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강은지 기자] 참으로 아쉬운 한 판이었다. 남자 탁구 정영식(24·미래에셋대우)이 세계 최강자인 마룽(중국)을 맞아 선전했지만 아쉽게 역전패를 당했다.

정영식은 9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오센트루 파빌리온3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마룽에게 2-4(11-6 12-10 5-11 1-11 11-13 11-13)로 역전패했다.

마룽은 현 탁구계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8차례 세계선수권과 7차례 월드컵(이상 단체전 포함), 22번의 국제탁구연맹 개인단식 우승 타이틀을 갖고 있다. 세계랭킹은 1위다.

생애 첫 올림픽 무대를 밟은 정영식은 그동안 4번 싸워 한 번도 이기지 못한 마룽에게 조금도 주눅들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 6월에 당한 2연패가 약이 된 듯 초반부터 거세게 몰아붙였다.

정영식은 예상을 깨고 1세트를 11-6으로 가져갔다. 6-6의 균형이 순식간에 정영식 쪽으로 기울었다. 힘이 실린 포핸드 드라이드에 마룽도 당황하는 눈치였다.

2세트도 정영식의 차지였다. 10-10에서 연속 두 점을 올렸다. 정영식이 마룽을 상대로 두 세트를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마룽은 역시 세계 최강자 다웠다. 이내 기량을 회복한 마룽은 3세트를 11-5로 이겨 분위기를 바꿨다. 4세트에서는 정영식에게 단 1점 만을 헌납했다.

정영식도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마룽 격파를 위해 오랜 기간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서브 하나하나에도 신중을 기했다.

정영식은 5세트 7-7에서 마룽의 서브를 백핸드로 밀어 점수를 뽑았다. 듀스로 넘어간 10-10에서는 포핸드 드라이브 싸움에서 웃었다.

그러나 마무리가 좋지 못했다. 11-11에서 조금 더 침착했던 이는 마룽이었다. 마룽은 냉정할 정도로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2점을 획득, 세트 스코어 3-2로 전세를 뒤집었다.

벼랑 끝에 몰린 정영식은 6세트를 9-4까지 앞서며 7세트 승부를 예고했다. 2점만 얻으면 마지막 세트에서 반전을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마룽의 벽은 역시 높았다. 당황하던 기색을 보이던 마룽은 페이스를 회복한 듯 무섭게 따라 붙더니 기어코 경기를 마무리 했다. 마룽은 7-10에서 3연속 득점으로 정영식을 괴롭히더니 포핸드 드라이브를 앞세워 8강행 티켓을 가져갔다.

아쉽게 16강에서 고배를 마신 정영식은 주세혁(36), 이상수(26·이상 삼성생명)와 단체전 메달에 도전한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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