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옥희 기자

[뉴스포스트=안옥희 기자] 지난 4일 정부가 야심차게 발표한 새 국가 브랜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CREATIVE KOREA)가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더불어민주당의 손혜원 의원은 지난 6일 프랑스의 산업 부문 브랜드 ‘크리에이티브 프랑스’(CREATIVE FRANCE)를 공개하며 새 국가 브랜드가 프랑스 국가 브랜드의 문구와 색상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공식적으로 제기했다.

국가 브랜드 사업을 진행한 문화체육관광부는 프랑스 슬로건의 성격과 내용 면에서 차이가 있고 ‘Creative’가 한 국가가 독점해서 사용할 수 있는 단어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한, 색상 표절에 대해서는 태극 무늬에서 따온 빨강과 파랑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사용해왔으므로 표절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크리에이티브 코리아’가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떠오르게 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새 국가 브랜드를 위해 국민이 ‘한국다움’으로 선택한 키워드 중 ‘창의’와 함께 ‘화합’, ‘열정’도 있었으나, 문체부가 최종적으로 이 중 한 가지만 취사 선택한 것도 선뜻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일각에서는 이제껏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도 큰 효과를 내지 못한 정부 정책들처럼 이번 국가브랜드 사업 역시 큰돈을 쓰고 실패한 사업이 되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가 새 브랜드 ‘I.SEOUL.U’(나와 너의 서울) 발표 당시 이 슬로건이 문법적으로 틀린 콩글리시라는 점과 한 번에 와 닿지 않는다는 문제가 지적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어느정도 자리 잡아가고 있다.

누리꾼들은 ‘I.SEOUL.U’를 “전세금을 올리겠다”, “재개발해버리겠다” 등 오늘날 한국사회의 대표적인 풍경을 드러내는 창조적인 의미해석과 ‘I am Gangnamed’(나 차 막혀서 꼼짝 못해), ‘I Incheon U’(당신을 파산시키겠어) 등의 폐부를 찌르는 날카로운 패러디를 파생시켰다.

‘아이 서울 유’는 적어도 ‘크리에이티브 코리아’보다는 모험을 감행한 독창적 슬로건이었다고 생각한다.

새 국가 브랜드 개발을 위해 2년 간 68억의 예산을 들여 개발·홍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한국의 핵심가치와 정체성을 제대로 표현 하지 못한 것도 큰 문제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이번 표절 논란으로 드러난 ‘창의성의 부재’가 아닐까.

창의성을 드러내기 위해 만든 국가 브랜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가 결국 우리가 드러내고 싶지 않았던 '창의성의 빈곤'만을 보여주게 돼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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