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3사.편의점 PB제품 놓고 경쟁 치열

PB제품 가정간편식 시장 작년 ‘1조3000억대’
경기불황속 ‘가성비 甲’ 실속형 소비자 어필
유통업체들 간편식 위주 PB상품 출시 경쟁
일부제품 시중브랜드보다 비싸…가격비교 필수

▲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안옥희 기자] 경기 불황과 소비자의 합리적인 소비 움직임으로 대형마트나 편의점의 자체브랜드(PB, Private Brand) 상품의 인기가 고공행진 중이다.

과거 ‘PB상품’은 소품종, 저렴하고 질 낮은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하지만 유통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저렴하면서 품질도 좋은 PB상품들이 속속 출시되며 이제 합리적인 가격에 품질도 보장되는 제품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매출 효자로 편의점을 평정한 백종원·김혜자·혜리 도시락, 롯데마트의 ‘요리하다’, 이마트의 ‘피코크’ 등 합리적인 가격에 맛도 좋아 가격대비 성능비가 좋은 제품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해당 제품을 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편의점과 마트를 찾는 고객들도 늘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3사의 전체 매출 중 PB상품의 매출 비중이 20~3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달라진 PB상품의 위상에 식품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특히 핵가족화와 맞벌이·1인 가구 증가, 쿡방의 인기로 집에서 간단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가정 간편식 위주의 PB상품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간편식 선호 트렌드와 맞물려 저렴한 가격, 고품질, 다양한 종류로 무장한 PB 브랜드가 선풍적 인기를 끌며 어느새 식탁을 점령한 상태다.

업계 간편식 시장 후끈…쿡방 인기 힘입어 유명셰프 모델

▲ (사진=뉴시스)

PB브랜드를 이용한 편의점, 대형마트 간 가정 간편식 경쟁이 뜨겁다. 지난 2010년 7700억 원 규모였던 가정간편식 시장은 지난해 1조3000억 원으로 성장했다. 이는 국내 라면시장 1조9700억 원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최근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 증가로 유통업계에서는 최근 트렌드에 맞는 신규 간편식 제품을 쏟아내며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간편식 시장을 이끄는 편의점 업계는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간편식 제품 삼각김밥과 라면을 강화하는 한편 도시락 제품군을 강화해 간편식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GS25는 지난해 김혜자도시락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최근에는 신동엽과 홍석천을 모델로 내세워 도시락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혜리도시락으로 인기를 끌어 출시 이후 3주 만에 50만 개가 팔렸다. CU는 백종원 도시락과 삼각김밥을 앞세워 인기몰이 중이다. 백종원 도시락은 지난해 12월 출시된 이후 2주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 개를 뛰어넘어 혜리도시락보다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미니스톱은 지난해 에드워드권 셰프와 공동 개발한 함박&스파게티도시락 등을 내놓았고 현재는 가격대비 양이 많은 ‘명품 진수성찬 도시락’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형마트도 간편식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마트는 지난 2013년 1월 자체 개발한 가정간편식 브랜드 ‘피코크’를 선보였다. 대부분의 PB 상품들이 저렴한 가격에 초점을 뒀지만, 이마트는 가격 경쟁보다 맛으로 승부했다. 대표제품으로는 ‘피코크 모둠튀김’, ‘피코크 쿠킹클래스 차돌양지들깨탕’, ‘피코크 조선호텔 김치 등이 있다.

홈플러스 역시 지난해 1월부터 가정 간편식 브랜드 ‘싱글즈프라이드’를 론칭,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태다. 한우사골곰탕, 육개장 등 기존 46종의 제품에서 신규 메뉴를 지속적으로 추가해 100여 종으로 제품 수를 늘렸다. 바베큐폭립, 라자니아 등 조리법이 까다로워 기존 가정에서 즐기기 어려웠던 메뉴들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말 식생활 해결책을 제안하는 밀 솔루션(Meal Solution) 브랜드 ‘요리하다’를 출시했다. 브랜드명처럼 채소를 다듬거나 볶는 등 간단하지만, 별도의 요리과정이 필요한 반조리 상품인 RTC(Ready To Cook)의 비중을 늘렸다. 롯데마트는 향후 롯데푸드와 함께 가정간편식 부문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형마트에서도 간편식 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집에서 요리하는 것보다 간단하게 먹되 요리한 만큼의 맛을 원하기 때문에 관련 제품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간편식 시장은 편의점과 마트를 필두로 올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식품업계에서도 간편식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편의점과 마트에서도 PB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만큼 향후 눈여겨봐야 할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PB제품 다 싼건 아니다...특정제품은 고가 함정도

지난해 7월 한국소비자원의 ‘편의점 PB제품 판매가격과 영양성분 표시 실태 조사’에 따르면 세븐 일레븐, CU, GS25 등 3개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PB·NB제품의 판매 가격을 비교한 결과 PB제품이 NB제품에 비해 평균 22.1%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 유형별로 살펴보면 ‘제조사·주원료 동일 PB제품’은 시중브랜드인 NB제품에 비해 16.6% 낮았고, 제품별로는 최고 33.3% 저렴했다. ‘제조사 동일·주원료 유사 PB제품’은 NB제품에 비해 27.7% 낮았고 제품별로는 최고 61.3%나 저렴했다.

업계는 이처럼 PB제품 판매가격이 NB제품보다 저렴한 것은 광고·홍보비와 중간 유통과정의 생략에 따른 물류비 절감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간편식을 필두로 한 PB제품이 인기를 끌며 NB제품보다 저렴한 것처럼 눈속임하는 PB제품도 있어 구매에 주의가 요구된다.

제조업체, 성분, 용량 등이 동일한 상품이라도 판매처마다 포장을 달리해 팔아 일부 제품 중에서는 NB제품보다 PB상품이 더 비싼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은 “동일한 주원료로 만든 제품이라도 PB·NB 간 판매가격에 차이가 있으므로 꼼꼼히 확인한 후 제품을 구입해야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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