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 거절'로 신뢰도 타격, 주가 급락...대우건설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 기말 감사 전까지 충분히 소명할 것" 해명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대우건설이 외부 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 거절’ 감사 의견을 받은 것과 관련 후폭풍이 거세다. 주식은 급락했고 향후 반기보고서에 대해서도 의견거절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되며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꼬리를 물고 있다. 국내 4대 회계법인이 상장기업에 의견거절을 낸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인데다 대우건설 역사상 감사거절을 받은 것도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이 지난해 분식회계로 중징계를 받은 터라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우건설은 작년 9월에 3천896억원의 손실을 수년간 과소 계상하는 등 분식회계를 한 혐의로 과징금 20억원을 부과받은 전력이 있다. 20억은 금융당국이 부과할 수 있는 최대 과징금이다.

15일 안진회계법인은 대우건설의 3분기 실적 보고서에 대한 검토의견으로 ‘거절’을 제시했다. 이로 인해 15일 대우건설 주가는 13.67% 폭락하며 장마감 했다.

대우건설이 공시한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안진회계법인은 “공사수익, 미청구공사, 확정계약자산(부채) 등 주요 계정의 적정성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위해 충분한 증거를 제시받지 못했다”며 감사의견 표명을 거부했다.

이어 안진은 “준공예정원가의 적절한 추정변경을 위해 회사가 운영하고 있는 내부통제가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증거도 없다”고 지적했다.

안진은 대우조선해양의 분식 회계 사태 이후 도입된 핵심감사제에 따라 수주업종 기업에 대한 회계 및 감사 기준을 강화했다. 핵심감사제는 외부법인이 기업의 회계감사를 진행하면서 가장 중요하거나 위험하다고 판단한 부분에 대해 감사하는 제도다.

외부감사인은 감사 대상 기업의 재무제표에 대해 적정, 한정, 부적정, 의견거절 등 4가지 의견을 낼 수 있다. 이중 의견거절은 해당 기업의 재무제표를 검증하기 어려워 견해를 낼 수 없을 때 표명한다.

대우건설이 외부감사에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 1, 2분기 내내 감사의견이 ‘적정’으로 나오다가 핵심감사제 이후 이례적으로 '의견거절'이 나오자 대우건설은 당혹감을 감추고 못하고 있다.

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분기보고서 거절 의견에는 당장의 제재가 따르지 않는다. 다만 향후 반기보고서에 대해 감사의견 거절이 나오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감사보고서까지 거절당하면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

업계에서는 추가 자료를 검토해 연말 감사보고서도 의견거절이 나올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대우건설이 제대로 된 감사보고서를 내놓을 때까지 주가 회복 역시 어려울 것이라는게 업계의 판단이다.

이와 관련 대우건설은 “준공예정원가 추정 자료와 관련해 양측의 이견이 있었다”며 “기말 감사 이전까지 충분히 소명해 문제가 없도록 조치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대우건설은 15일 입장자료를 통해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2년 반동안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회계에 대한 특별감리를 받았고 올해부터 강화된 수주산업 회계투명성 강화 조치에 발맞춰 국내 어느 건설사보다도 투명한 회계처리를 해 왔다고 자부하고 있다”며 “안진이 최근 수주산업에 대한 회계기준 강화를 이유로 아주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법정관리나 상장폐지 기업에게나 해당되는 의견거절을 표명한 것에 대해 매우 당황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우건설 측에 따르면 안진이 의견거절을 한 사유는 안진의 요청자료 제공 미흡, 준공예정원가율의 사내절차 준수 미흡 등이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은 “감사인이 당사의 준공예정원가 추정을 위한 세부자료를 요청해 세부 근거자료를 제출했으나 회사가 제공한 자료에 대해 회계법인과 이견이 발생해 이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소명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근본적으로 이번 검토의견 거절은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등 수주산업에 대한 회계법인의 징계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 당사와 회계법인과의 회계 기준에 이견이 있었고 이로 인해 회계법인이 당사의 분기보고서에 대해 엄격한 잣대로 해결한 결과로 판단된다”며 “이번 검토의견 거절 조치에 대해 주주와 채권단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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