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옥희 기자
[뉴스포스트=안옥희 기자] 11일 서울광장에서 국내 최대 성 소수자 문화축제 제17회 퀴어문화축제가 개막했다.

퀴어문화축제는 성소수자(LGBTAIQ: 레즈비언 Lesbian, 게이 Gay, 양성애자 Bisexual, 트랜스젠더 Transgender, 무성애자 Asexual, 간성 Intersexual, 퀘스쳐너 Questioner: 아직 자신의 성정체성에 의문을 가지고 있는 사람)뿐 아니라 성소수자의 권리를 지지하는 시민 누구나 참여해 다양한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을 지닌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인권문화의 장이다.

퀴어문화축제는 매년 6월 뉴욕, 런던, 베를린 등 전 세계에서 열리고 있다. 뉴욕 프라이드, 런던 프라이드, 호주 마디그라 퍼레이드, 도쿄 레인보우 프라이드 등이 그것이다.

지난 2000년부터 매해 개최된 퀴어문화축제는 특히 동성애를 반대하는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한 종교·보수단체들과 축제 개최를 둘러싸고 법적 공방이 이어지는 등 우여곡절을 겪어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금으로부터 25년 전인 1990년 5월 17일 국제질병 분류(ICD)에서 동성애를 정신병으로 기재한 항목을 삭제(※성 소수자들은 이 날을 기념해 매해 5월 17일을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로 지정했다)했지만, 축제 개최를 반대하며 동성애 자체를 부정하는 국내 일부 단체들의 동성애 인식은 여전히 질병으로 이해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6월 2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대법원의 동성결혼 합헌 판정에 최근 국제사회에서 동성결혼 합법화가 큰 이슈가 됐다.

합헌 결정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백악관과 샌프란시스코 시청은 무지갯빛 조명을 설치해 화제가 됐다.

최근 생물학적 성(性)인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전환 한 트렌스젠더가 남자화장실을 이용하다가 학교 측이 남자화장실 이용을 금지한 데 대해 소송을 제기한 사건을 계기로 미국 내에서는 성중립 화장실 설치 논의도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백악관, 주요 대학 내에도 설치된 성중립 화장실(Gender Neutral Restroom)에 대한 찬반논의는 현재 미국 사회 내 뜨거운 쟁점이다.

성중립 화장실은 성 소수자들의 요구로부터 나왔으나, 그 배려의 대상은 모든 사회적 약자다.

성 소수자뿐 아니라 아이·노인·장애인 등 화장실 이용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돌보는 가족이나 활동보조인 등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기도 한 것이다.

국내에서 이처럼 다양한 인권 이슈와 담론을 접할 수 있는 곳은 퀴어문화축제다.

퀴어문화축제에서는 모든 화장실을 성중립 화장실로 운영하며, 동성결혼·성중립 화장실 설치 등 평소 접하기 힘든 성소수자 관련 담론과 최신 이슈를 접할 수 있다.

올해도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 수 만큼이나 다양한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일상에서 부닥치는 ‘부대낌’을 드러내고 인권문제로 환원해 이에 대한 사회적 의제를 논의, 변화를 이끄는 장으로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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