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국내 5대 제약사 실적이 발표됐다. 타 산업과 비교해 코로나19 영향을 덜 받은 탓에 대체적으로 선방한 분위기다. 다만 일부 제약사는 해외 법인이 코로나19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아 실적이 하락하기도 했고, 타 제약사와의 소송비용 등 개별 이슈로 실적이 악화되기도 했다.

국내 5대 제약사 (사진=뉴스포스트DB)
국내 5대 제약사 (사진=뉴스포스트DB)

 


유한양행, 영업이익 100배 증가…기술료 유입 선방


국내 제약업계에서 가장 깜짝 놀랄만한 실적을 기록한 곳은 유한양행이다. 올해 2분기(4~6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무려 100배 가까이 올랐기 때문이다.

유한양행은 2분기 매출(별도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14.9% 오른 4086억 원, 영업이익은 무려 8993.2% 증가한 404억 원, 순이익은 407.8% 오른 241억 원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분기 영업이익이 400억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년 동기 4억4,400만원보다 약 100배 증가했다.

이번 실적을 합산한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2.1% 증가한 7,119억 원, 영업이익은 265.4% 오른 485억 원, 순이익은 256.4% 증가한 1494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호실적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 등의 기술료 유입에 따른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 4월 얀센으로부터 받은 기술료 3500만 달러(약 432억 원) 중 300억 원이 2분기에 일시반영 됐다.

유한양행의 기술료 유입은 앞으로도 여러 차례 기대되는 상황이다. 레이저티닙은 하반기 3상 진입이 예상되고, 베링커인겔하임에 기술수출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도 3분기 임상 1상 진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GS녹십자, 국내외 백신 집중되는 하반기 호실적 이어질 것


GC녹십자는 개별 실적이 일시적으로 축소된 모양새를 보였다. GC녹십자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3,600억 원, 영업이익은 22% 줄어든 156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세전이익과 분기순손익은 각각 211억 원, 136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회사 측은 내수 매출은 백신 사업과 소비자헬스케어 부문이 호조세 보이며 증가했지만, 선적 일정 변동이 있는 해외사업의 경우 2분기 실적 수치가 예상보다 작게 반영된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남반구 국가로 수출하는 독감백신 해외 실적은 예년과 달리 1분기와 2분기에 나눠 반영됐다.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수두백신 수출은 선적 일정 조정으로 3분기에 실적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잠정 실적치를 공개한 연결 종속회사들은 호실적을 냈다. GC녹십자엠에스는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이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28억 원의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크게 개선된 실적을 내놨다. GC녹십자랩셀도 검체검진과 바이오 물류 등 전 사업부문에서 고른 성장세를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GC녹십자웰빙의 경우 분기 매출 변동 폭이 전년 동기 대비 거의 없었지만, 1분기보다는 실적이 증가했다.

GC녹십자는 “연결 기준 분기 수익성 지표를 보면 매출총이익률은 전년 동기보다 1.2% 포인트 개선됐지만, 영업이익률이 다소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며 “소비자헬스케어 부문 중심으로 마케팅 성격의 비용이 늘면서 판관비율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2분기 전체 판관비율이 직전분기보다는 2.3% 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약품, 코로나19 영향으로 역성장…R&D 투자액 늘려


한미약품은 코로나19 영향에 직접 노출된 북경한미약품의 실적부진으로 전체적인 연결기준과 영업이익이 각각 10%, 54% 역성장했다.

한미약품은 2분기 연결회계 기준으로 2,434억 원의 매출과 106억 원의 영업이익, 58억 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R&D에는 전년보다 12.9% 늘린 483억 원(매출대비 19.8%)을 투자했다.

한미약품의 개별 기준 실적은 2156억 원의 매출과 전년대비 7% 성장한 188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실제 한미약품 주력 제품인 아모잘탄패밀리(289억 원), 팔팔/츄(113억 원), 에소메졸(99억원) 등 자체 개발 주요 품목들의 성장이 두드러졌으며, 특히 이상지질혈증 치료 복합신약 ‘로수젯’은 전년 동기대비 21.6% 성장한 241억 원의 처방 매출을 기록했다.

북경한미약품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중국 시장상황 악화로 올해 2분기에 전년대비 52% 역성장한 매출 271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적자 전환했다. 다만 변비약 ‘리똥’과 성인용 정장제 ‘매창안’은 직전 분기 대비 44.6%, 13.7% 성장했다.

 


종근당, 만성질환 치료제로 코로나19 여파에도 ‘성장세’


종근당은 2분기 별도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7.6% 증가한 3132억 원, 영업이익은 90.9% 증가한 363억 원, 순이익은 100.1% 늘어난 253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21.2% 증가한 6060억 원, 영업이익은 74.7% 증가한 624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85.4% 증가한 43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호실적은 고지혈증 치료제 ‘아토젯’, 관절염 치료제 ‘이모튼’, 고혈압 치료제 ‘텔미누보’ 등 처방매출이 증가한 덕분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들 제품은 만성질환분야에 처방되는 치료제라는 점에서 코로나19 여파에도 매출 타격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외에 비대면 마케팅으로 판매관리비가 감소한 부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종근당은 올해 하반기 연구개발 부문 성과도 나올 전망이다. 3분기 중에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CKD-506'의 유럽 2a상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고, 대장암 치료물질 ‘CKD-516'과 아스트라제네카 항암제 ’임핀지‘와의 병용 임상도 진행할 계획이다.

 


대웅제약, 소송비용·해외수출 감소로 실적 하락


대웅제약은 타 제약사와 소송 등 개별 이슈를 이유로 실적이 좋지 않았다. 올해 2분기 별도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2% 줄어든 2260억 원, 영업 손실은 47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연구개발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22.1% 늘어난 296억 원으로 매출액 대비 13.1%를 기록했다.

라니티딘 성분 알비스 잠정 판매중지 조치, 혁신신약 개발 가속화를 위한 R&D 투자비용 증가와 비경상적 비용인 나보타 소송비용,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나보타 해외 수출 감소가 손익에 영향을 줬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전문의약품(ETC) 부문은 알비스 잠정판매 중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1,794억 원을 기록했다. 다이아벡스가 전년 동기대비 33.4% 증가하는 등 기존 주력 제품인 올메텍, 가스모틴 등이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 포시가, 릭시아나 등 주요 도입품목들 또한 매출 상승에 기여했다.

일반의약품(OTC)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296억 원을 달성했다. 특히 주력제품인 임팩타민이 분기 매출 기준 100억 원을 기록하며 일반의약품 부분의 꾸준한 성장세를 이끌었다.

대웅제약은 “코로나19의 전세계적인 확산과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 잠정 판매중지 조치 등으로 인한 어려운 사업환경 속에서도 ETC와 OTC부문이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갔다”며 “상반기 손익에 큰 악영향을 준 나보타 소송비용은 하반기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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