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강타 메르스 공포 ‘사망자만 38명’

서초 세모녀 잔혹살인부터 북한 지뢰도발까지
사회안전망 불안 여전...간통죄 폐지 행복추구권 강조

[뉴스포스트=최유희 기자] 대한민국 상반기를 강타한 최고의 이슈어를 꼽으라면 단연 ‘메르스’ 이다. 올해 5월 메르스 첫 확진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한달 가까이 대한민국 전체가 메르스 공포에 휩싸였다. 그러는 사이 총 186명이 메르스에 감염됐고 이중 38명이 사망하면서 치사율 20.4%를 기록했다. 1년 중 절반 이상의 시간을 끌며 큰 주목을 받은 ‘메르스’ 이외에도 2015년에는 끔찍한 살인사건, 간통제 폐지, 북한 지뢰공격 등 크고 작은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조용할 날이 없었다. ‘2015년 대한민국’을 설명할 수 있는 사회 분야 10대뉴스를 통해 한해를 돌아봤다.

■ 40대 가장이 저지른 서초 세 모녀 살인사건

▲ (사진=뉴시스)
2015년 연초부터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1월6일 서초동에 살고 있던 한 가정의 가장 강모(48)씨는 대출금 상환 압박에 시달리다 자신의 아내(48)와 14살, 8살의 어린 두 딸을 목 졸라 살해하고 119에 신고했다.

신고 당시 강 씨는 ‘처와 아이들을 죽이고 자신도 죽겠다’고 말한 후 잠적했다. 하지만 이날 낮 12시10분께 경북 문경시 농암면의 한 도로에서 검거됐다.

검거 당시 강 씨는 대청호에서 자살을 시도했으나 실패해 옷이 모두 물에 젖은 상태였으며 손목을 그어 자해를 시도한 흔적이 발견됐다.

법원은 강 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2심에서도 “무방비 상태의 아내와 두 딸을 무참히 살해했다”며 “사체를 그대로 방치한 채 범행 현장을 떠나는 등 인간 생명을 존중하는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 네 살배기 아이 폭행한 인천 어린이집 교사

▲ (사진=뉴시스)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음식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4살 원생을 폭행하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공개된 CCTV 동영상에는 1월8일 낮 12시 50분께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K 어린이집 교실에서 보육교사 B(33·여)가 원생들의 급식 판을 수거하는 과정에서 A(4)양이 이 김치를 남긴 것을 보고 남은 음식을 먹게 하다가 A양이 뱉어내자 오른손으로 머리를 한 차례 강하게 내리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서서 혼나던 A양은 B씨로부터 폭행을 당한 뒤 뒤로 튕겨나간 채 바닥에 쓰러졌고 B씨가 자리를 떠나고서 A양이 자신이 뱉어낸 음식물을 닦아내는 장면도 동영상에 담겼다. A양의 또래로 보이는 원생들은 겁먹은 듯 교실 한 쪽에 무릎을 꿇고 앉아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 일로 해당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신상이 네티즌들에 의해 털리는 등 어린이집 아동 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뜨거워졌다.

■ 6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 간통죄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가 2월26일 형법상 간통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그동안 성적 자기결정권,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었던 간통죄는 형법이 제정된 1953년 이후 6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헌재는 간통죄가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 헌법상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 사적 영역에 대한 공권력의 과도한 개입으로 헌법이 보장하는 행복추구권에 반(反)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혼인과 가족생활의 보장, 성 풍속과 성 도덕, 사회질서와 공공의 안녕 등 간통죄로 보호받는 공익보다 간통죄로 인한 개인의 사적 영역 등 기본권 침해가 더 크다고 결론 내렸다.

■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 피습사건

▲ (사진=뉴시스)
마크 리퍼트(42) 주한 미국대사가 3월5일 오전 7시42분께 세종문화회관 세종홀 내에서 조찬 강연 준비도중 진보성향의 통일운동 단체인 우리마당 대표 김기종(55)씨가 휘두른 흉기(길이 25㎝ 과도)에 오른쪽 얼굴과 왼쪽 손목 부위에 부상을 입었다.

이에 팔목과 오른쪽 얼굴 광대 뼈에서 턱 밑까지 ‘길이 11㎝·깊이 3㎝’의 자상을 입고 80여 바늘을 꿰매는 봉합수술을 받았고, 왼쪽 팔 전완부의 힘줄 근육 2개가 파열돼 신경접합술을 받았다.

한편 법원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를 습격해 구속기소 된 김기종 우리마당 대표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씨는 미필적으로나마 살인의 고의를 가지고 흉기를 이용해 리퍼트 대사를 수차례 공격했다”며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으며 수법 또한 대담할 뿐만 아니라 리퍼트 대사가 숨질 위험성도 대단히 높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 온 국민 공포에 빠뜨린 ‘메르스 사태’

▲ (사진=뉴시스)
국내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 5월20일 이후 메르스로 인해 2000곳이 넘는 학교가 휴업·휴교를 단행했으며 한국을 찾는 여행자 수가 줄어들고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외출하거나 외출 자체를 꺼렸다.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의사를 포함해 병원을 방문한 환자 중에서 지속적으로 감염자가 발생하자 삼성서울병원은 부분폐쇄를 감행하기도 했다.

또한 대구 공무원 A씨의 경우 지난 5월27∼28일 삼성서울병원에 다녀왔고 동행한 누나가 확진판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메르스 의심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보건소에 신고하지 않은 채 목욕탕을 다녀오는 등 일상생활과 업무를 계속한 것으로 드러나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첫 번째 메르스 환자가 확진된 뒤 그간 총 186명이 감염됐으며, 이중 38명이 숨져 치사율 20.4%를 기록했다.

드디어 12월23일 자정. 국내 첫 환자 발생 후 218일 만에 메르스가 공식 종식 종료됐다.

■ 무기징역 선고 된 상주 농약사이다 할머니사건

▲ (사진=뉴시스)
7월14일 오후 2시 43분께 경북 상주시 공성면 금계1리 마을회관에서 사이다를 나눠마셨던 6명의 할머니가 쓰러졌다. 할머니들이 마신 것은 ‘메소밀(methomyl)’이란 농약이 든 사이다. 맹독성의 살충제가 든 사이다를 할머니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마셔버린 것이다.

이를 마신 할머니 6명 가운데 2명이 사망했다. 이에 경찰은 피의자로 지목된 박모(83)할머니의 집 수색 중 뒤뜰 담 부근에서 살충제 병이 든 검은색 비닐봉지를 발견했고 사이다에 든 ‘메소밀’과 같은 성분임을 확인하고 박 할머니에 대해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대구지법 상주지원은 박 할머니에 대해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사건발생 5달 후인 12월 ‘농약 사이다’ 사건의 피의자로 지목된 박 할머니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이 7일부터 11일까지 5일 동안 진행됐다.

박 할머니는 “억울하다. 나이 80이 넘어서 왜 그런 짓을 하느냐”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지만 검찰은 충분한 증거를 내세우며 “범행 방법이 잔혹·대담하고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이 없었다”며 “피고인이 범인이 분명하다”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

▲ (사진=뉴시스)
8월4일 오전 7시 35분쯤 경기도 파주 DMZ 추진철책 통문에서 목함지뢰 3기가 폭발해 우리측 육군 1사단 수색대원 8명 중 2명이 심각한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국방부는 ‘北, DMZ 지뢰도발 사건’에 대해 ‘국방부 전비태세검열단’이 6일부터 7일까지 이틀간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특별조사팀’과 공동으로 ‘폭발물 잔해 분석’, ‘유실지뢰 가능성’, ‘의도적 매설 가능성’ 등에 중점을 두고 합동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이달 10일 발표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폭발물 잔해 분석 결과, 현장에서 수거한 철재 용수철, 공이 등 5종 43점은 북한제 목함지뢰와 일치해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침범하여 인명살상을 목적으로 매설한 것으로 확실시 되는 ‘목함지뢰’에 의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판명됐다.

이에 국방부는 10일 오후 5시 이후 북한의 불법적 도발에 대한응징차원에서 11년 만에 군사분계선일대 대북(對北)확성기 방송을 시행했다.

이러한 조치에 대해 국방부는 “우리군(軍)이 ‘북한의 도발시에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고자 하는 행동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 용인 ‘용인 캣맘’ 사고 일으킨 촉법소년

▲ (사진=뉴시스)
10월8일 오후 4시40분께 용인 수지구의 한 18층짜리 아파트 화단에서 박모(55·여)씨와 또 다른 박모(29)씨가 고양이집을 만들고 있었다. 그런데 아파트 상층부에서 벽돌이 두 사람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50대 박 씨의 머리를 맞고 튕겨진 벽돌은 20대 박 씨의 머리에도 충격을 가했고 이 사고로 두 사람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50대 박 씨는 사망했다. 피해자 박 씨 등이 길고양에게 먹이를 주고 돌보는 이른바 ‘캣맘’으로 알려지면서 동물 혐오 범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면서 ‘도 넘은 캣맘 혐오증’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4학년 초등학생 A군이 일으킨 사고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형벌을 받을 범법 행위를 했지만 형사 책임 능력이 없어 보호처분을 받게 되는 ‘촉법소년’의 처벌 유무에 대한 관심 역시 뜨거워졌다. 형사처벌 연령을 현재보다 낮추자는 데에 여론이 모아지며 청소년 범죄에 대한 갑론을박이 거세지기도 했다.

■ 희대의 다단계 사기꾼 ‘조희팔’ 재조명

▲ (사진=뉴시스)
단군 이래 최대규모로 5만 명에게 4조 원의 피해를 남기고 잠적한 희대의 다단계사기꾼 조희팔의 최측근인 강태용(54)이 10월 중국 공안에 검거됐다. 이에 조희팔 사건의 수사가 새 국면을 맞게 됐으며 검찰은 수사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2008년 11월 중국으로 도주한 이후 7년여 만인 12월16일 오후 6시 강태용이 국내로 송환됐다. 대구지방경찰청은 그동안 강태용의 진술이 없어 확인할 수 없던 부분까지 조사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검찰과 협의해 조희팔 사건 전모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은다는 방침이다.

■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 조계사 피신

▲ (사진=뉴시스)
지난 4~5월 민주노총 총파업 등을 주도한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11월16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로 피신했다.

12월8일 강신명 경찰청장은 “한 위원장이 24시간 이내에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에 응해 줄 것을 최후통첩한다”며 “9일 오후 4시까지 한 위원장이 조계사에서 나오지 않으면 체포영장을 집행하겠다”고 말하며 체포영장 집행 시각을 예고했다.

실제 9일 오전 10시부터 조계사 주변에는 600명 상당의 경찰력이 배치되는 등 전운이 감돌았다. 하지만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의 집행보류 요청과 한 위원장의 자진퇴거 소식에 마찰은 빚어지지 않았다.

한 위원장은 은신 24일 만인 10일 오전 조계사 관음전에서 퇴거한 뒤 경찰에 자진 출석했고 불법·폭력 시위를 수사 중인 경찰은 한 위원장에게 소요죄를 추가로 적용해 18일 오전 8시에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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