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프(SICAF)·부천국제만화축제 등 개봉 박두

▲ 시카프(SICAF)·부천국제만화축제(BICOF)공식 포스터.(사진=시카프 조직위원회 사무국,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제공)

[뉴스포스트=안옥희 기자] 올여름 만화를 통해 과거와 미래를 조망하는 만화축제가 열린다. 오는 6일 개막하는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는 ‘홍길동’, ‘독고탁’ 시리즈 등 추억의 애니메이션 다시 보기를 통해 고전의 향수를 느낄 수 있다. 그런가하면 27일 개막을 앞둔 부천국제만화축제는 만화를 통해 과거와 2030년 미래를 함께 조망하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두 행사 모두 1970~1980년대를 대표하는 만화가로 지난 1월 작고한 故 이상무 화백을 추모·회고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눈길을 끈다.

타임머신 타고 추억의 고전 애니 속으로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7/6~10)

▲ 시카프의 지난해 야외행사 모습.(사진=시카프 조직위원회 사무국 제공)

제20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시카프·SICAF)이 오는 6일~10일 5일간 서울 중구 CGV 명동역점과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애니시네마,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된다.

이번 영화제는 전 세계인의 일상에 와이파이처럼 친숙하게 향유되는 문화 전파로써 ‘와이파이 시카프’를 슬로건으로 삼고 예술·기술·교육·산업 등이 대중과 함께하는 허브형 축제의 면모를 보여줄 예정이다.

영화제는 CGV 명동역점, 전시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부대 행사와 가족(키즈)상영관은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각각 진행된다.

6일 오후 7시 30분 CGV 명동역에서 상영되는 개막작 ‘홍길동’은 1967년 제작된 신동헌 감독의 한국 최초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한국 애니메이션 역사를 반추하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상영작들은 7개 섹션 16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올해 영화제가 주목하는 애니메이션 경향인 ‘SICAF 시선’과 20회를 기념하는 특별 상영 ‘20회 기념 특별전’을 시작으로, 주요 감독의 작품 세계를 집중 조명한 ‘인물 포커스’,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패밀리 포커스’, 시카프(SICAF) 교류 영화제가 추천하는 ‘월드 포커스’,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하는 ‘제3의 앵글’, 다양한 시도의 장인 ‘오픈 프레임’ 등 섹션별 다양한 구성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 20주년 기념 특별전 ‘카우보이 비밥’, ‘무민’
20주년을 기념해 특별 초청된 재개봉작들이 특히 화제를 모으고 있다. 1998년 TV 시리즈로 방영돼 국내외로 큰 인기를 끈 ‘카우보이 비밥: 천국의 문’이 13년 만에 재개봉한다. 또한 동화작가 토베 얀손의 동화 일러스트를 원작으로 핀란드의 대표 캐릭터 무민의 이야기를 다룬 ‘무민: 더 무비’가 33개국 124개 경쟁부문 작품과 함께 상영된다.

▲ 인물포커스 ‘故 이상무 화백 회고전’ 外
한국과 일본 양국을 대표하는 거장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올해 ‘인물포커스’ 섹션에서는 한국만화계의 큰 별 이상무 화백과 1963년 데뷔 이래 최근까지 왕성한 창작 활동을 펼치고 있는 스기이 기사부로의 작품이 상영된다.

故 이상무 화백을 추모하는 회고전에서는 1982년 한국 프로야구 출범과 함께 등장해 수많은 소년을 야구장으로 소환했던 야구선수 독고탁 시리즈의 첫 극장용 장편 만화영화 ‘독고탁 태양을 향해 던져라’, 야구선수 독고탁보다는 불우한 운명에 의연히 맞서는 소년 독고탁에게 초점을 맞춘 ‘내 이름은 독고탁’, 불우의 사고로 인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다시 야구부에 복귀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독고탁 다시 찾은 마운드’가 상영된다. 아울러 그의 작품을 돌아보는 ‘스크리닝 토크’도 마련됐다.

동화작가 미야지와 겐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해 기차를 타고 우주를 여행한다는 테마로 마츠모토 레이지 감독의 ‘은하철도 999’의 모티브가 된 작품으로 알려진 스기이 기사부로 감독의 ‘은하철도의 밤’도 인물포커스 섹션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 미국 작가 손으로 재현된 우리 영웅 ‘이순신’
이순신 만화로 유명한 미국 만화 작가 온리 콤판의 전시 작품을 만날 수 있는 해외 거장 초대전도 화제다. 온리 콤판 작가는 한국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을 보고 이순신 장군에 매료돼 ‘난중일기’, ‘서간첩’ 등을 읽으며 3년간 공부해 지난 2009년부터 ‘YI SOON SHIN’ 시리즈를 연재하며 전 세계에 이순신 알리기에 힘쓰고 있다.

이처럼 고전 명작부터 최신 화제작에 이르는 애니메이션 상영뿐 아니라 다채로운 전시·체험 행사, 오픈토크와 포럼, 밴드 모노폴리 보컬 출신 가수 정재훈의 버스킹 공연 등 다양한 부대 행사가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만화 통해 미래 조망 ‘2030 만화의 미래’
부천국제만화축제(7/27~31)

▲ 부천국제만화축제의 지난해 퍼레이드 행사 모습.(사진=한국만화영상진흥원 제공)

제19회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가 오는 27일~31일 5일간 경기 부천시 한국만화박물관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2030 만화의 미래’를 슬로건으로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온 만화를 통해 다가올 미래를 조망한다.

손 그림에서 인쇄만화로 또 디지털 웹툰으로 시대 발전에 따라 변모해 온 만화가 2030년 미래에는 어떤 모습으로 자리하게 될지 예측하고 상상하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오는 27일 오후 4시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올 초 별세한 故 이상무 작가에 대한 추모와 가수 전인권의 만화에 대한 애정을 담은 신곡(가제 ‘만화 만세’)이 만화 영상, 공연 예술을 결합한 형태로 최초 공개된다.

이번 행사에서는 시대를 관통하며 과거를 이끌어 온 만화가 제시하는 미래를 다채로운 전시를 통해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주제전 ‘만화의 미래, 2030년의 만화’
프랑스 국제만화이미지시티와 국립과천과학관은 ‘2030 만화의 미래’를 주제로 한국과 프랑스 만화작가들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창작 단편 원고를 선보이는 주제전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과학자들의 코멘트가 어우러진 단행본을 축제 기간에 맞춰 출간해 만화가들의 상상력을 넘어 과학자, 미래학자 등의 예측을 통해 만화가 어떻게 바뀔 것인지 제시한다. 또한, 축제 기간 중 과학 팟캐스트 ‘파토는 과학하고 앉아있네’의 특집공개 방송 개최로 만화와 과학의 만남을 한층 가속할 예정이다.

▲ 윤태호 특별전-삶의 고고학
한국 만화 계보 중 출판만화와 웹툰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 윤태호 작가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특별전 ‘삶의 고고학’ 전시는 작가의 초기 출판만화들과 웹툰 작품을 대중에 처음 소개하는 자리다. 지난해 부천만화대상 수상에 빛나는 ‘인천상륙작전’뿐 아니라 ‘혼자 자는 남편’, ‘연씨별곡’, ‘발칙한 인생’, ‘야후’, ‘내부자들’, ‘미생’, ‘파인’ 등 원화와 웹툰 작품은 물론 작업에 사용한 사진과 도구들, 제작 영상물이 최초 공개된다. 전시를 통해 서툴지만, 에너지 넘쳤던 청년 윤태호와 현재의 윤태호 작품 사이의 진폭을 통해 삶과 사회에 대한 작가의 깊은 시선을 느낄 수 있다.

▲ 중국 웹툰전
한국 웹툰을 모델로 삼고 최근 급성장한 중국 웹툰을 한자리에 모은 ‘중국 웹툰전’에서는 한국과 중국에서 화제성 있는 작품을 선정해 캐릭터 등신대, 대형 포스터,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 등을 다양하게 배치해 디지털 도구로 볼 수 있는 중국 웹툰 20여 작품을 소개한다. 중국 만화와 웹툰 소개로 한국 만화와의 비교는 물론 한중만화 콘텐츠가 상생할 방안을 찾는 뜻깊은 전시가 될 전망이다. 중국 최대 만화 잡지 만커우에서 연재되는 ‘썸머테이스트’, ‘토성 토이샵’, ‘블루레이크’, ‘민트러브’와 중국 최대 웹 플랫폼 텐센트 상위 인기 순위에 오른 ‘나의 그녀는 구미호’, ‘왕패어사’, ‘영검산’ 등이 전시된다.

▲ 인사이드 피너츠
스토리 만화 예술에 큰 변혁을 일으킨 찰스 슐츠의 삶과 예술을 엿볼 수 있는 ‘스누피’ 탄생 66주년 기념 기획전 ‘인사이드 피너츠’도 관람객의 이목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우정·믿음·관용 등 감정적인 영역을 끊임없이 탐구한 슐츠의 드로잉과 이야기가 담겼다.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와 쉼을 선사하며 따뜻하고 애정 어린 찰스 슐츠의 독특한 캐릭터와 그 캐릭터가 세상을 바라보는 특별한 관점을 살필 기회가 될 것이다.

이외에도 ‘네잎클로버전’, ‘상상초월-어린이만화전’, ‘로보카 폴리전’, ‘전설은 살아있다: 40년 우정을 낚다, 심수회전’, ‘만화-민화와 만나다: 홀림전’ 등 풍성한 만화전시가 마련됐다.

세계적 만화이론가이자 만화가인 스콧 맥클라우드가 ‘만화와 비주얼커뮤니케이션의 미래’라는 주제로 직접 기조 발제에 나서는 부천국제만화컨퍼런스(KOCOA)도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만화도시네트워크, 콘퍼런스 등 프로그램에서 40여 명의 해외 만화가와 관계자들이 활발한 교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코스튬 플레이어 최강자전’, ‘코스튬 플레이어 퍼레이드’와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즐기는 ‘어린이 존’ 개설로 단순 관람에서 벗어나 함께 뛰어들어 즐기는 ‘참여형’ 행사도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21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맞물려 만화·영화를 모두 볼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기능할 이번 행사는 시대적 흐름에 따른 만화의 변화를 되짚어보고 미래를 조망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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