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한국고용정보원)

[뉴스포스트=안옥희 인턴기자]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 ‘세기의 대결’ 이후 인공지능이 인간의 영역을 얼마나 넘어설 것인가가 화두인 요즘 인공지능 시대 일자리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연구 분석이 발표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우리나라 주요 직업 400여 개 중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과 로봇기술(Robotics) 등을 활용한 자동화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24일 발표했다.

분석을 위해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미래 기술의 영향을 연구하는 칼 베네딕트 프레이와 마이클 오즈번 교수가 제안한 분석 모형(2013년)을 활용했다.

각 직업이 ▲정교한 동작이 필요한지 ▲비좁은 공간에서 일하는지 ▲창의력이 얼마나 필요한지 ▲예술과 관련된 일인지 ▲사람들을 파악하고 협상·설득하는 일인지 ▲서비스 지향적인지 등을 주요 변수로 삼아 분석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인공지능과 로봇기술의 발전에 따른 자동화에 의해 직무가 대체될 확률이 높은 직업 30위권은 콘크리트공, 정육원 및 도축원, 고무 및 플라스틱 제품조립원, 청원경찰, 조세행정사무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단순 반복적이고 정교함이 떨어지는 동작을 하거나 사람들과 소통할 일이 상대적으로 적은 환경미화원, 택배원, 주유원, 부동산 컨설턴트, 보조교사, 육아도우미, 주차 관리원 등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이 밖에도 통상 전문직으로 분류되어 온 손해사정인(40위), 일반의사(55위), 관제사(79위)가 자동화에 의한 직무 대체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반복적인 저숙련 업무뿐만 아니라 전문성이 요구되는 인지적 업무도 인공지능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화가 및 조각가, 사진작가 및 사진사, 작가 및 관련 전문가, 지휘자·작곡가 및 연주자, 애니메이터 및 문화가 등 감성에 기초한 예술 관련 직업들은 자동화에 의한 대체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안무가, 가수, 메이크업아티스트, 패션디자이너, 감독, 배우 및 모델, 대학교수, 마술사, 초등학교 교사, 물리치료사, 임상심리사 등도 인공지능 시대에 살아남을 직업으로 분석됐다.

이는 손이나 손가락을 이용해 복잡한 부품을 조립하거나 정교한 작업을 요구하는 ‘지각 및 조작’, 주어진 주제나 상황에 대해 독특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산출해내는 ‘창의적 지능’, 다른 사람의 반응을 파악·이해하고 의견 차이를 좁혀 합의점을 찾는 ‘사회적 지능’이 필요한 직무에서 아직 기술적으로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한국고용정보원 박가열 연구위원은 “올 초 다보스포럼에 나온 ‘직업의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화 직무 대체는 2020년 전후에 시작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단순 반복적인 과업 중심으로 대체되는 것일 뿐 여전히 중요한 의사결정과 감성에 기초한 직무는 인간이 맡게 될 것이므로 막연히 일자리의 소멸을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다만 인공지능과 로봇을 중심으로 한 제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려면 창의성과 감성 및 사회적 협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교육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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