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LA서 바람 피해 6·13 재보선으로 국회 입성?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9일 제19대 대통령 개표 결과를 보기 위해 서울 여의도 당사에 들어서고 있다.(사진=최병춘 기자)

[뉴스포스트=설석용 기자]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내년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 송파을 지역에 등판한다는 뒷얘기가 솔솔 들리고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선거법위반 혐의로 재판 중인 최명길 국민의당 의원의 실형 가능성이 높은 상황으로 내년 6·13 재보선이 치러질 지역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홍 전 지사는 60일 동안 긴박하게 치러진 대선 일정에서 무너졌던 보수지지층을 결집시키며 2위를 기록해 자유한국당의 명분을 되살렸다. 정치적 명분은 쌓은 그는 이번 대선 출마로 경남도지사직을 사퇴한 터라 일단 정치 일선에서는 후퇴한 셈이다. 또 12일 미국 LA로 떠나 당분간 휴식기에 들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정치인들의 칩거는 복귀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벌써부터 대선 낙선자들의 거취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것이다. 게다가 공식적으로 정계 은퇴를 선언하거나 뜻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홍 전 지사의 복귀가 벌써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당 내부에서는 그의 국회 입성 시나리오가 이미 진행 중이었다는 얘기가 돌고 있었다.

 

◆ 감투 사라진 홍준표, 재보선에 당 대표까지?

홍 전 지사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지지율이 폭락했던 한국당 대선후보로 가장 선두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대 인원이 대선후보로 등록했던 한국당은 경선 직전 홍 전 지사를 등판시키며 대선후보로 선택했다.

당시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재판과정이었던 홍 전 지사의 등판에 따라 반대진영의 거센 질타가 예상됐지만, 홍 전 지사는 대선결과 2위를 기록하며 보수정당의 명분을 바로 잡았다.

그는 경남도지사 재직시절 진주의료원 폐업과 무상급식 폐지 등의 안건을 추진해 매스컴을 뜨겁게 달군 바 있지만 일명 '모래시계' 검사로 일찌감치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홍 전 지사가 대선후보로 등판하기 직전 친박계가 그를 지지하기로 결의했다는 내부 분위기도 감지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당 관계자는 대선 전 뉴스포스트와 대화에서 "친박 최경환 의원 쪽에서 홍준표 지사를 대선후보로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면서 "친박계가 홍으로 뭉친 분위기다"라고 전했다.

홍 전 지사가 검찰조사 이후 친박계를 양박(양아치 친박)이라고 일컬으며 날카롭게 각을 세웠지만 사실상 친박계는 그의 대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정치적 명분을 만들기 위해 홍 전 지사는 친박계와 선을 그었고, 당내 경선을 통해 대선후보로 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 이 관계자는 "한국당 송파을 당협위원장 자리를 비워 놓고 있다"면서 "홍 후보가 대선 이후에 당대표를 위해 송파을 재보선에 출마할 거라는 얘기가 돈다"고 밝혔다.

현재 송파을 지역구 의원인 최명길 국민의당 의원은 선거법위반으로 1심에서 900만원을 구형받은 상황으로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설명이다. 현행법상 현직 의원이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이 관계자는 "당 내부에서 홍준표 후보를 밀고 있어서 유일호 부총리가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고 한국당 내부 분위기도 전했다. 원래 송파을은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지역구 의원이었고, 유 부총리가 청와대로 가면서 최 의원이 꿰찬 곳이다.

당 밖에서도 홍 전 지사의 재보선 출마설에 대한 얘기는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한 국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 "홍준표 후보 송파을 재보선 출마설은 많이들 알고 있는 것 같다"며 "지금 LA가는 건 당연히 바람을 피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거물급 정치인들 보면 낙선이나 정계은퇴 이후에 칩거에 들어가거나 해외로 나가는 건 언론과 여론의 주목을 피하기 위해서다"라며 "그러다가 정당의 요구와 국민적 여론이 형성되면 명분삼아 돌아온다"고 정치인들의 칩거 이유를 설명했다.

대선 이후 다가오는 선거는 내년 6월 13일 재보선이다. 앞으로 약 1년 이후다. 한국당은 이번 대선을 통해 충분히 보수표를 결집시켰다. 안 전 후보와의 2위 경쟁에서 홍 전 지사가 승리하면서 보수세력의 지지를 모으는 데 일조했다.

한편, 홍 전 지사 측에서는 송파을 출마설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분위기다.

뉴스포스트는 대선 이후 홍 전 지사 측에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아는 게 없다", "아무 것도 모른다"는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또 홍 전 지사의 대선캠프에 소속됐던 핵심관계자는 "아직 송파을이 재보선 지역으로 된 건 아니지 않냐"면서 "이후에 여론이나 당 요구에 따라 후보가 결정할 문제다"라고 답했다. 이날 LA떠나는 홍 전 지사와 직접 연결을 시도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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