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상반된 의견 속 방중 의원단 일거수일투족에 관심 집중

▲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2박3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해 중국 공산당 관계자 및 학계·교민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국내 배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8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혜원, 소병훈, 김영호, 김병욱,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뉴시스)

[뉴스포스트=이완재 기자] 정부의 사드배치 논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와관련 야당 초선의원들이 중국방문을 놓고 정치권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이 문제로 일각에서는 오히려 한중갈등만 부추길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초선의원들의 방중을 보는 시각은 매국과 애국으로 갈리는 등 논쟁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심지어 여당에서는 중국방문 의원들에 대해 '대한민국 구회의원이 맞냐'고 따지고 야당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맞나"고 들고 나오는 등 그 싸움이 도를 넘고 있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서 8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소속 초선 의원 6명은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악화된 한·중 관계의 회복을 위해 중국을 찾는다며 중국행을 강행했다.

중국을 출국한 의원들은 더민주 사드대책위원회 간사인 김영호 의원을 비롯해 김병욱·박정·소병훈·손혜원·신동근 의원 등 6명이다. 이들은 이번 중국길에서 베이징에서 2박3일간 머문 뒤 10일 귀국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8일 베이징대에서 열린 사드 배치 관련 좌담회에 참석한 데 이어 9일에는 중국 정부의 싱크탱크 격인 판구연구소 좌담회에 참석한다. 이들이 이들과 무슨 이야기를 나눌 것이며 어떤 행동을 보일지는 국내에서도 관심의 촛점이다. 의원들도 이를 의식, 대부분의 움직임을 비공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중국으로 가기에 앞서 7일 오후 6시30분부터 2시간 가량 회동을 갖고 중국행을 숙의 했지만 예정대로 중국에 가기로 뜻을 모았다. 청와대와 여당의 중국행 비판을 일축한 것이다.

회동 후 이들은 “중국 방문은 이미 확정된 의원외교의 일환이다. 여타의 국내정치적 이유로 취소할 수 없는 국제외교적 약속”이라며 “그 누구보다 절실하게 국익을 생각하며 당당하고 신중하게 의원외교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또 “우리의 방중을 통해 한중 외교가 더욱 발전되길 기대한다”며 “박근혜정부 역시 대중국관계를 개선시키기 위해 더욱 분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와 여당은 이들의 방중에 우려를 넘어 '매국적 행동'이라며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외교·안보부처 측은 “이번 중국 방문은 시기적으로도 적절치 않고 한·중 관계에도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대체로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는 분위기다. 이번 더민주 초선의원들의 중국행이 오히려 내부 분열만 초래할 것이라는 평가다.

전문가들 역시 더민주 의원들의 방중으로 한·중 관계가 회복된다거나 중국 측의 ‘사드 반대’ 입장이 변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당장 더민주 내부에서도 이번 방중과 관련 이견이 나오고 있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사드 배치 문제로 방중하려는 의원님들의 마음은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진의와 다르게 여론이 흐르는 것에 대해서도 억울하실 심경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진의와 상관없이 이미 ‘사드 반대파’로 분류돼 중국 측에 이용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 與 “더민주 방중 초선, 국회의원 자격 없어”

새누리당은 8일 사드 관련 중국 방문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6명을 맹비난 하고 나섰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모든 국회의원들은 국가 이익을 우선으로 해 국회의원 직무를 양심에 따라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했다”라며 “6명의 의원들이 방중을 통해 보여준 일들이 국가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지, 늘 이 점을 생각하며 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 분들의 활동은 앞으로 국민과 역사가 엄중히 평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영우 의원도 비대위 회의에서 “이번 방중이 철저하게 중국 정부와 중국 언론에 의해 벌써부터 이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미 중국은 더민주 의원들의 방중을 활용하게 시작했다. 지난 6일 ‘환구시보’ 기사를 보면 ‘의원들의 소통을 위한 방문이 집권당과 언론으로부터 매국행위, 한국정치의 치욕이라는 협박을 당하고 있다’고 썼다”라며 “또 다른 내용에는 이번에 방중하는 한 의원이 ‘사드 배치는 타당하지 않다, 중국의 반대 이유를 확인하고 국내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고 설명했다.

지상욱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국가이익을 최우선으로 직무를 행하겠다는 선서를 중국에 갖다 바친 이들은 더 이상 대한민국의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며 “이제 대한민국에는 294명의 국회의원만이 존재할 뿐”이라며 맹비난했다.


#더민주 “朴대통령, 정상적 의원외교가 매국행위라니”

더불어민주당은 8일 박근혜 대통령이 더민주 초선의원들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과 관련, “대한민국이 가진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대중관계를 회복하고 경제 보복에 불안해하는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것이 대통령이 해야 할 최우선 과제”라고 맞받았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이) 국회의원의 정상적인 의원외교 활동을 중국에 동조하는 매국행위로 규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 대변인은 “과연 야당 의원의 외교활동에 대통령까지 나서서 참견하고 갈등을 부추겨야 하느냐”며 “대통령이 사실을 왜곡해서 야당의원들의 활동을 중국에 동조한다든지, 북한과 맥락을 같이하는 황당한 주장이라고 매도하는 것이 타당한 것이냐”고 비판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8일 청와대가 더민주 초선 의원들의 중국 방문을 비판한 것과 관련, “노력하는 야당 초선의원들을 비난부터 하니 참 한심한 정부”라고 박근혜 대통령을 정면 비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사드배치가 현실화되더라도 정부는 최선을 다해 중국을 설득하고 관계악화를 막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 한국외교의 최우선과제는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과의 관계가 훼손되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더민주 소속 김영호·김병욱·박정·소병훈·손혜원·신동근 의원의 중국 방문에 대해 “아무리 정치적으로 정부에 반대한다고 하더라도 국가안보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내부분열을 가중시키지 않고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정치의 기본적인 책무”라며 강하게 공격한 바 있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