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지방 강타, 곳곳 피해 속출…사망자 3명·실종자 3명

▲ 5일 제18호 태풍 '차바(CHABA)'의 영향으로 울산 중구 반구동 일대가 침수된 가운데 시민들이 안전한 곳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최유희 기자] 제18호 태풍 차바(CHABA)가 5일 오후 3시를 기점으로 남부지방을 강타한 뒤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이날 오후 3시 양산 등 8개 시·군에 발령된 태풍경보와 나머지 지역에 발효된 태풍주의보가 해제됐다.

그러나 차바는 역대급 강풍과 폭우를 몰고오면서 제주도와 광주·전남 등 남부지방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현재 제주도와 부산, 울산에서 3명이 목숨을 잃고 3명이 실종된 상황이다.

이날 오전 7시4분께 제주항 제2부두에서 선원으로 추정되는 남성 1명이 정박 중인 어선에 옮겨타려다 실족, 바다로 떨어져 실종됐다. 이 남성은 배로 이동하던 중 해상의 높은 파도로 배가 요동치자 그만 몸의 중심을 잃고 발을 헛디뎌 바다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생사 여부는 확인되지 못한 상태다.

또한 이날 오전 8시 55분께 전남 여수시 수정동 오동도 방파제에서 1321톤급 여객선 미남크루즈호 선원 2명이 파도에 휩쓸려 바다에 빠졌으나 마침 현장 부근에 있던 해경 122구조대의 도움을 받아 사고 발생 20여분만에 두 명 모두 가까스로 구조됐다.

이날 오전 10시 43분 무렵 부산 강서구 대항동 방파제에서 어선 결박 상태를 점검하던 허모(57) 씨가 높은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다. 경찰은 허 씨가 실종된 지점을 중심으로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울산의 한 아파트 입구에서 물에 휩쓸린 1명이 숨져 경찰이 조사 중이다.

오전 10시 52분 무렵에는 부산 수영구 망미동에 있는 주택 2층에서 박모(90)씨가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

뒤이어 오전 11시 2분 무렵엔 부산 영도구 고신대 공공기숙사 공사장에서 타워 크레인이 넘어져 옆에 있던 컨테이너를 덮쳤다. 이 사고로 태풍을 피해 컨테이너 안으로 들어가 있던 하청업체 근로자 오모(59)씨가 목숨을 잃었다.

울산에서는 아파트 입구에서 갑자기 불어난 급류에 휩쓸려 1명이 목숨을 잃었고, 또한 인명대피 긴급구조활동을 펼치던 119구조대원 1명이 실종돼 경찰이 수색에 나선 상태다.

제주와 전남, 경남, 부산, 대구 등 남부지방에서는 차바로 인해 12만9510가구가 정전되기도 했다. 또한 주택과 농경지, 차들이 물에 잠겼고 강한 바람으로 인해 가로수들이 부러지거나 쓰러졌으며 간판이 파손되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했다.

부산의 경우 6일 개막할 부산국제영화제 또한 타격을 받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은 “태풍 차바로 인해 현재 해운대 비프빌리지 야외에 설치된 무대가 파손돼 영화제 개막 전 복구가 불가능한 상태”라며 “비프빌리지에서 진행하기로 예정했던 행사를 모두 취소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4일 오후부터 이날 오후 2시 울산지역에 내린 비의 양은 매곡 374㎜, 공항 280㎜, 기상대 265㎜ 등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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