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안철수계 의원 12명 반대 성명, 동교동계 탈당 불사

[뉴스포스트=김경배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 공동대표가 3일 8·27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 전 대표의 당 대표 출마 선언은 ‘문준용씨 취업 특혜 의혹 제보 조작’ 사태와 관련해 지난달 12일 대국민사과를 한 지 22일 만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소속 의원 12명이 반대 성명을 내고 동교동계(김대중 전 대통령 측근 그룹) 인사들은 안 전 대표가 출마할 경우 탈당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는 등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둘러싸고 당이 격랑에 휩싸일 전망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8·27전당대회 당대표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27일 치러지는 국민의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눈길이 예전 같지 않다"며 “결코 제가 살고자 함이 아니라 당을 살려야 하는 절박함 때문”이라고 출마의 변을 이야기했다. 그는 또 “다당제의 축은 국민의당이 살아야 유지된다. 국민의 당이 다시 일어서야 한다”면서 "이 소중한 가치를 위해 제 모든 것을 던지겠다. 그 길이 국민을 위한 길이라는 믿음으로 가겠다"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또 "조국을 구하지 못하면 살아서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넌 안중근 의사의 심정으로 가겠다"며 "당을 살리고 대한민국 정치를 살리는 길로 전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안 전 대표가 당내 부정적인 여론에도 출마를 강행하자 의원 12명은 연판장을 돌려 반대 성명을 냈다. 이들은 성명에서 “이번 전당대회에서 우리는 대선 패배와 증거조작 사건으로부터 자유로운 지도부를 세워야 한다”며 “안 전 대표의 출마는 정당정치에서 책임의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안 전 대표가 국민 앞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반성과 자숙의 시간을 보내겠다고 고개를 숙인 것이 불과 보름 전이었다. 성급하고 초조한 마음에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숱한 정치인들의 전철을 안 전 대표가 밟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출마 재고를 촉구했다.
성명에는 조배숙 의원을 비롯해 주승용·이찬열·박준영·유성엽·장병완·황주홍·이상돈·김종회·박주현·장정숙·정인화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또 동교동계 인사들은 안 전 대표가 출마할 경우 탈당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으며 안 전 대표 측근 그룹의 초선 의원들 일부도 그에게 불출마를 권유한 바 있어 안 전 대표의 당권도전을 둘러싼 당내 내홍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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