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최근 북한이 개성에 위치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등 판문점 선언과 9·19 군사협정을 무력화하는 도발에 문재인 대통령은 강한 실망감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17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등 외교안보 원로들을 만나 오찬을 함께하며 이같이 언급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전직 통일부 장관 및 원로들과 오찬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전직 통일부 장관 및 원로들과 오찬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이날 오찬에는 문 특보와 고유환 통일연구원장, 임동원·박재규·정세현·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박지원 전 의원 등도 함께했다.

박 전 의원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은 현 상황을 둘러싼 남북미 3국의 관계에 대해 소상히 파악하고 있고, 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많이 노력했지만 악화되는 상황에 안타까운 심정을 보였다”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건에 대해서는 ”국민이 큰 충격을 받고 실망하실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북한이 접경지역과 NLL (북방한계선) 등에서 군사충돌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섭섭함과 유감을 표시했다고 박 전 의원은 YTN 방송 ‘변상욱의 뉴스가 있는 저녁’에서 전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인내하며 북미와 대화로 난국을 극복해야 한다”는 의지를 피력했다고 알려졌다. 박 전 의원은 “대통령님은 현 상황을 소상히 파악하고 계시며, 인내하며 북미와 대화로 난국을 극복해야 한다는 의지를 각 참석자들의 의견개진 때마다 피력하셨다”고 설명했다.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남북관계에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급히 미국으로 향했다. 이 본부장은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그는 방문 목적 등을 묻는 말에 “지금 말하면 안 된다”며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본부장의 방미 목적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북한의 적대적 행위에 대한 미 당국자와의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은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대남 적대정책을 이어갈 것을 고수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이 북한의 적대적 행위에 대한 비판 성명을 내자 김선경 북한 외무성 유럽담당 부상은 18일 이를 비난하는 담화를 발표했다. 김 부상은 “우리 인민의 정신적 핵을 건드린데 대한 분노가 어느 정도인지 알기나 하고 함부로 말을 내뱉는가”라며 “EU가 이 마당에서 한 마디 하고 싶다면 우리 인민이 가장 신성시하는 최고존엄을 감히 모독하며 전체 인민을 우롱한 인간쓰레기들을 엄정 처벌하라고 남조선 당국을 되게 신칙(타일러 경계하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용기가 17일 오전 북한 상공에서 포착되며 북한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공개가 임박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항공추적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더24’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기와 같은 기종의 고려항공기(An-148) 한 대가 평양 방면에서 출발해 함경남도 요덕군 방면을 비행했다고 밝혔는데, An-148의 비행경로가 함경남도 방향인 것을 볼 때 김 위원장이 신포로 향했다는 주장이다.

신포에 위치한 조선소에는 SLBM 3발을 탑재할 수 있는 신형잠수함이 건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신포에서는 수차례 미사일 사출 시험이 진행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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