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신현지 기자] '나의 그녀들 (My girls)'을 주제로 한 박정원 작가의 금속공예전이 오는 30일 까지 갤러리 세인에서 열리고 있다. 금속공예가이며 조각가, 시인인 작가의 작품은 시어를 형상화한 예술성의 표현이다 또한, 유니크하고 멋스러운 장신구로써 많은 여성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음이 강조되고 있다.

11월 17일 수능의 한파가 옛말이 되어버린 햇살 좋은 가을날, 살구색의 햇살만큼이나 박정원 작가의 미소가 부드럽다. 하지만 작은 체구인 그녀의 눈매에서 금속의 차가움이 엿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녀 말대로 고독의 발로인가.

박정원 작가

금속공예 전시회에 “나의 그녀들”이란 주제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나의 그녀들이란, 이번 전시물인 나의 작품들을 말한다. 즉, 난 작품 하나하나에 내 나름의 여성성을 표현했다. 그것도 고독한, 지극히 외로운 여성의 표현이다. 그러니까 난 나의 고독한 내면의 세계를 금속작품으로 형상화하는 것에 주력했다고 해야 맞다. 또 여기에 전시회를 찾는 관람객들도 대부분 여성이다. 때문에 이번 전시회를 함께 하는 조영미 작가와 '나의 그녀들'로 주제를 선택하기로 한 것이다.

금속공예를 하게 된 특별한 계기는 무엇인가

난 어릴 적 국문과를 가고 싶어 했다. 그런데 우리 어머니의 반대가 심하셨다. 당시 어머니는 서울사대 출신의 인텔리셨는데 국문과는 배고픈 과라며 음악과를 강요하셨다. 물론 난 음악과엔 전혀 흥미가 없었다. 고2 때인가. 미대 출신인 과외선생이 참 멋있어 보였다. 결국, 난 어머니의 뜻을 거스르고 홍대 조형미술학과를 선택했다. 그것이 오늘날 금속공예가 박정원을 있게 한 것이다.

금속공예뿐만 아니라 시집을 출판한 시인으로 알고 있다. 전혀 생소한 두 장르가 작품 활동에 어떻게 아우르게 되는지 궁금하다.

시를 쓴 것은 아주 오래전의 일이다. 지금은 시를 쓰지 않고 있다. 하지만 난 여전히 시를 사랑하고 있고 내 공예작품 하나하나가 절제된 시어의 표현이다. 아니, 고독한 내 내면을 형상화하는데 두 장르는 더할 수 없는 콜라보레이션을 이룬다. 난 외로움을 많이 탄다. 사춘기적 난 외모 콤플렉스가 있었고 결혼생활도 순탄하지 못했던 탓인지도 모르겠다.

박정원의 공예 작품들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세계에 나름의 철학이 있다. 작품을 통해서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

특별히 철학 같은 것은 없다. 단 내 작품을 통해 내 존재를 확인하고 싶을 뿐이다. 그래서 난 늘 동적인 것을 추구한다. 틀에 갇힌 것은 싫다. 형식에 매이지 않는 것이 나의 철학이라면 철학이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는 무엇인가

내 나이 67세다. 그런데도 난 여전히 안경 없이 작품활동을 한다. 내 건강이 허락하는 한 내 작품을 찾아주는 관람객이 있는 한 난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고 싶다. 이것이 나의 계획이며 포부다. 아울러 현재 중국에서의 강의가 좀 더 발전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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