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권 동력 가를 첫 관문, 이낙연 '무난' 강경화 '격전' 예고

사진=뉴스포스트DB

위축된 野 청문회로 존재감 부각

靑 국정 동력 굳히기, 정면돌파 의지

이낙연 총리로 시작, 최대 접전지 강경화

[뉴스포스트=최병춘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시작으로 문재인 정부 내각의 본격적인 인사 검증이 시작된다.

야권과 첫 공방이 예상된 인사 청문회 결과에 따라 문재인 정부 초기 정국 동력의 강도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 집권 초기 크게 위축된 야권은 이번 청문회가 향후 국정 주도권 경쟁을 벌일 수 있는 교두보가 될 수 있는 만큼 잔뜩 벼르는 분위기다. 마찬가지로 새 정부도 이번 청문회가 앞으로 국정 운영 동력의 근간이 될 수 있는 만큼 철저히 대비해 돌파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특히 철저한 검증 의지를 드러낸 야권에 맞서 문재인 정부의 철저한 준비가 눈에 띈다.

 

이낙연, 철저한 준비...무난한 청문회 관측

 

첫 관문은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다. 이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는 오는 24~25일 열린다. 4선 국회의원에 도지사 경력을 갖춘 이 후보자는 오랜 경력과 정치권에서 두루 원만한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에서 무난한 인사청문회가 예상되고 있다.

주호영 바른정당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큰 하자가 없다면 총리 지명에 동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이 후보자 지명을 환영했던 만큼 청문회에서도 우호적인 태도가 예상된다.

이에 이번 청문회에서도 자질과 역량, 협치와 소통 등 정책 중심의 검증에 집중하려는 분위기다.

다만 자유한국당 등 야권 일각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송곳 검증을 예고하고 있어 충돌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김성원 대변인은 21일 논평을 통해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의 적격 여부에 대해 현미경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에게 제기한 의혹은 ▲아들 군(軍) 면제 ▲아들 증여세 탈루 ▲아들 차량 재산신고 누락 ▲부인 위장전입 ▲부인 소득 부당공제 ▲부인 그림 고가매각 ▲모친 아파트 2억4000만원 시세차익 ▲부친 상속재산 17년간 신고 누락 등의 의혹을 제기한 상태다.

우선 초기 의혹이 제기된 아들 병역 면제는 과거 입영 탄원서 제출한 사실로 맞받아 치면서 초기부터 논란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이에 대해 ‘탄원서 제출’이 정치적 행위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되면서 여진은 남아있다. 이어 제기되고 있는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하며 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다.

인사청문회에서 한국당의 공세가 거셀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까지는 낙마할 만한 큰 이슈가 제기되지 않는 한 무리없이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오는 29일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서훈 국정원장 후보자도 지금까지는 무난한 검증이 예상된다.

이어 유일호 경제부총리의 제청으로 인사청문요청안이 접수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지난 21일 지명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강경화 외교통상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뒤따라 열릴 예정이다.

 

왼쪽부터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파격’ 강경화, 치열한 격전 예고

 

그중 강 후보자의 청문회는 야권과의 최대 접전이 예상된다.

강 후보자는 非외무고시 출신의 첫 여성 외교부 수장이라는 점에서 ‘파격 인사’로 주목받고 있다. 동시에 이번 문재인 정부 첫 인사 논란의 중심에도 올랐다.

강 후보자의 장녀의 미국 국적과 위장전입이 확인되면서 청문회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 ‘병역면탈·부동산투기·세금탈루·위장전입·논문표절 등 5대 비리 관련자 고위공직 배제’를 약속했다. 자칫 강 후보자의 이력이 문 대통령이 인사기준에 어긋난 것 아니냐는 비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예상된 논란을 돌파하기 위해 강 후보자의 결점을 먼저 솔직하게 밝히는 방식을 택했다. 후보자들의 약점을 감췄다고 뒤늦게 해명하는 역대 정부와 차별화를 선언한 것이다.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은 지난 21일 강 후보자에 대해 “검증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사실을 확인했다”며 장녀의 미국 국적과 위장전입 사실을 공개했다.

조 수석에 따르면 장녀는 1984년 강 후보자가 미국 유학을 하던 중 태어나 미국과 한국 국적을 모두 가진 이중국적자다가 지난 2001년 국적법상의 국적선택 의무 규정에 따라 한국 국적을 버리고 미국 국적을 선택했다. 이와 관련해 강 후보자의 장녀는 어머니의 입각을 계기로 다시 한국 국적을 취득할 것을 약속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또 강 후보자에 대한 검증 과정에서 장녀가 1년 간 미국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한국으로 전학을 오면서 위장전입을 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에 조 수석은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강 후보자를 지명한 이유는 후보자의 외교 능력을 높이 평가해 현재 상황에서 가장 적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꼼꼼한 검증을 거쳤다는 점과 이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도덕성과 원칙적인 면에서 국민 동의를 얻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제기될 문제를 미리 공개하는 것이 우호적 여론조성에 유리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청와대가 청문회에 앞서 선제대응에 나선 셈이다.

야권의 대응도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때보다 공세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성원 대변인은 “문 대통령 스스로 정한 인사 원칙마저 지키지 못하는 인선이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청문회 과정에서의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다.

바른정당 조영희 원내대변인도 마찬가지로 “자녀 위장전입문제와 이중국적 문제를 비롯한 자격문제는 청문회를 통해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별렀다.

이낙연 후보자에게 환영의 박수를 보냈던 국민의당도 강 후보자에게는 철저한 검증 태세를 보였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22일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의 딸 위장전입 문제에 대해 “강 후보자까지 여성들을 적극 기용하려는 것에 대해 기본적으로 환영하는 입장”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스스로 했던 ‘5대 비리 관계자 원천 배제’ 약속을 저버려 유감”이라며 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강 후보자에 대해 "청문회에 적극 협조하되 도덕성, 자질 검증은 충분히 철저히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김동연, 박? 노? 엇갈린 성향 쟁점

 

한편, 새 정부 첫 경제부총리로 내정된 김동연 후보자도 청문회 준비에 돌입했다. 김 후보자는 기재부에서 예산실장, 2차관을 지낸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비교적 ‘안정’에 방점을 찍은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김 후보자가 참여정부와 박근혜 정부에 모두 관여한 바 있다는 점에서 야권의 입장 차이에 따른 정책 공세가 예상된다.

자유한국당 측은 김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이라며 날을 세웠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김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 당시 ‘국가비전 2030’을 작성했던 것으로 알려진다”며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노무현 정부의 경제 실패를 고스란히 재현해 서민의 삶이 더 팍팍해 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참여정부의 정책 계승으로 규정하며 날을 세웠다.

반면 국민의당 측은 김 후보자가 “박근혜 정부의 인사”라며 강력하게 우려를 표명했다.

김철근 국민의당 대변인은 같은날 논평을 통해 “김 내정자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경제수석실 경제금융비서관, 기재부차관, 국무조정실장의 요직을 두루 거치며 경제정책에 깊숙이 관여해 왔다”며 “오늘 발표된 인사들은 대부분 무난한 것으로 평가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일부 인사들은 인사청문회에서 엄격한 검증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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