 5명으로 이뤄진 징계위원회는 60일 이내 진상조사를 통해 두 교수에 대한 징계 수위 수준을 결정할 계획이다.

학교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배후가 있다는 것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 현재 작곡과 두 교수는 2학기 수업에서 빠졌으며 학생들의 수업권을 보장하고자 해당 강의는 강사로 대체된 상태다. 아직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니라 학교 측에서는 중립을 지켜야해 어느 쪽에 서서 편을 들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한 “두 교수에 징계에 관한 것은 인사위원회에서 보강 조사를 한 후 징계위원회 회부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며 아직 정확한 징계 수위는 결정된 바 없다. 빠르면 12월13일까지는 징계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대 30일까지 연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확실한 결정이 나오는 날은 아직 미정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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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인터뷰>
숙명여대 작곡과 04학번 졸업생 겸 비상대책위원장 주세화 씨

▲ (사진=맨 왼쪽이 비상대책위원장 주세화 씨/뉴시스)
<뉴스포스트>는 숙명여대 작곡과 04학번 졸업생이자 현 작곡과 사태와 관련, 학생 측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주세화씨와 윤 교수로부터 고소를 당한 1학년 학생 A양과 전화인터뷰를 나눴다. A양은 반말을 써가며 강압적으로 자신에게 전화 온 경찰과의 통화 과정에서 윤 교수님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말하면서 경찰 조사가 처음이라 무서웠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주세화 비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교수님은 일정 배후가 있다고 주장하는데?
“배후는 없다. 오로지 학생들만의 입장이다. 학교와 교수님의 싸움에 낀 것이 아니고 우리가 먼저 학교에 못 견기다가 총장님한테 투서를 넣었고 거기서 시작이 돼 감사가 들어간 것이다. 그런데 그게 무슨 교수간의 싸움이며 학교에서 학생들을 이용한 것이라느니 이런 것은 말도 안되는 말이며 오히려 본인이 배후인 것 같다. 두 교수님들이 잘못한 것이 있으니 이렇게 된 것인데 본인들은 전혀 미안해하거나 뭘 잘못했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말하니 황당하다.
학생들이나 졸업생도 다 같은 마음이다.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가 배후라고 하는지 궁금하다. 본인이 할 말이 없으니 그러는 것 같다. 일정부분이라고 말하는데 학교에서 학생들 조정한다고 해서 학생들이 다 같은 마음으로 움직일 수 있겠나?”

스승의 날 카드나 교수님을 향한 존경의 메시지 같은 것은 무엇인가?
“물론 교수님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있을 수는 있다. 제자들 중에 A+받고 그런 친구들...
근데 교수님이 받은 스승의 날의 편지 같은 건 다 예전에 받았던 것이 대부분이다. 그것은 음대에서 학생들이 교수한테 잘못 보이면 안되니 스승의 날에 편지를 쓸 수밖에 없고 편지를 쓸 때 아 쓰기 싫은데 억지로 쓰는 경우를 많이 봤다. ‘사랑해요’, ‘감사합니다’라는 말이나 하트 하나 그리는 것도 안하고 싶은데 억지로 하는 애들이 더 많았다. 본인은 그렇게 생각 안했겠지만 카드를 보냈다해서 마음이 있는 건 아니지 않냐. 학생은 약자니까 잘못보이면 피해를 받을 것만 같고, 졸업도 못할 것 같아서 교수님 앞에선 웃어야하는 입장이다. 그런 편지들을 증거라면서 내보이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얼마나 내보일 것이 없었으면 그랬나 싶다”

오선지, 졸업작품집 강매나 학생들에게 폭언한 것이 사실이 아니라는데
“절대 오해가 아니다. 8년이란 시간동안 학교와 대학원을 다니면서 조교도 했다. 강매가 아니라고 하는데 강매가 아닐 수 없다. 1학년 때부터 4학년까지 그냥 사야하는 것이니까 샀다. 중요한 건 이것이 등록금에 포함된 돈인데 등록금으로 만들어놓고 따로 왜 돈을 거두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만약 예산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라면 살 수 있겠다. 하지만 ‘여비비’라고 해서 조교들이 관리하는 것인데 학과장 바뀔 때마다 통장 명의를 바꿔서 필요하다하시면 일정부분 현금으로 뽑아다 드린다거나 필요한 물품을 사다드린다거나 하면 투명할 텐데 다른 교수님들이 다 명예퇴임하시고 나서부터 바뀌었다.
당시 조교한테 들은 이야기로는 윤 교수님께서 “핏덩이같은 너네들한테 못 맡기겠다”라고 하셔서 ‘여비비’를 현금으로 바꿔 다 갖다드렸다. 작곡과 조교들도 작곡과 출신이라 교수님에 대한 것을 모를 일이 있나. 본인들이 한 행동도 있는데 왜 증명을 못하며 증명한다고 하는 게 다 먹는 것 카페, 김밥집 등... 시간이며 영수증 처리 하나도 안맞다”

교수님과 학생들, 직접 만나서 얘기해봤나?
“교수님은 “학교가 이렇게 될 때까지 왜 토론회도 안열었냐”라고 말한다. 우리가 말해도 안들을 것 같고 교수님은 누가 봐도 거짓말만 하고 있다. 보나마나 소리치고 바보취급할 건데 무슨 대화를 하겠냐. 사실 시위하는 것도 용기내서 하는 것이다. 교수님 보면 학생들이 바로 떨고 너무 무서워한다”

비대위의 앞으로 대응은?
“‘교수님들은 인터뷰에서도 앞으로 계속 법적대응을 할거다’라고 말했다. 인터뷰 내용 보니 ‘학생들이 중간에서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는데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사람이 고소하나? 사실 법적싸움이 계속 이어지다보면 학생들이나 비대위, 졸업생, 네티즌도 있을거고... 교수님이 다 고소하려고 마음먹으면 할 수도 있다. 근데 거기에 대해서 당연히 학생이니 학교의 도움을 받아야하는데 배후설이 나오니 학교에 도움을 요청할 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가 선배들이나 일반인들한테까지 도움 받는 ‘천원 모금운동’ 같은 것을 생각하고 있다. 이렇게 돈도 모으고, 숙대 법학부, 학교 졸업한 선배들 도움도 받아 고소당한 1학년, 관현악과 도움 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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