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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노조탄압·부당해고"...요양병원 치료사들이 거리로 나온 이유
[인터뷰] "노조탄압·부당해고"...요양병원 치료사들이 거리로 나온 이유
  • 이별님 기자
  • 승인 2018.08.26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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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이 계약만료로 해고..."조합원이라서?"
노조탄압과 고강도 업무...사측, '묵묵부답'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서울 금천구의 요양병원에서 수년간 지속적인 노조 탄압이 자행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특히 작업치료사로 일하고 있던 조합원이 부당해고 당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22 서울 금천구 A요양병원 앞에서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A요양병원지부가 조합원 해고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이별님 기자)
지난 22 서울 금천구 A요양병원 앞에서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A요양병원지부가 조합원 해고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이별님 기자)

지난 22일 오후 12시 30분께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A요양병원지부 측은 이날 해당 요양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는 A요양병원지부 지부장 B씨와 해고 조합원인 작업치료사 C씨 등 노조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해고를 당한 C씨 외에 기자회견에 참석한 조합원들은 해당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작업치료사들이다. 대부분 2030세대 젊은 여성들인 이들은 A요양병원에서 일어난 노조탄압과 해고의 부당성을 시민들에게 호소하기 위해 점심시간도 반납하고 거리에 나와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A요양병원지부 측에 따르면 작업치료사 C씨는 이달 13일 사측으로부터 해고를 당했다. 또 C씨 외에 다른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은 인격 모독성 발언을 듣거나, 인사고과에서 불이익을 받는 등 지속적인 노동탄압을 당해왔다.

C씨 이날 회견에서 해고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근무하는 동안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고 자부했지만, 제가 인사고과에서 ‘지휘통제가 되지 않아 중간관리자가 같이 일을 못 하겠다고 말했다’는 평을 받았다. 그런데 그 중간관리자는 저와 같이 일한 사람도 아니다"라며 "제가 민주노총에 속했기 때문에 이런 평가를 들은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규직으로 들어왔지만, 현재 2년 계약직이라며 해고된 지금이 너무 부당하다"면서도 "하지만 함께 해주는 동료들과 응원해주시는 환자분들 때문에 이곳에서 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금천구의 한 도로변에 위치한 A요양병원. 이곳은 기계가 아닌 전문 작업치료사들이 직접 손으로 재활 치료하는 것으로 명성이 높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작업치료사들은 요양병원 측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다고 주장한다. 특히 이들은 2015년 노조를 결성한 이후부터 사측에 탄압을 받았다고 말한다.

오늘날 A요양병원 명성의 주역인 작업치료사들. 그런데도 이들이 점심시간도 마다하고 거리에 나올 수밖에 없었던 사연은 무엇이었을까. 사측이 이들에게 어떤 대우를 했는지 정확하게 알기 위해 본지는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A요양병원지부 지부장 B씨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22 서울 금천구 A요양병원 앞에서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A요양병원지부 조합원들이 해고 반대 피켓을 들었다. (사진=이별님 기자)
지난 22 서울 금천구 A요양병원 앞에서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A요양병원지부 조합원들이 해고 반대 피켓을 들었다. (사진=이별님 기자)

"정규직으로 들어왔는데 계약만료라니"
B씨에 따르면 현재 노조 측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조합원 C씨의 해고였다. 임상 9년 차의 숙련된 작업치료사인 C씨는 해당 요양병원의 정규직 채용 공고를 보고 2016년 8월 입사했다. 하지만 이듬해 8월 노조 측이 C씨의 가입 사실을 공개하면서 병원 측이 조합 가입 사실을 알게 됐고,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한 달 뒤인 9월 병원 측이 C씨를 불러 근로계약서에 '기간제' 문구를 일방적으로 삽입해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B씨는 "계약서에 '근로계약 만료 전 당사자 간 계약 연장 등에 대한 합의가 없는 한 근로계약 기간 만료와 동시에 근로관계는 자동종료된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며 "당시 C씨는 기간제 관련 문구가 들어간 사실을 몰랐던 상황"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계약 형식만 1년에 한 번씩 연봉계약을 작성하는 관행이 수년간 지속됐다"며 "연봉이 바뀌는 것으로 알고 썼기 때문에 (계약직 문구 관련) 설명을 듣지 못했고, 추가된 걸 확인하지 못했었다"고 설명했다.

병원 측은 올해 들어서부터 전 직원에게 새 근로계약서를 요구했다. '2년 이하의 근로 기간 동안에는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아니하며, 별다른 합의가 없는 한 계약 기간 만료로 근로관계는 종료된다'는 등 노동자에게 불리한 조항이 담긴 계약서였다고 B씨가 전했다. 계약 기간 갱신은 부서장의 인사고과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측은 불리한 계약서 사인을 거부했다. 그러자 병원 측은 '계약만료로 간주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B씨는 "(병원 측이) 계약서 사인 여부를 '민주노총 골라내기'로 사용했다"며 "(사인 하지 않은) 비조합원은 협의 절차를 밟아 고용을 지속했으나 C씨는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이달 13일 해고했다"고 말했다. 정규직으로 입사했던 C씨가 갑자기 기간제 직원이 되고, 계약만료란 명분으로 해고까지 당한 것이다.

병원 측은 C씨를 '지휘 통제가 어렵다', '환자들의 컴플레인이 많다' 등의 이유로 해고했다. 하지만 B씨는 "병원 측이 해고 이유로 쓰였다는 인사고과표는 사유가 불분명하고 공개조차 하지 않았다"며 "노조파괴 공작을 한 사측 직원이 고과표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이 해고되면서 환자는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정규직을 해고한 병원은 (인력 보충을 위해) 아르바이트 공고를 올려 구인을 했다"고 폭로했다.

지난 22 서울 금천구 A요양병원 앞에서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A요양병원지부가 조합원 해고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이별님 기자)
지난 22 서울 금천구 A요양병원 앞에서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A요양병원지부가 조합원 해고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이별님 기자)

지속적인 노조탄압과 열악한 노동환경
B씨는 병원 측의 노조탄압이 C씨 해고 건뿐만이 아니라고 전했다. 그는 "2015년 노조설립 해부터 병원은 지도부에 9천만 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걸었다. 형사 고소는 물론 조합원 자택으로 협박성 경고장을 보내기도 했다"며 "또 노조 인원 절반을 차지하는 영양부를 외주화했다. 이 때문에 노조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이후 취하됐지만, 노조 측은 인원이 축소되는 등 적지 않은 내상을 입었다.

병원 측의 노조탄압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B씨는 "지난해 노무사와 노조를 탄압하는 중간관리자를 고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민주노총 조합원에게는 각종 징계와 경위서를 남발했다고 B씨는 말했다. 실제로 B씨의 경우 응대 중에 이름을 말하지 않았다며 경위서를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았고, '지부장은 원장과 동급이다'라는 말을 했다가 "하극상 발언"이라며 징계위원회에 회부되기도 했다.

B씨는 병원 측이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 임금적 불이익을 줬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병원 측은 민주노총 조합원의 토요일 시간 외 수당을 두고 "포괄임금제라 지급할 필요가 없었는데 지급했다"며 조합원 동의 없이 수당을 임금에서 공제하기도 했다. 심지어 조합원들은 중간관리자에게 인격모독성 발언을 일상적으로 들었다고 B씨는 증언했다.

B씨와 같은 작업치료사들의 노동환경 역시 열악했다. B씨는 "현재 치료사들은 지하 1층 치료실에서 햇빛도 보지 못하며 일하고 있다"며 "지하 주차장이었던 장소를 개조해 치료실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료사들은 적게는 50kg에서 많으면 70kg 이상의 환자들의 몸을 들거나 팔다리를 움직이는 고강도 육체노동을 한다. 치료사 한 명당 하루 평균 12~14명의 환자들을 치료한다. 하지만 고강도 육체노동임에도 치료사들은 마땅한 휴게 공간 없이 일하고 있다는 게 B씨의 설명이다.

B씨는 "14명을 치료하는 것이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다. 모두 치료하고 나면 청소할 힘이 없을 정도다"라고 말했다. 이어 "몇 년만 일해도 치료사들은 손목과 어깨, 허리에 질병이 생겨 다른 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다닌다"고 덧붙였다. 환자를 치료하는 작업치료사들이 고강도 업무로 도리어 환자가 된다는 것이다.

한편 병원 측은 노조 측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B씨는 "병원 측은 C씨의 해고를 '계약만료'라고 주장하고,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이에 본지는 24일 병원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담당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별님 기자 leestarnim@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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