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3사, 영업이익률 두 자리수 폭락
이태원發 확산 분위기에 2분기 실적도 ‘안갯속’

[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은 유통 대기업도 피해가지 못했다. 롯데쇼핑‧신세계그룹‧현대백화점그룹 등이 올해 1분기 ‘어닝쇼크’ 수준의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은 것.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해외 여행객 감소로 백화점과 면세점이 큰 타격을 입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전경(사진=현대백화점그룹 제공)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전경(사진=현대백화점그룹 제공)

백화점 영업이익 급감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현대‧신세계 등 유통 빅3의 1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롯데쇼핑은 1분기 매출액 4조767억 원, 영업이익 5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3%, 74.6% 감소했다. 433억 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80.2%, 13.7% 줄어든 4496억 원, 149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조1986억 원, 33억 원으로 각각 21.1%, 97% 감소했다.

특히 3사 백화점의 매출과 영업이익 급감이 각 사 전체 매출에 큰 영향을 줬다. 확진자 방문으로 임시 휴점에 들어간 매장이 늘어났고, 소비 심리 위축으로 고객 발길이 줄어든 탓이다.

롯데백화점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21.5%, 82.1% 감소한 6063억 원, 285억 원을 기록했다. 고 마진 패션 상품군을 중심으로 매출이 부진해 이익이 크게 줄었고 해외의 경우 코로나19 여파 및 4월 중국 션양점 영업 종료 영향으로 매출 타격을 입었다.

신세계백화점 1분기 매출액은 21.5% 감소한 6063억 원, 영업이익은 82.1% 감소한 285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1540억 원이 사라졌다. 명품‧가전 매출은 증가한 반면 남성‧식품‧아동‧잡화‧여성패션 등 대부분의 매출이 역신장하며 실적이 부진했다.

현대백화점도 상황은 비슷하다.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7% 감소한 3926억 원, 영업이익은 65.3% 감소한 342억 원을 기록했다.

면세점 타격 커…할인점‧온라인은 반사이익

특히 면세점을 운영한 신세계는 해외 여행 감소에 따른 매출 직격탄을 맞았다. 신세계면세점 매출은 4889억 원으로 30.5% 줄었고 32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450억 원 감소했다. 공항점 매출은 40% 줄었고 시내점 매출도 21%나 감소했다.

반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 2월 동대문점 출점하며 전년 동기 대비 14.4% 증가한 8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42억 원 감소한 194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초기 투자 비용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 공항 미입점으로 적자 폭이 개선됐다.

반면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경우 코로나 사태에서 비교적 선방했다.

롯데마트는 1분기 매출 1조6023억 원, 영업이익 218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6%, 12.5% 증가했다. 국내 매출은 6.5% 줄었지만 판관비 감소로 영업이익은 10.6% 증가했다. 해외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5%, 14.2% 늘었다. 롯데슈퍼의 경우 1분기 매출 4913억 원, 영업손실 63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6% 늘었고 적자 폭은 112억 원 줄어들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근거리 쇼핑 채널 선호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매출이 늘었다.

이마트는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84억 원을 기록했고, 매출은 5조210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특히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와 온라인 사업인 SSG닷컴이 코로나19 반사이익을 얻으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트레이더스는 전년동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21.8%, 22.4% 증가했다. SSG닷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한 9170억 원, 영업손실은 197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165억 원 줄어들었다.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사진=롯데쇼핑 제공)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사진=롯데쇼핑 제공)

유통 3사, 2분기 실적도 ‘안갯속’

1분기 어닝쇼크 실적에 이어 2분기도 중반을 넘어서고 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달 초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에 소비심리가 다시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이미 확진자들이 다녀간 점포들은 다시 임시 휴업에 들어가고 있다. 이에 증권업계는 유통 3사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하며 안갯속 전망을 내놨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의 경우 2분기까지 부진한 실적 모멘텀이 지속될 것이고, 하반기에 점진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라며 “백화점과 면세점 매출액은 코로나19 영향이 집중적으로 작용된 2월부터 4월까지 급감했지만 5월부터 백화점은 반등했고 면세점은 회복 개연성이 매우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은 2분기도 코로나19 영향에 따라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지만 백화점 회복이 점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다만 이태원 클럽 관련 추가 확산에 대해서 예의주시가 필요하며 동남아의 경우 2분기부터 본격적인 코로나19 영향을 받고 있어 해외사업도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는 상반기까지 부진한 영업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그 이유로 면세점 방문객수가 감소한 점, 백화점 방문객수 회복이 더딘 점, 2분기 종부세 및 고정비 부담, 면세점 부진으로 인한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자회사 실적 성장 제한 등을 꼽는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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